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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움직이는 선선 Nov 21. 2019

1인분 같은 3인분이요

나의 최애 작가인 난다 작가의 책에서는,

딸 쌀이가 태어나고 나서 집안에 한 사람만큼의 웃음이 늘었다고 했다.


나는 그 말이 인상 깊었고, 우리 아기가 태어나면 지금 우리 부부의 2인분 행복이 3인분만큼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나와 남편은 둘이서도 충분히 행복했지만,

늘 욕심 많은 나는 우리가 더 많이 행복해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아기를 갖자고 한 것이다.


그런데 이게 웬걸.

아기가 태어나고 나니 원래 있었던 우리 두 사람의 행복은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남편과 다정하게 한 침대에서 잠드는 것, 푹 자고 일어나서 식사를 준비하는 것, 손잡고 밖에 나가서 산책하고 드라이브 가는 것, 와인을 사다가 음악을 틀어놓고 오손도손 얘기하며 약간 취할 때까지 와인과 안주를 즐기는 것.


그 모든 것들이 불가능해졌다.


입주도우미를 쓰거나, 주말에 아기를 봐줄 가족이 근처에 살았다면 여전히 가능한 일이었겠지만, 우리는 그런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입주도우미는 앞으로 고민 중이다)


그런 상태에서 아기가 주는 새로운 행복은 너무 작고 미미했다. 작고 귀여운 아기가 주는 행복은 고 덩치만큼 작고 미미했고, 대신 고 녀석이 주는 고생은 말도 못 하게 컸다.


에.

이런 상황이다 보니.

현재까지는 적자도 이런 적자가 없고, 행복은 박살 나서 저 멀리 사라졌다.

1인분도 안 되는 3인분. 언제쯤 본전을 찾을 수 있을까.

행복해지고 싶었던 나의 과욕이 화를 부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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