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Daily Novel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게으르니스트 Jan 27. 2024

매일 30분, 글쓰기 좋은 질문 642

(19) '불행'이라는 요리의 레시피

    행복이 행복으로 느껴지는 것은 그것이 기대하던 곳에서 오기 때문이고, 불행이 불행으로 느껴지는 것은 그것이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오기 때문이다. 불행의 레시피는 누구도 쓸 수 없다. 불행이라는 요리의 재료는 매번 다를 뿐더러 미리 알 수도 없다. 하지만 재료가 매번 다름에도 불행의 맛은 언제나 같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불행이라는 요리를 싫어하는 이유이다.

    케이시는 침대에서 눈을 떴을 때 황급히 시계부터 확인했다. 그녀는 눈을 뜬 이 시간이 제발 아침이 아니길 바랬다. 케이시는 언제나 새로운 날의 아침이 가져오는 낯섦을 피하고 싶었다. 그녀는 눈을 뜬 채로 한참을 침대에 누워있었다. 어제의 일이 머릿속에서 회오리치고 있어서 일어날 수가 없었다.  

    


* 정말 어려운 글감이었다. '불행'이라는 단어를 보자마자 떠오른 것은 안나 카레리나의 첫 문장이었다. 

"모든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고,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저 문장을 읽고 또 읽었을지 모르겠다. 습작하는 느낌으로, 나도 불행의 정의를 내려보고자 첫 문장을 고심해서 썼다. 결국 삼십 분의 시간 중 대부분을 첫 문단에 할애했다. 남은 이야기는 다시 생각해 보아야 겠다.


* 그래서 표지그림은 영화 '안나 카레리나'의 한 장면.


* 쓰던 중, 앉아있는 의자 뒤로 가족이 왔다갔다 한다. 누군가, 글을 쓰기 위한 자신만의 동굴(?) 같은 것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던 것 같다. (아마 스티븐 킹이었던 것 같다.) 동감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매일 30분, 글쓰기 좋은 질문 64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