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브런치를 처음 썼을 때 올해는 꼭 100개의 글을 써야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어느덧 3년이 지나 아직도 100개의 글은 채우지 못했고 아직도 82개에 머물러 있다. 지금 이 글을 쓴다면 83개가 되겠지. 꾸준히 글을 쓰겠다고 다짐하지만, 글을 쓴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듯이, 친구들과 가볍게 통화하듯이, 부담 없는 마음으로 글을 쓰려 하지만 좀처럼 그렇게 되지 않는다. 정신을 가볍게 하고 주변을 고요히 만들어야 할 것만 같다. 마치 글을 쓰기 전 어떤 의식을 치러야만 하는 것처럼.
머릿속에 온갖 생각이 가득한 날에는 책상 앞에 앉는 일조차 매우 버겁다. 큰 노력을 하고 있지 않기에 삶은 느긋하게 흘러가는 듯하나 마음속은 항상 분주하다. 생각만큼 되지 않는 현실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가득하다. 그렇다고 마냥 욕심을 줄이기엔 내 나이가 너무 젊다. 행복은 욕망을 만족으로 나눈 것이라고 하지만, 욕망을 줄이고 만족을 높이기엔 청춘이 아쉽다. 무언가를 성취한 사람들의 특징은 모든 것을 쏟아부을 정도로 인생을 갈아 넣은 시기가 있다는 것이다. 그것을 알면서도 갈아 넣을 자신이 없다. 욕심은 있는데 욕심만큼 하지 않는다. 그래서 모든 것을 조금씩만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열정적이지 않고 느긋하게 어쩌다가 한 번씩 하는 지금의 글쓰기처럼 말이다.
알면서도 하지 않는 것은 얼마나 바보 같은 일인가. 그렇다고 욕심을 줄이지도 않을 것이면서. 욕심과 현실과의 괴리가 자신을 불행히 만들면서도 쉽게 어느 쪽을 택하지도 못한다. 꼭 무언가를 이루어야 하고 어떻게 살아야만 한다는 인생의 절대 명제 같은 것은 없다. 그 말을 위안으로 지금처럼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글을 쓰는 일은 마음에 무언가를 덜어내는 일 같기도 하다. 그냥 지금처럼 쓰고만 있어도 마음이 약간 시원해지는 것을 느낀다. 기승전결 같이 글이 딱 맞으면 좋으련만. 지금 이 글에는 마땅한 결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