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 딸아이의 기도
어제저녁 유튜브 햄연지의 어버이날 편에 아빠랑 딸이 나온 영상이 봄봄이 맘에 들었나 보다. 햄연지 언니 좋다고 보더니 자기도 아빠한테 편지를 쓰겠다며 나한테 ‘사랑해’ 글자를 알려달라고 해서 따라 쓴다.
가만히 영상을 보던 봄봄이는 아빠도 할아버지 되냐면서 슬픈 표정을 짓는다. 얼마 전부터 아빠 엄마가 할아버지 할머니 되는 것에 굉장히 슬퍼한다. 어느 날은 조용히 두 손 모아 기도를 하길래 가만히 들어보니 ‘하나님 엄마 할머니 안 되게 해 주세요. 아빠 할아버지 안 되게 해 주세요.’ 간절히 기도한다. 엄마 아빠 오래오래 살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 딸이 너무 사랑스러워 연신 두 뺨에 뽀뽀를 했다. 가슴에서부터 진하게 차오르는 사랑, 자식을 향한 마음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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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뚜기 함영준 회장은 사회적인 걸 떠나 딸에게 참 멋진 아빠였구나, 그것 하나만으로 멋진 사람이다 싶었다. 퇴근한 후에도 딸을 씻기고 재우고 매 순간 아빠로서 최선을 다했기에 다 키운 후 아쉬움과 미련이 없었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딸이 결혼할 때 신부 된 딸의 행복한 모습에 마냥 좋았다는 말도.
우리 봄봄이가 성인이 되면 결혼과 아이가 꼭 필수도 아닐 테고 세상은 더 다양해질 테지만 봄봄이가 정말 좋아하는 걸 찾아 어느 정도 밥벌이하며 주변에 취미가 같은 사람들과 어울리며 감사하고 즐겁게 살면 참 좋겠다. 누구나 바라는 삶일 수도 있겠다. 인생에 시련도 찾아오겠지만 어릴 때 충분히 사랑받고 지지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은 시련도 잘 이겨낼 수 있다고 본다. 세상에 자신을 무조건적으로 지지해주는 존재가 한 명이라도 있는 사람은 쓰러지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존재가 봄봄이에게 내가 되고 싶다. 언제나 기대고 편하게 쉴 수 있는 언덕 같은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