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으로 채워진다

by 안드레아


안으로 채워진다


사람 만나기를 즐겨하고

수다 떨기를 좋아하는 나는

변하고 있다


알람에 눈을 뜨고

간단히 씻는다


바쁜 나날에 하지 못하던

아침 기도를 하고

성서를 읽기도 한다


사과 한 개를 네 쪽으로 잘라

아몬드나 호두와 곁들여

아침으로 먹는다


톡으로 들어온 여러 방들을

드나들며 세상 소식을 접한다

때론 이른 아침부터 불이 나는

톡방에서 안부로 시작해

세상 모든 이야기까지 나아간다


그렇게도 잘 마시지 않던 물을

매일 아침 점심 저녁으로 데워

따뜻하게 마신다

하루 0.7리터 이상 마시는 일이

전에는 좀처럼 없었는데 이제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진 요즈음

습관이 되었다

두 달 가까이 이렇게 해 보니

체중이 4킬로 정도 줄었다


혼자 일하고

혼자 영화를 보고

혼자 책을 읽고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산책을 하고

만남 대신 문자로 안부를 전하고

영상통화를 한다

꼭 만나야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꼭 만나야 하는 시간만큼만 내고

다시 혼자의 공간으로 돌아온다


문득 내 일상이

수도자의 삶을 조금 닮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무척 단순해진 삶이

나에게 꼭 필요했음을

깨닫는다


비어가던 내가

안으로부터 채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