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치료기기와 User Experience (3)
지난 콘텐츠에서 디지털 치료기기 시장이 왜 급부상한 이유와 실제 의료 체계적인 관점에서 디지털 치료기기가 왜 필요한지에 대해서 설명해보았는데요, 이번에는 경제성 측면에서 디지털 치료기기 비즈니스의 핵심 고객은 누구인지,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을지 개인적으로 고민했던 바를 공유해볼게요!
그렇다면, '디지털 치료기기'의 핵심 고객은 누구이며, 어떤 효용을 제시할 수 있을까요?
초기 마케팅 없이 PMF(Product-Market fit)을 찾아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만들어내려면 기존 전통적인 의료 전달체계와 고객가치 사슬(Customer Value Chain)을 명확히 파악하여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서비스에는 다양한 타겟과 방식이 있겠지만, 저는 디지털 치료기기의 제 1고객을 '의사' 로 고려하여 서비스를 디자인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 이유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볼게요.
의료는 기본적으로 공급자 중심적인 시장이예요. 헬스케어 패러독스에 따르면, 건강한 사람의 경우 헬스케어 제품에 대한 지불의사(willingness to pay)가 낮고, 질병의 심각도가 큰 사람은 지불의사의 가능성과 크기가 크죠. 하지만 인구수로 보면 건강한 사람이 더 많고, 해당 질병에 대해 심각한 사람의 수는 갈수록 적어져요. 다른 관점을 제시해본다면, 사람들은 치료기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요. 더군다나 생소한 '디지털 치료기기'가 자신의 질병을 치료해줄 것이란 기대가 낮죠. 해당 도구/치료제가 자신의 문제(질병)을 치료해 줄 것이란 기대가 낮고, 또한 치료의 효과성을 바로 체감시킬 수 없다면 사용자(환자)의 구매 및 사용행동을 이끌어내기 어려울 수 있어요.
반면, '치료'의 가치를 중시하는 다른 집단이 있죠. 바로 의사입니다. 의사는 기본적으로 환자의 치료를 일의 목적으로 하고 있어, '치료' 행위의 자동화를 통해 의료 전달체계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면 그들은 높은 효용을 체감할 수 있을 거예요. 도구적인 관점에서 의사가 느끼는 치료 과정에서의 Painpoint를 명확히 해결결해준다면 의사는 해당 치료제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아요. 다른 관점에서 의사는 치료 프로세스의 효과성과 우월성을 판단할 역량이 있는 고객이예요. 실제로 기존의 방식에 비해, 디지털 치료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치료 행위의 생산성을 넘어 치료 효과를 증대시켜줄 수 있다면, 적극적인 수요자가 될 것이라 생각해요.
구매와 사용은 합리적인 의사결정 과정이기 때문에 이해관계자 각각이 이전 방식에 비해 금전적, 시간적 효용을 얻을 때, 실질적인 지불 행위가 일어날 것입니다. 디지털 치료기기를 접근할 때에도 이러한 관점에서 접근한다면, 좀 더 실질적인 고객가치를 충족시키며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이뤄낼 수 있지 않을까요?
한 마디로 "의료진을 위한 서비스 디자인, 환자를 위한 UX"라는 문장으로 제가 고민했던 접근방식을 공유해요!
앞서 디지털 치료기기의 핵심고객을 의사로 설정하고, 치료 행위의 생산성 측면에서 치료 기법, 행위의 자동화를 통해 의료행위의 증강과 의료 전달체계의 효율성을 증대시키는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치료'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의사'의 치료 방식을 조사하여 이를 기반으로 서비스의 기능을 구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CBT(인지행동 치료)의 과정을 디지털화하여 제공한 후, 의사가 직접 개입하지 않고도 가정에서 환자가 치료 프로세스를 행하도록 할 수 있죠.
하지만 의사의 치료 과정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는 환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 그 의미를 가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치료의 과정을 디지털화한 서비스에 사용자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한 UX 전략을 이어 고민해야 합니다. 물과 함께 삼키기만 해도 되는 일반 약도 규칙적인 복약이 어렵습니다. 수차례 긴 인터랙션을 거쳐야 하는 디지털 치료기기의 경우에 규칙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일반 약에 비해 더 어려울 것입니다. 또한 치료 행위를 수행하고도 그 효과성을 즉각적으로 체감하기 어려워 동기부여가 갈수록 떨어지게 되죠. 디지털 치료기기에서 UX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습관화, 게이미피케이션, 리추얼, 진행상황 시각화 등의 전략을 통해 환자가 지속적인 의미를 부여하며 치료 행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세밀한 설계가 필요합니다.
Thirsty Thursday Club Talk!
이번 컨텐츠에서는 디지털 치료기기 비즈니스에 단계적으로 접근하기 위한 전략에 대해 고민해봤어요. 디지털 치료기기의 경우, 개발 주기가 길고 인허가의 과정이 복잡한 만큼 초기 진입 전략을 명확히 세워야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디지털 치료기기를 접근하는 데에는 다양한 관점이 있고, 저의 생각은 여러 관점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함께 고민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디지털 치료기기의 제품 개발 및 적용가능한 UX 전략에 대해서는 추후 컨텐츠에서 다룰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