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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쇼 Oct 28. 2018

해외로 점심먹으러 가자는 팀장(실화)04

점심시간만 4시간

외국으로 점심 먹으러 가자는 팀장(실화)04

새로운 유형의 ㅇ아이 팀장

매일 매일 야근...지겹다.



나는 거의 매일 야근을 한다. 내가 슬렁슬렁 일해서? 아니면 일이 겁나 많아서? 그것도 아니면 상사 눈치가 보여서? 다 틀렸다.


오전 11시. 다른 회사들은 열심히 일 할 시간. 우린 점심시간 시작이다.

오늘 점심은 강남의 한 맛집으로 출발. 밥 먹으러 나가자고 보채는 팀장은 혼자 씐났다.


배불리 점심을 먹고 사무실에 도착하면 오후 3시. 응??? 4시간이 훌쩍 지났다.

토끼와 거북이처럼 중간에 잠을 잔다거나, 아니면 길을 잘 못 들어 강원도를 다녀와야 가능한 시간.

우리는 그저 강남에서 밥만 먹고 돌아오는데 4시간이 이 걸린다. 왜냐하면! 우리 회사는 강남이 아니라 구로에 있으니까!


점심시간 4시간. 점심먹고 오다가 중간에 낮잠을 자야 가능한 시간.


밥을 먹고 사무실로 돌아오면 퇴근까지 남은 시간은 고작 3시간. 그래서 우린 매일 야근이다.


ㄴ팀장 : 나 미팅 있어서 나갈 테니까 마무리하고 들어가

ㄴ지수, 수현 :  네

ㄴ팀장 : 오늘도 야근이야?

ㄴ수현 : (너 때문에 야근하는데 그걸 말이라고 물어봐?라고 말은 할 수 없고) 네

ㄴ팀장 : 미리미리 좀 하지 뭐하느라 맨날 야근이야?


그렇게 팀장은 맨날 6시도 안 되어 퇴근을 했다.

 

ㄴ수현 : 아오 저거 진짜…. 미팅은 무슨 집에 가는 거 다 아는데. 아오…빡쳐


우린 이렇게 매일 4시간씩 그녀의 점심 만찬에 끌려다녔다. 구로 사무실을 나와서 홍대, 광화문, 동대문, 강남 등 가리지 않았다. 내가 취업을 한 건지 골목식당을 찍는 건지 헷갈렸다. 그래도 인서울이면 감사했다.


ㄴ팀장 : 11시다 밥 먹으러 가자~

ㄴ지수 : 오늘은 어디로 가요?

ㄴ팀장 : 남양주에 갈비탕 먹으러 가자

ㄴ지수 : 아.. 남양주 … 갈비탕…아… 진짜 맛있겠다… 하하하 (어색하게 웃고 만다)


밥은 편하게 먹지도 못했다. 매일 남 흉을 보는데 그 소리 듣고 있는 것도 곤욕이었다.


그녀는 점심 한 끼 먹으러 남양주, 용인, 수원 교외로도 거침없이 나갔다. 그런데! 차라리 교외로 나가는 것도 감사했다. 최악은 따로 있었다.


ㄴ팀장 : 야! 오늘은 좋은데 가자

ㄴ지수 : 어디…로요?

ㄴ팀장 : (지 혼자 신나서) 외국여행~~~~ㅋㅋㅋ 가자!

ㄴ수현 : 아 놔 진짜 싫다…아….


그녀가 말하는 외국 여행지는 다름 아닌 외국계 창고형 할인 마트! 진짜 해외여행을 온 사람처럼 외쿡 음식을 마음껏 쳐드셨다. 먹기는 또 정말 오지게 잘 먹었다. 난 이 외국여행 가는 날이 제일 싫었다.


카스코에서 그녀는 미국 음식을 즐겼다.

  

ㄴ팀장 : 야 카트 끌고 와

ㄴ수현 :...


밥을 먹고 나면 그녀는 쇼핑을 했고, 우리는 그녀의 장바구니로 변신했다. 내가 진짜 뭘 하는 건지 혼란스러웠다. 마트에서 고기나 생선을 사는 날이면 그녀는 늘 거래처를 만난다면서 일찍 나갔다. 쇼핑한 것들이 상하기 전에 미팅을, 아니 집으로 가야 하니까.


대책이 필요했다. 매일 이렇게 끌려다닐 순 없었다.


ㄴ팀장 : 야 밥 먹으러 가자

ㄴ수현 : 아 저는 점심 미팅이 있어서 따로 먹을게요

ㄴ팀장 : 알았어 지수는 나랑 나가자


우린 당번제를 시행했다. 돌아가면서 미팅을 핑계로 탈출했다. 둘 다 지옥으로 가느니 한 명씩 구원받는 길을 택했다.


그녀의 목적은 외국 음식보다 개인적인 장보기였다. 그 장보기에 우리는 강제 징용되었다.





# 이 글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으며 일부 내용은 개인보호를 위해 변경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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