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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act Feb 27. 2017

음식보다 그릇이 더 중요한가

그릇만 보는 사람들에게



최근에 SNS에 사진을 올리는 것에 재미를 붙였다.

SNS를 하다보니 음식의 맛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음식이 얼마나 맛있게 보이느냐였다.

그러다 하나의 진리를 알게 되었는데,

그릇이 예쁘면 어떤 음식이든 사진이예쁘게 찍힌다는 것이었다. 그 때부터 다른 사람들의 사진을 보면 어떤 그릇을 사용했는지부터 확인하게 되었다.

음식을 먹을 때마다 어떤 그릇에 어떻게 담아야

예쁘게 나올지 고민하며 사진을 찍었다.


어느새 음식의 맛보다는

 그 음식이 어떤 그릇에 담겼는지,

남들의 눈에 예뻐보이는지가 더 중요하게 되었다.




SNS에서 화제가 되는 것은 모두 그릇에 관련된 것들이다. 이 사람은 어떤 집에 사는지, 어떤 차를 타는지,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생활을 하는지에 사람들은 관심을 가진다. 그 그릇에 무엇이 담겼는지는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그 사람이 어떤 그릇을 가졌는지, 어떻게 보이는 지가 더 중요해진 것이다.

일러스트 JUNO, 출처 http://www.grafolio.com/xmenjuno

태어날 때부터 예쁜 그릇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예쁜 그릇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멋진 내용물이 담긴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세상은 담긴 것에 집중하지 않는다.

단지 그릇에 집중한다. 그릇이 비루하면

그 안에 담긴 음식을 쳐다보지 않는다.


그래서 투박한 그릇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에게 값비싸고 귀한 것이 담겨 있지만

그것을 담은 그릇이 투박하다고

스스로를 무가치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사진들이 SNS의 네모난 화면 밖으로 나오게 된다면? 눈 앞에 멋진 그릇과 초라한 그릇에 담긴 음식이 있다면 어떨까?

그릇과 상관없이

맛있는 음식이 금세 동이 날 것이다.




결국 진짜는 중요한 순간에 빛이 나게 되어있다. 남들 눈에 어떻게 보이는지, 남들이 나를 어떤 그릇으로 평가하는지에 신경쓰다가, 내가 가진 멋진 것들을 다 버려버리는 실수를 저지르지 말자.

내가 가진 것은 내 생각보다 더 가치있다.

내가 담은 귀하고 값진 것을 바라보자.


그릇이 별로라고 투덜대지 말고,

그릇을 치장하느라 시간을 버리지 말고,

나를 찾아줄 손님에게 대접할 맛있는 음식을 준비하는데 집중하자. 결국 그 음식을 다시 찾게 하는 데에는 그릇보다 음식 맛이 더 중요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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