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통화하고 메시지 하던 시간
우리의 일상이었다. 엄마와 통화를 하고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하루를 공유했(었)다. 물론 차로 가면 우리 집에서 엄마 집까지 15분 거리였지만, 매일 통화와 메시지는 계속했었다. 특히 엄마는 매일 산책을 다니시고, 작은 텃밭을 일구시며 꽃 사진을 보내주시곤 했다. 아마 엄마가 찾은 일상의 행복이셨을 것이다.
난 그렇게 보내주신 꽃 사진들 덕분에 계절의 변화도 느낄 수 있었고, 모르는 꽃들도 알게 되었다. 제주에는 사계절, 1년 내내 참 다양한 꽃들이 피고 진다. 엄마는 산책 중에 만난 꽃들과 풍광을 그렇게 늘 공유해주셨다. 가끔은 네 잎 클로버를 찾았다며 아이처럼 좋아하셨고, 행운까지 나에게 건네주시던 분이다.
매일 그렇게 일상을 공유하고, 함께 하던 엄마가 떠난 후로는 매일 그 시간이 공허하다. 지금도 그렇다. 나에게 남겨진 메시지 기록들이 그 시간을 가끔 대신하고 있다. 제주에서 몇 년간 엄마와 나누었던 메시지, 사진을 전부 노트북에 옮겨 보관했다. 산책 중에 찍으신 엄마의 셀카, 계절마다 다른 꽃들, 네 잎 클로버 그리고 함께 찍은 사진도 있다.
기록된 메시지를 보면 웃기도 하고, 슬프다 눈물도 흐른다. 그리고 조금은 표현하며 지냈구나라는 생각에 다행이다라고 스스로 위안한다.
우리에게는 일상이었던 시간이 2022년 5월 21일 주고받은 메시지가 마지막이 될 줄은 몰랐다. 거짓말처럼 다음 날부터는 메시지가 오지 않는다. 이제는 전화를 주고받던 엄마의 폰은 해지를 했고, 지워졌고, 없다. 다만 내가 기록하고 보관하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