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아주 작음이나 부족함이다
나는 내손에 쏙 들어오는
아주 작은 이 우산을 너무 좋아한다
비싼 우산
큰 우산
스위치가 편리한 우산
여러 가지 우산을 다 써봤지만
이 친구처럼 자주 쓰고 유용한 우산이 없다
무게도 깃털처럼 너무 가벼워
트렌치코트 주머니에 쏙 들어간다
범위가 좁아
머리와 어깨 일부분만 비로부터 막아주지만
사실 그 정도면 충분하다
우리.. 사는 거...
어쩌면 이런 거 아닐까
그런데 왜 우리는
아등바등 큰 우산을 가지려 할까
비바람이 몰아치고
장대비가 내려도
젖기는 마찬가지
작고 가볍고 힘없는 우산에 만족하며
살으란 이야기는 아니다
단지
형편에
주제에 버거워
그 무게 감당하지 못하고 뒤뚱거리며 살지 말자는 이야기...
무겁고
지나치게 넓어
앞이 보이지 않는 우산
누구 줘버리고
가벼운 우산에
가벼운 시간 속 진한 인연을 즐기며
그렇게 즐겁게 살자
비 오는 날을
차 한잔 즐기는 어느 아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