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ISU Feb 22. 2016

A11Y

"易地思之 (1)"

"Dive deeper into understanding 

 their motivations,

 실제 그들이 되어보는 것"




최근까지 Smart device에서의 Accessibility는 '여러 가지 장애 type을 가진 User가 어떻게 하면 편리하게 Device를 사용할 수 있을까'였습니다. 아마도 초기의 Accessibility는 Device를 사용할 수 있는 '최소한의 필수 기능'을 구현하는 것에 그 초점이 맞춰졌을 것입니다.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음성 가이드가 제공되었고, 지체 장애인들을 위해 Interaction 카테고리가 생겨났습니다. 장애 타입별로 Severity가 높은 User들은 이러한 기본 기능들이 없었다면 Smart device를 시작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을 것입니다. 필수 기능들이 충족되자 Accessibility는 Specific한 User target에서 General한 User로 그 스펙트럼을 넓혀나가기 시작했습니다. Accessibility를 고려하는 것이 일반 사용자의 사용성까지도 훨씬 매끄럽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면서 접근성의 동향은 Universal design, Identical experience를 중심으로 꾸준히 발전하고 있습니다. Identical device experience가 궤도에 오르고 나면 '접근성'은 또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까요. 이 물음은 사실 지금 제가 가장 마음에 두고 있는 화두 중 하나이며, 그 물음을  '역지사지''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것'을 시작으로 고민해보기로 했습니다. 

 

#01. 그들의 눈이 되어보기

개인적으로 UX 디자인을 하면서 User Test를 할 때 가장 긴장하고 또 가장 많은 배움을 얻습니다. 직접 디자인한 것을 실제 User에게 거침없이 질타받거나 칭찬받는 기회는 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User의 말 한마디는 책상 앞에서 백번 고민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강렬한 인사이트를 줄 때가 많습니다. Accessibility User Test를 많이 경험해보진 못했지만 항상 마음속에 두고 있는 것은 '역지사지의 자세'입니다. 2년 전, 백 마디 말보다 한 번 경험하는 것이 낫다며 아주 짧게 워크숍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UX 디자인과 개발팀, Usability 등 유관부서가 함께 모여 팀별로 장애 타입을 나누고 실제 그 장애인의 상황이 되어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는 것이었습니다. Vision팀은 안대로 눈을 가리고 Messages 앱으로 약속 시간과 장소를 잡는 것이었고, Hearing팀은 이어 플러그와 헤드셋을 껴 청각이 완전히 배제된 상태에서 Smart phone의 Notification을 알아채는 과제를 수행했습니다. Dexterity팀은 테이프와 붕대로 손가락과 팔 등을 묶어 Smart phone을 오로지 입에 문 Pen으로만 사용하도록 했습니다. 예상대로 미션 수행은 쉽지 않았습니다. 안대를 열 번이고 더 벗어던지고픈 마음을 꾹꾹 누르고 30여분 끝에 보낸 메세지는 '청ㄹㅅㅇ ㅑ 3 ㅅ ㅣㅔ ㄴ노마' 였고(미션 샘플은 '천송이-3시에 만나자.), 귀가 들리지 않는 의사소통은 마치 가족오락관의 한 코너를 방불케 했습니다. 테이프로 묶어놓은 손가락은 쥐가 났고, 침을 흘릴까 봐 Pen과 함께 꽉 다문 서로의 입술을 보며 우리는 결국 웃고 말았습니다. 허탈감과 웃음이 동시에 났지만, 이 웃음은 어디까지나 우리가 언제든 안대를 벗을 수 있고 헤드셋을 내려놓을 수 있는 '신체적 자유'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평소 누구의 도움도 없이 스스로 하던 일을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할 때, 마음속에 생겨난 그 감정들은 참 생경하고 먹먹했습니다. 

Total blind 체험 @Alphapointe, USA, 2015


워크숍을 통한 짧고 강렬했던 경험은 User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에 대한 숙제를 주었고, 그 첫 시작은 스스로 '그들의 눈이 되어보는 것'이었습니다. 세미나와 학회에서 공유해주는 자료와 인터넷 학술정보를 통해 그들의 장애 타입별 세부 Condition을 살펴보고 나름의 User profiling을 만들어보기 시작했습니다. 가령, Vision을 예로 들면 크게 Total blind(맹인)와 Low Vision(저시력자)으로 나누었고, Low Vision에서는 증상별로 더 세분화하여 각 Severity에 부합되는 Needs들을 정리하였습니다. 

기초가 되는 User profiling을 만든 후, 1:1 User interview에서 받은 VOC와 Shadowing을 통해 얻은 정보들을 추가하여 더욱 구체적인 Profile을 구축했습니다. 예를 들어, 세분화된 카테고리 축에 'Usage duration' 축을 추가하여 Smart phone에 대한 숙련도나 사용 기간에 따라 달라지는 Detail한 Needs들을 더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 Fact를 정리하는 것으로 시작된 단순한 Profiling이었지만, 추후 구체적인 콘셉트를 도출하는데 좋은 시작점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위와 같은 방식은 그저 Accessibility를 하면서 스스로 자연스럽게 정리해 본 Flow로, UX Tool이 사용된 것도 아니고 더군다나 100% 정답인 것도 아닙니다. 다만, Accessibility UX의 시작을 단순한 봉사정신이나 연민의 감정이 아닌, 직접 체험해보고 느낀 것을 토대로 시작할 수 있었다는 것에 작은 행운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세부적으로 정리하고 있는 장애 User에 대한 자료는 사실 User profiling이라기 보단 그들의 상태를 대표하는 Representative profile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Condition에 대한 기본적인 사항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였습니다.
Visual impairment



덧+

가끔 User test를 할 때 가장 좋은 실험 대상자는 '본인-스스로'라고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피부에 와닿게 문제의 본질을 느낄 수 있으며, 그 느낀바를 UX에 곧장 녹여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Accessibility의 경우, 신체적 패널티를 부여해보거나 '어둠속의 대화(Dialogue in the dark)'와 같은 전시 참여를 통해서 조금 더 진솔한-본인만의 사용자 경험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Accessibility #접근성 #Blind #Lowvision #Usertest 

작가의 이전글 A11Y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