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V(Life Time Value: 고객평생가치)
주간회의 때에 팀장님과 대표님이 핑퐁으로 주고받은 대화 가운데 LTV가 있었다.
‘LTV요?’
얼마 전 이직해온 나에게는 매우 생소한 지표였다.
LTV는 Life Time Value를 의미한다. 그러니까 한 고객이 평생 가져다주는 이익, 미래의 가치까지 고려한 지표이다. 우리 회사의 궁극적인 KPI는 LTV다.
신규 고객을 창출하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은 적지 않다. 구매 한 건을 일으키기까지 비용은 더 크다.
광고 효율만 가지고 이야기하자면 우리팀의 광고비 대비 수익률이 좋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그만큼의 비용을 들이는 이유는 LTV 때문이다. 고객이 바로 일으킨 구매와 더불어 이후 재수강을 함께 고려한다.
필자의 회사는 1:1 영어회화 서비스를 한다. 그렇다 보니 늘 강사가 부족하고 판매할 수 있는 수업은 한정적이기때문에 우리에게 LTV는 매우 중요한 지표이다. 1개월 결제 플랜은 없애고, LTV가 더 높은 정기결제 고객에게 수업을 더 제공한다. 3개월보다 6개월, 6개월보다는 12개월 장기 결제 고객 비중을 높이기 위해 전략적으로 할인율을 적용한다.
LTV를 높이기 위해 모든 부서들은 움직인다. 고객관리팀은 재수강을 유도하고, 상품기획팀은 LTV가 높은 상품을 디벨롭한다.
신문을 정기 구독하거나, 우유를 정기 배달하면 비싼 사은품을 주는 이유, 쇼핑몰에서 할인율을 더 높여 정기배송 버튼에 힘을 실는 이유도 비슷하다. LTV 고객 생애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바이널아이에서 나이키 연간 디지털 온라인 캠페인을 운영했었다. 나이키풋볼의 타겟은 FOT(Football Obsessed Teens), 축구를 좋아하는 십 대 청소년이었다. 20만 원이 훌쩍 넘는 축구화가 출시되면 십 대들을 위한 축구대회와 이벤트를 열었다. 단연 마케팅 비용 대비 수익은 처참했다. 왜 돈이 있는 조기축구회 직장인들이 아닌 십 대들에게 이렇게 마케팅을 하는가의 질문에 나이키의 답은 한결같았다. 어린 친구들이 이 경험을 가지고 30대, 40대가 되어도 나이키의 충성고객이 되기 때문이라고.
나이키는 단기간의 이익창출이 아닌 고객과의 관계에 더 집중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 회사는 지름길을 택하지 않는다. 좋은 콘텐츠와 최고의 영어교육 ux를 만들기 위해 거대한 운영 리소스를 안고 강사센터를 직접 운영하고 퀄리티를 약속한다. 고객 한 명 한 명의 수업 경험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나이키, 혹은 우리 회사가 쫓고 있는 것처럼, LTV는 재무적인 부분을 넘어 기업과 브랜드의 미션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