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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daBoxx Mar 17. 2017

오멘

교토 Feb 22 2017

하아...

요즘 취업전선에 뛰어들어 자소서를 쓰다 보니 어느덧 자소설이 되어버려

모두 지우고 새로 쓰려니 멘붕이 온다.


이럴 땐 추억팔이가 최고지...




여행의 둘 째날.

첫 째날 눈도 내리고 바람도 많이 불고 해서 내심 걱정했었으나,

예상과 다르게 날이 맑았다.

사실 겨울 여행이다 보니 날이 흐리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스럽게도 날이 화창했다.

심지어 약간 따듯하다란 생각이 들만큼?

물론 오후에 해가 질 무렵부터는 흐려지더니 결국 흐림으로 변했지만..


오전 시간 중에

산주산겐도에 들린 다음

버스를 탔다.


주중 오전 시간인데도 어찌 그리 사람이 많던지

30분쯤 타고 가는 동안 대부분은 서서 간 듯하다.

유명 관광지(산쥬산겐도 / 키요미즈데라 / 치온인 / 긴카쿠지)를 지나는 노선이다 보니

이해는 가지만...


버스에서 내려 은각사로 들어가기 전에 나오는 삼거리에서 살짝 꺾어서

내려갔다.


60년 전통의 우동 맛 오멘

사실 60 년이나 됐다고 하면 우와 싶을 만 한데,

교토에는 100 년은 넘었다는 것들이 수두룩 하다 보니 크게 기대는 안됐다.

사실 여기 말고도 몇 군데 더 지점이 있긴 하지만 은각사 오는 길에 겸사겸사


역시 내부에 들어가니 복닥 복닥 하다.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사람이 가득.

다행히 대기하지는 않았다.


자리에 착석하고 메뉴를 받았다.

일본어로 된 메뉴를 먼저 받았는데,

왠지 모르겠지만 '관광객 같아 보이지는 않는군' 하는

안도감이랄지 하는 기분에 묘하게 즐거운 기분이 들곤 한다.


아, 물론 일본에서나 가능;

유럽 쪽 여행 중엔 당연히 영어 메뉴;;

그러다 웨이터랑 잠깐이라도 영어로 대화하면 영어 잘 하네? 오오 발음이 좋구나! 하고 칭찬을 받을 때면,

참... ㅋㅋㅋ

어디 사람이니? 하면 그냥 한국인이라고 하는 심리는 또 뭘까...



오멘에서 유명하다는 우동을 시켰다.

따듯한 육수에 내가 원하는 야채(무, 시금치, 배추, 생강, 우엉, 깨)를 넣고 면을 찍어먹는 우동.

튀김을 시킬까도 했으나 패스.



기본 세팅이다.

면은 스몰과 라지가 있는데 나는 라지.

처음엔 어? 많은데? 했으나...

다 먹고는 아쉬웠다 ㅋㅋㅋ



취향에 맞는 재료를 육수에 넣고 면을 담가서 먹으면 끝!


사실 몇 년 전 오사카 여행에서 차가운 쯔케멘을 먹고 너무 짜서 큰 기대는 안 했었다.

BUT!

한입 두입 먹고, 생각보다 안 짜네? 싶으면서도 적당한 간이 밴 육수.


이번 여행에서 느낀 거지만 Well-balanced 한 음식이란 것이 이런 것 인가 싶다.

늘 맛있는 음식이란 건 뭔가 강력하고 자극적인 무언가가 있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일본에 와서 이것저것 먹어보며 이런 것도 있구나 싶어 졌다.


약간 심심하면서도 간이 베어 질리지 않고 먹을 수 있는 맛.


하아... 또 먹고 싶다...




일본에 가기 전엔 잘 인지하지 못했는데

어떤 사람들은 면 요리를 먹을 때 후루룩!!! 호로록!!! 하는 소리를 엄청나게 낸다;;;


개인적으로

뭔가를 먹을 때

입을 벌린다던가

쩝쩝 씹는 소리를 낸다거나

또는 후루룩하는 소리 나게 먹는 건

뭔가 좋지 않은 식사예절이라 생각해 왔기 때문에 약간 힘들었다

(난 절간에서 자랐나;;;)


하지만 워낙 모두 다 호로록, 후루룩 하고 먹는 걸 보니

왠지 나도 해보고 싶었다 ㅋㅋㅋ

국물 튀기는 것에 연연하지 않고 시도!


입 주위에 국물이 다 튄다;;;

음... 난 그냥 내식대로 조용조용 먹는 게 맞나 보다.




맞춤법 검사를 돌리니


우동 -> 가락국수 


한국어 사랑도 좋지만 가락국수랑 우동은 좀 다르지 않나?


적당히하자 적당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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