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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ig Crown Nov 21. 2016

디자이너의 네덜란드 많이 보기 #1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국립 미술관 / 시립 미술관

디자이너는 많이 봐야 한다. 이 말 한마디만 생각하며 돌아다녔다. 정작 네덜란드 풍차는 보지 못했으나 많은 미술관과 더치 디자인 위크를 볼 수 있었으니 만족한다. 이번 네덜란드 시리즈의 시작은 암스테르담 국립 미술관과 시립 미술관이다. 건축 자체가 주는 느낌도 워낙 좋았고, 미술관이 관람객에게 제공하는 콘텐츠도 좋았던 미술관이다. 이번 네덜란드 여행도 많은 분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기를. 




<목차>

1. 암스테르담 국립 미술관

2. 암스테르담 시립 미술관

3. 하루를 마치며




1. 암스테르담 국립 미술관(Rijksmuseum)

학생 할인은 없이 입장료 17.50유로. 램브란트의 작품부터 일본 불교 미술까지 폭넓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고, 전시를 쉽고 즐겁게 볼 수 있도록 한 세세한 배려들이 입장료 값을 하는 미술관이다. 아이와 함께하기 좋은 미술관이며, 소요 시간은 최소 3시간 이상.


#예습이 필요한 미술관(feat. 렘브란트)

국립 미술관의 메인은 렘브란트다. 아쉽게도 그의 작품은 내 취향은 아니었다. 정확히는 종교화 특유의 딱딱한 구도와 무거운 색채가 힘들었다. 그럼에도 명작을 무표정하게 보는 것은 실례이자 공부의 부족일 것이리라. 작품 하나하나를 세세하게 감상할 수 있는 A3 사이즈의 책자를 제공하지만, 예습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아이들이 웃고 즐길 수 있는 미술관

렘브란트보다 위의 사진이 더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작품 앞에 둘러앉아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아이들의 모습이다. 이런 소규모 그룹이 한 둘이 아니다. 아이들을 배려하고 생각하는 미술관의 마음이 돋보였던 투어 프로그램이다. 또한, 작품을 보고 따라 그릴 수 있는 스케치북을 무료로 나누어 주고, 어린이들을 위한 공작 교실도 진행한다. 미술관은 종일 웃음이 넘친다. :)


#국립미술관 속 바로 이 조명

페이스북에서 이 조명을 보고 몇 번이나 감탄을 했는지 모른다. 국내에는 해파리 조명으로 소개된 적이 있는 스튜디오 DRIFT의 'SHYLIGHT'다. 이 조명이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에 있을 줄이야. 디자인이 전공인지라 국립미술관에서 제일 좋았던 작품은 이 친구다. 실물을 본다는 건 이런 거구나 생각.


#미술관 짧은 평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부터 일반 관람객들에게 제공하는 세세한 안내 책자까지 미술관이 제공하는 콘텐츠를 보며, 미술관이 관람객에게 얼마나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꽤나 비싼 입장료가 이해되는 부분. 


한국의 관광지를 떠올리라면, 국립 미술관이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여타 미술관도 마찬가지. 우리 안의 장벽 때문은 아닐까? 한국도 위의 프로그램들을 도입해 일반 관람객이 쉽고 편히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면, 그 장벽이 조금은 낮아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전부 보겠다는 욕심보다는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관람하면 지치지 않고, 깊게 볼 수 있는 미술관이다.




2. 암스테르담 시립 미술관(Stedelijk Museum)

건물의 공간감이 좋다. 입장료는 학생 9유로. 디자인, 현대 미술 등 전시와 특별 전시로 구성되는데, 이번 특별 전시의 작가는 키네틱 아트의 거장 장 팅겔리(Jean Tinguely)다. 상설 전시가 참 매력적이다.


Peinture à haute tension

#현대 미술 그리고 디자인

편집 디자인과 현대 미술이 참 좋았다. 편집 디자인의 경우, 관람객과 시각적 밀당을 잘한다고 표현하고 싶다. 독일 바우하우스 아카이브에서 본 정석적 조형 원리를 보는 듯한 탄탄한 느낌이 안정감을 주다가 갑자기 훅하고 들어오는 한 발이 있다. 굉장히 세련된 디자인.


현대 미술에선 Martial Raysse의 'Peinture à haute tension'이란 작품이 가장 좋았다. 입술의 오렌지빛은 옆의 많은 실험적 팝아트 중에서 이 작품을 단연 돋보이게 한다. 근래에 유행한 네온사인 인테리어를 떠올리게 하지만, 그것보다 한층 고급스럽다. 놀랐던 점은 이 작품이 1936년에 만들어졌다는 사실. 꽤 오랜 시간 이 작품 앞에 서있었다.


#장 팅겔리의 키네틱 아트

I never managed to finish a picture. ... Movement allowed me to say: OK, The work is done.

미술관 천장과 내부를 가득 채운 전시 규모와 장 팅겔리의 초기 연구작부터 후기 작품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구성이다. 한 작가를 보여주는 정석적인 전시. 5분여에 한 번 전시 작품 전체가 작동하는데, 이 순간 조용한 미술관 전체를 작품이 움직이는 듯하다. 공대 감성과 미대 감성이 적절히 섞인 키네틱 아트는 꽤나 매력적이다.


#미술관 짧은 평

전시를 보지 않더라도, 건물 내부를 한 번 돌아보는 걸 추천한다. 옛 건물을 단순히 증축한 게 아니라 새로운 건물을 지어 연결한 독특한 구조다. 뮤지엄 스토어도 디자인 서적과 건축 서적이 한가득이고, 머그컵 등의 기념품도 완성도 높고 이쁘다. 디자인 전공자라면 꼭 가보길 추천.




3. 하루를 마치며

독일이 무채색 매력이 있었다면, 네덜란드는 화려한 색의 매력이 있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마주하는 이 색감은 동화를 마주친 듯한 느낌이다. 나는 노란 밤의 네덜란드가 좋았다. 가로등의 불빛이 자전거를 탄 나를 스치는 게 아닌 내게 스미는 그 감각이 좋았다. 네덜란드는 색의 영감으로 가득찬 도시다.


#네덜란드 유심 / 교통권

유심은 공항에서 3기가 데이터를 45유로를 주고 구입했다. 한 주 일정에 3기가면 충분하다. 시내로 나가면 T모바일 등의 스토어에서 더 싼 가격으로 선불 유심을 살 수 있으니 참고. 교통의 경우, 자전거 도로가 잘 돼있어서 교통권 구매보다 자전거 대여가 더 좋다. 종종 버튼을 눌러야 작동하는 신호등이 있으므로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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