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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ppyprg Feb 07. 2016

아들의 머리카락을 잘라주다.

오랜만에 아들의 머리를 다듬어 주었다.

옆머리는 귀 위로 2cm 

뒷머리는 단정하게

앞머리는  옆머리 선에 맞춘 높이에서 일자로!


모처럼 아들방에서 함께 놀아주는데

긴 머리카락이 맘에 걸렸다.

조심스레 물어본다. "아들 머리 자를까?"

"응" 웬걸 그런다고 하네, 머리 자르는 게 무섭기도 하지만 

아빠와 무언갈 더 함께 하고 싶었나 보다.

마음 변하기 전에 해야지. 

아들에게 미용실에서 두를 법한 천을 급히 둘러본다.

"이런 너무 크다."

수건을 먼저 덧댄 다음 다시 둘렀다.

음  그럴싸하다.

화장실 변기 뚜껑에 그럴싸하게 앉히고는 가위질을 시작한다.

조심스레 귀 위를 덮고 있는 머리카락을 잡고 가위로 자른다.

어라, 생각보다 깔끔하게 잘 잘린다.

앞머리도 사각사각. 일자로 자르고 나니 녀석의 귀여움이 더 묻어나는 것 같다.

근데.. 시작하고 보니 머리털을 털어줄 스펀지가 안 보인다.

이리저리 찾아봐도 보이질 않네 음.. 하는 수 없다. 서두르는  수밖에


이제 한 25개월? 26개월 된 녀석이 어느새 커서 이렇게 머리를 자르고 있다.

고맙다.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아들, 너는 내 분신이니 나보다 더 힘껏 살아다오.

사랑한다 내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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