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대학교 입학 후 알바도 하고 가끔 부모님한테 용돈도 받고 하면 꼭 가는 곳이 있었는데 바로 강남역에 있던 타워 레코드였다.
여기서 주로 샀던 음반들 중 'Rock Forever'라는 딱지가 붙은 음반이었다.
이때 락 좀 들으셨다고 하시는 분들은 아시리라 생각이 듣다.
대부분 Epic, CBS Records 같은 Sony 산하의 음반들이었는데 당시 CD가 수입반은 보통 2만원에 가까운 또는 레이블에 따라 2만원이 훌쩍 넘는 가격이었다.
하지만 이 딱지가 붙은 음반의 가격은 무려 6900원!!!!!!!!
그때 구입한 음반들이 Jeff Beck, Stevie Ray Vaughan, Sex Pistols, Ozzy Osbourne, Santana 같은 80년대에 발매된 음반들이었다.
대부분 이 딱지가 붙은 음반들이 80년대 발표된 음반들이 주를 이뤘지만 단점이 하나 있었으니!
조악한 품질의 프린팅과 빈약한 속지였다.
딸랑 커버랑 속에 그냥 음반 셋 리스트와 년도만 딸랑 있던 것도 있고 암튼 속지만 보면 이런 생각이 먼저 들었다.
빽판이야???
그리고 추억의 지구 레코드에서 나온 Roadrunner, Shrapnel Records들의 음반들도 6500원에서 7500원 가격대로 형성되어 있었다.
Jason Becker, Marty Friedman, Sepultura 같은 록 기타리스트들의 음반들과 데스 메탈 밴드들의 음반들이 주를 이뤘던 레이블도 싼 가격으로 구입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그중에 정말 손에 꼽을 정도로 좋아하는 뮤지션이 있었으니 바로 Stevie Ray Vaughan이었다.
Stevie Ray Vaughan 하면 Marshall 앰프에 펜더 스트라토캐스트를 조합한 특유의 시원시원하고 후끈한 사운드를 만들어 낸 장본인이다.
Double Trouble을 결성하고 텍사스를 중심으로 지역 내에서만 인지도를 얻었던 그는 블루스뿐만 아니라 재즈 스탠더드를 연주하기도 했었다.
참고로 Eric Johnson이 그와 절친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의 형인 Jimmie Vaughan 역시 실력파 기타리스트이다.
하지만 그가 처음부터 인기를 얻었던 것은 아니다.
그가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된 것은 바로 David Bowie와의 만남이다.
82년 그의 밴드는 스위스의 Montreux Jazz Festival에 참여한다.
재즈 페스티벌에서 남성미 물씬 풍기는 블루스를 연주했다면 당시에는 재즈 팬들에게 어떤 느낌을 선사했을까 생각해 볼 때 좀 흥미롭긴 하다.
이때 그 페스티벌을 방문했던 David Bowie가 그의 연주에 관심을 보이며 그를 그의 15번째 정규작 <Let's Dance>에 참여시킨다.
82년에 녹음하고 83년에 발표되면서 어마어마한 성공을 하게 되는데 Stevie Ray Vaughan 역시 유명세를 탔고 그것이 Epic Records와의 계약으로 이어지며 발표된 음반이 바로 <Texas Flood>이다.
바로 전설이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고 보면 된다.
아마 David Bowie는 그의 절친이자 T.Rex의 리더 기타리스트인 Marc Bolan을 떠올렸던 게 아닐까 추측한다.
Marc Bolan이 77년에 사망을 했으니 어느 정도 맞지 않을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90년 8월 27일 헬리콥터 추락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래! 오늘은 바로 그의 곡들로 한번 후끈한 블루스 맛을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