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만 4시간
외국으로 점심 먹으러 가자는 팀장(실화)04
새로운 유형의 ㅇ아이 팀장
나는 거의 매일 야근을 한다. 내가 슬렁슬렁 일해서? 아니면 일이 겁나 많아서? 그것도 아니면 상사 눈치가 보여서? 다 틀렸다.
오전 11시. 다른 회사들은 열심히 일 할 시간. 우린 점심시간 시작이다.
오늘 점심은 강남의 한 맛집으로 출발. 밥 먹으러 나가자고 보채는 팀장은 혼자 씐났다.
배불리 점심을 먹고 사무실에 도착하면 오후 3시. 응??? 4시간이 훌쩍 지났다.
토끼와 거북이처럼 중간에 잠을 잔다거나, 아니면 길을 잘 못 들어 강원도를 다녀와야 가능한 시간.
우리는 그저 강남에서 밥만 먹고 돌아오는데 4시간이 이 걸린다. 왜냐하면! 우리 회사는 강남이 아니라 구로에 있으니까!
밥을 먹고 사무실로 돌아오면 퇴근까지 남은 시간은 고작 3시간. 그래서 우린 매일 야근이다.
ㄴ팀장 : 나 미팅 있어서 나갈 테니까 마무리하고 들어가
ㄴ지수, 수현 : 네
ㄴ팀장 : 오늘도 야근이야?
ㄴ수현 : (너 때문에 야근하는데 그걸 말이라고 물어봐?라고 말은 할 수 없고) 네
ㄴ팀장 : 미리미리 좀 하지 뭐하느라 맨날 야근이야?
그렇게 팀장은 맨날 6시도 안 되어 퇴근을 했다.
ㄴ수현 : 아오 저거 진짜…. 미팅은 무슨 집에 가는 거 다 아는데. 아오…빡쳐
우린 이렇게 매일 4시간씩 그녀의 점심 만찬에 끌려다녔다. 구로 사무실을 나와서 홍대, 광화문, 동대문, 강남 등 가리지 않았다. 내가 취업을 한 건지 골목식당을 찍는 건지 헷갈렸다. 그래도 인서울이면 감사했다.
ㄴ팀장 : 11시다 밥 먹으러 가자~
ㄴ지수 : 오늘은 어디로 가요?
ㄴ팀장 : 남양주에 갈비탕 먹으러 가자
ㄴ지수 : 아.. 남양주 … 갈비탕…아… 진짜 맛있겠다… 하하하 (어색하게 웃고 만다)
그녀는 점심 한 끼 먹으러 남양주, 용인, 수원 교외로도 거침없이 나갔다. 그런데! 차라리 교외로 나가는 것도 감사했다. 최악은 따로 있었다.
ㄴ팀장 : 야! 오늘은 좋은데 가자
ㄴ지수 : 어디…로요?
ㄴ팀장 : (지 혼자 신나서) 외국여행~~~~ㅋㅋㅋ 가자!
ㄴ수현 : 아 놔 진짜 싫다…아….
그녀가 말하는 외국 여행지는 다름 아닌 외국계 창고형 할인 마트! 진짜 해외여행을 온 사람처럼 외쿡 음식을 마음껏 쳐드셨다. 먹기는 또 정말 오지게 잘 먹었다. 난 이 외국여행 가는 날이 제일 싫었다.
ㄴ팀장 : 야 카트 끌고 와
ㄴ수현 :...
밥을 먹고 나면 그녀는 쇼핑을 했고, 우리는 그녀의 장바구니로 변신했다. 내가 진짜 뭘 하는 건지 혼란스러웠다. 마트에서 고기나 생선을 사는 날이면 그녀는 늘 거래처를 만난다면서 일찍 나갔다. 쇼핑한 것들이 상하기 전에 미팅을, 아니 집으로 가야 하니까.
대책이 필요했다. 매일 이렇게 끌려다닐 순 없었다.
ㄴ팀장 : 야 밥 먹으러 가자
ㄴ수현 : 아 저는 점심 미팅이 있어서 따로 먹을게요
ㄴ팀장 : 알았어 지수는 나랑 나가자
우린 당번제를 시행했다. 돌아가면서 미팅을 핑계로 탈출했다. 둘 다 지옥으로 가느니 한 명씩 구원받는 길을 택했다.
# 이 글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으며 일부 내용은 개인보호를 위해 변경하였습니다.
글보다 실감 나고 재미있는 웹드라마도 많은 시청 부탁드립니다.
채널 구독하기 링크
https://www.youtube.com/channel/UCwQD6L00tE62yMD39tTJjAQ?sub_confirmation=1
# 여러분의 사연을 댓글이나 niceflowing@gmail.com 로 보내주세요. 브런치와 웹드라마로 만들어 드립니다.
모든 직장인 여러분들이 행복해지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