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끝나고 맨 마지막까지 자리에 앉아 있던 제가 일어납니다.
무거운 발걸음을 끌고 극장을 벗어나 복도로 나옵니다.
긴 복도... 복도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상암 월드컵경기장 메가박스 복도는 경기장을 둘러싸고 있어 굽어져 긴 복도입니다.
이미 관객이 빠져나간 복도를 걸어 나오며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합니다.
딱 두 시간이 흘렀네요. 그 사이 여친에게서 전화가 와 있습니다.
여친에게 전화를 겁니다.
그녀가 묻습니다. “재밌어?”
제가 머릿속에서 생각했던 대답 말은 “이선균 배우의 연기를 마지막으로 보는.... ” 뭐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대답을 하지 못하고 통화를 종료했습니다.
왜냐하면 이선균 배우의 이름을 제 입으로 내뱉는 순간,
울컥..!
눈물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한동안 벽에 얼굴을 박고 눈물을 삼켰습니다.
왠지 모르겠지만 서럽고 억울했습니다.
......
며칠 전, 권익위 과장님이란 분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뉴스를 접해서일까요?
이 사건을 대하는 정부나 여당의 태도 때문이었을까요?
습해서 곰팡이가 피어오르는 제 반지하 집 때문이었을까요?
어째서인지 서럽고, 억울해 눈물이 삼켜지지 않았습니다.
곧 청소해 주시는 아주머니가 오셔서 얼른 복도를 벗어났습니다.
......
‘행복의 나라’는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이선균 배우를 하늘나라로 보내는 영화가 되었습니다.
그를 위해 울고 싶었는데,
이 영화 덕분에 실컷 울었습니다.
아, 그럼에도 답답함이 가시지 않네요.
이 영화는
관객을 밀어 현실에 떨어트리는 영화입니다.
그래서 기분 나쁘고, 답답한 영화입니다.
그러니
관객이 많이 들지 않겠죠?
하지만 좋은 영화입니다.
그러하오니
부디 스크린에서 이선균 배우와 조정석 배우의 연기 호흡을 느껴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https://youtu.be/vTjrnMTPMP4?si=2W9pIHjuXTY-gTY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