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쓰던 화장품 샵에서 판촉 문자가 와서 기분도 전환할 겸
가족들과 함께 나섰다.
처음 목적은 아들이 보채기 전에 재빨리 화장품을 사고 끝내는 것이 었는데,
웬걸 이 녀석이 자신도 무언갈 고르겠단다.
그리고 내가 여러 가지 제품들을 손에 바르고, 향을 맡아보는 모습을 유심히 보더니
자기도 향을 맡게 해 달라고 조른다.
그리고는 정말 한참을 코로 흡입할 정도로 가까이 대고 향을 맡아본다.
마치 정말 고르는 것 같은 녀석의 모습에 놀라고 코로 정말 흡입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정작 "어떤 향이 더 좋니?"라고 물어보질 못했던 게 아쉽다.
하지만 조금 더 자라면 어떤 결정을 할 때 2인 체제가 아닌 3인 체제로 갈 수 있어,
훨씬 의사결정이 수월 해 질 것 같다.
그리고 얻은 영수증을 가지고 백화점 사은품을 받으러 가는데,
본인이 꼭 하고 싶다고 한다.
그래서 두 손에 영수증과 멤버십 카드를 쥐어주었는데 바꾸고 났을 때 뿌듯해하더니
거의 다 와서 상품권을 떨어트리고 잊어버린 걸 모르는 아들.
다행히 찾아서 내가 몰래 가지고 "아들 상품권 어디 갔어" 하고 물으니
"없떠, 없떠" 그런다.
"딱 이때다, 딱 이때"
아들을 키워감에 있어 귀여움과 사랑스러움이 폭발하듯 용솟음치는 때가
미안해 아직 네가 하는 말을 다 이해하지 못해서.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병원 투어 하느라 함께 놀아주지 못한 아들에게 너무 미안하다.
그렇지만 사랑한다 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