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싱가포르의 한국인 메이크업 아티스트

싱가포르 최고의 미녀 메이크업을 맡게 되다

by 커리어 아티스트

정식으로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되면서 본격적으로 뷰티 관련 이벤트 포트폴리오를 쌓게 되었다.


예술계통의 어느 직업이나 비슷하겠지만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실전 필드에서 쌓는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

나에게 주어진 기회들에 대해 하나하나 소중하게 여기면서 조금씩 현지의 분위기를 느끼고자 마음먹었다.

그중 기억에 남는 행사 중에 하나가 바로 미스 싱가포르 선발대회였다.


미스 싱가포르 본선에는 우리나라 미스코리아에 진선미에 해당하는,


Miss Singapore Global Beauty Queen

Miss Singapore Tourism

Miss Singapore Chinatown


세명의 최종 우승자를 선발한다. 예선부터 다들 경쟁심이 장난 아닌 듯 열기가 느껴졌다. 어떤 후보는 거의 연예인인 듯 인지도가 꽤 있는지 팬클럽이 따로 있어서 팬들이 응원 플래카드 붙여두고, 개인적으로 고용한 코디네이터와 매니저와 함께 나타났다. 그러나 대부분의 후보들은 그 장소에서 주최 측으로부터 스폰서 되는 헤어 디자이너들과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에게 스타일링을 받았고, 우리들에게는 랜덤으로 후보들이 배정되었다.


예선과 본선 두 번 모두 참여를 했다. 후보들은 스타일리스트, 헤어디자이너와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지원을 받게 되는데 미스 싱가포르 후보들은 메이크업 아티스트 중, 유일한 한국인인 나를 신기하게 생각했다.

안녕하세요 라고 한국어로 말을 걸기도 하고, 한국 드라마를 봤다고 하며 좋아하는 연예인 이름을 말하기도 했다. 운이 좋았는지 내가 맡았던 후보들은 다들 착한 분들 같았다. 메이크업도 해주면서 마치 오래전에 알고 지내던 언니 동생 마냥 수다도 떨고 재미있었다.


그런데 모든 아티스트가 나와 같은 경험을 한건 아니었다. 바로 옆에서 메이크업을 하던 아티스트중 한 명은 메이크업을 완성하고 나자, 후보가 굳은 표정으로 한숨을 쉬더니 이렇게 마음에 안 드는 화장은 처음이라며 클렌징 티슈로 화장을 쓱쓱 지워버렸다. 당황해하는 아티스트의 앞에서 후보는 다른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불러달라고 했다. 울먹이는 동료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모습을 보며 안쓰럽게 느껴지면서 모두가 긴장하는 대회에서는 이런 돌발상황도 있을 수 있구나라고 깨닫게 된 경험이었다.


예선 때 나에게 다가온 후보들은 중국계 싱가포리언이 대부분이라 무리 없이 수월하게 진행했었다.

그리고 본선 날이 다가왔다. 브리핑 시간에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은 주의사항을 전해 들었다. 최종 후보들은 본선인 만큼 많이 긴장하고 예민할 수 있으니까 이해 부탁하고 잘 해내길 바란다고 했다.

유난히 긴장되었던 본선 날, 나에게 메이크업을 받게 될 후보를 기다리며 브러시를 가지런히 바쁘게 정돈하고 있던 중이었다. 그때 나에게 누군가가 다가와서 말을 걸었다.


Could you do make up for me?


바로 내가 제일 어려워하는 브라운톤 피부를 가진 인도계 후보였다.


혹시 예선 때 옆자리에서 아티스트를 울린 다른 후보처럼 내가 해준 메이크업을 마음에 안 들어하면 어떻게 하지 별의별 생각이 순간 머릿속을 스쳐갔다. 많은 메이크업 아티스트 중 나에게 받고 싶다고 찾아온 그녀를 거부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한국인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처음 봐서 반갑다고 오늘 메이크업을 잘 부탁한다고 밝은 미소를 띠는 그녀를 보며, 일단 도전해보기로 마음먹었다.


misssingapore.jpg 나에게 메이크업을 받는 프리실라

그녀의 이름은 프리실라 마틴, 아이들을 좋아해서 원래 직업은 유치원에서 일하는데, 이번 미스 싱가포르는 경험 삼아 참여해본 거라고 했다. 본선까지 오게 될 줄은 몰랐다고 하며 그래도 이곳에 와서 다른 후보인 친구들도 많이 만나게 되어 좋은 경험이라고 했다. 그녀의 피부톤에 어울리는 화장을 하면서 시작된 수다로 인해 마음이 편해졌는지 평소보다 수월하게 무리 없이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시작된 본선 무대,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에게도 따로 주최 측에서 테이블을 마련해주어서 본선 무대를 직접 볼수 있었다. 수영복 심사, 후보들의 장기자랑, 인터뷰, 드레스 패션쇼 등등의 과정을 보면서 예전에 한국에서 봤던 미스코리아 선발대회가 연상되었다. 다들 긴장되는 와중에도 최선을 다해서 무대 위에서 본인들의 아름다움과 재능을 보여주는 모습을 보니 대단하다고 생각되었다.


그렇게 시간은 순식간에 흐르고, 최종 진선미 우승자 발표가 있었다.

미스 싱가포르 진에 해당하는 미스 글로벌 뷰티퀸의 발표.


모두들 숨죽인 가운데 불려지는 이름은 바로 내가 메이크업을 담당했던 그녀, 프리실라 였다.

그녀도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마치 내가 상을 받는 것 마냥 너무 기뻤다.


미스 싱가포르 선발대회에서 겪었던 메이크업 아티스트로서의 경험은 나에겐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추억으로 남았다.


싱가포르 최고 미녀의 메이크업을 담당했던 특별한 한국인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되었으니깐.


misssp.jpg 2016년 미스 싱가포르 글로벌 뷰티퀸 - 프리실라 마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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