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커리어 아티스트 Feb 12. 2024

Less is more

다이어트에 많은 비용을 투자한 이후 깨달은 진리 

이제 설날도 지났으니 진짜 2024년 새해이다.


매년 새해가 될 때마다 무조건 1위 목표였던 "다이어트"


마지막 설 연휴날인 오늘은 다이어트에 대한 나의 수많은 시행착오를 떠올려본다. 

본격적인 다이어트를 했던 경험은 바로 결혼식 준비 시절, 그리고 출산 후였다. 특히 출산 이후의 다이어트는 정말 쉽지 않았다. 출산 후 모유수유를 하면 저절로 살이 빠진다는 말도 있었으나, 출산 후 100일이 지나도, 1년이 지나도 살은 전혀 빠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초보엄마인 시기라, 아기에게 신경을 쓰느라, 상대적으로 나 스스로에겐 신경 쓸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 


그러던 어느 날, 여느 때처럼 아기를 안고 재우다가 문득 옷장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보게 되었다.  

목 부분은 있는 대로 늘어나고, 아기 콧물과 이유식이 덕지덕지 묻어있는 펑퍼짐한 티셔츠를 입고 있던, 피곤에 쩌든 표정으로 살이 있는 대로 뒤룩뒤룩 찐 낯선 아줌마가 있었다. 초라함과 우울함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자괴감을 넘어 슬퍼지기도 했다. 그러고 보니 회사 다니던 시절 입던 정장들 중에선 이제 맞는 옷이 전혀 없었다. 출산을 하고 나서도 한동안 임부복을 입어야 할 만큼 살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다이어트를 할 때 우리는 수많은 유혹에 흔들린다. 그 와중에 단단한 중심을 잡으려면 "나는 왜 다이어트를 해야 하나?"라는 질문에 대한 확실한 이유가 필요하다. 그때의 나는 자신감을 찾고 싶다는 강력한 동기부여가 있었다. 돼지처럼 살이 찌고 게으른 모습이 아니라 예전 프로페셔널한 커리어우먼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이대로 직장으로 복귀하면 출근할 때 입고 갈 옷이 하나도 없었을뿐더러, 그렇다고 다 늘어난 펑퍼짐하고 초라한 모습으로 복귀하고 싶진 않았다. 


다이어트에도 여러 가지 방법들이 다양하고 유행도 있다. 원푸드, 간헐적 단식, 저탄고지 등등 다이어트 방법론과 관련된 모든 다큐멘터리와 서적들을 독파하기 시작했다. 어떤 방법이 나한테 맞을지 몰라서 다양하게 시도해 보았다. 그와 더불어 다이어트에 효과 있다는 보조제, 식품들도 사모으기 시작했다. 그리고 헬스장에 등록해서 규칙적인 운동도 했다. 마음을 먹고 난 이후엔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 보았지만, 효과를 반짝 보다가도 금세 요요현상이 되풀이되곤 했다. 특히 점심까진 그럭저럭 참다가 꼭 저녁에 입이 터져버렸다. 


그때 느낀 건 남들이 좋다는 방법을 따라 하기보단, 나의 상황에 맞는 방법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다짐이었다. 인스타 광고를 보다가 혹해서 구매했던 온갖 종류의 다이어트 식품들을 모두 다 버렸다. 유통기한이 지나려고 하는 것도 있었는데 아깝다고 그대로 두었었던 것들을 눈을 딱 감고 쓰레기통으로 버렸다. 다이어트는 그런 식품들을 "더"먹는 것이 아니라 음식 자체를 "덜" 먹는 것에서 시작했다. 그래서 매일 먹는 일반식에서 밥을 무조건 반공기로 줄이는 것부터 시작했다. 닭가슴살과 샐러드만 먹는다면 물론 체중 감량 속도가 더 빨라졌을지도 모르겠지만, 평생 그렇게 먹을 자신이 없었기에 일반식을 그대로 먹되 먹는 양을 평소보다 조금씩 줄이기로 했다. 그리고 특히 저녁식사는 6시 전에 먹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수면시간도 무조건 일정하게 지켰다. 늦게자면 또 야식의 유혹에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처음 며칠만 가고 그대로 매달 기부만 하던 헬스장 멤버십도 취소했다. 돈을 자꾸만 쓰기보단, 아주 작은 운동 습관을 키우는데 집중했다. 대신 무슨 일이 있어도 30분 걷기 운동을 하기로 했다. 일어나서 눈을 뜨자마자 바로 운동복으로 갈아입었다. 의지가 약해질 것 같으면 아예 레깅스를 잠옷 대신 입고, 다음날 졸린 눈을 비비며 바로 공원으로 향했다. 아침 30분 걷기 운동을 빼먹지 않았고, 저녁 퇴근 후엔 홈트를 했다. 체력이 워낙 달려서 홈트도 10분부터 가벼운 스트레칭 위주로 시작했다. 10분이 익숙해지자 20분, 그리고 30분으로 서서히 늘려갔다. 무리하지 않게, 천천히 대신 꾸준히라는 루틴을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10킬로 감량에 도달했다. 이제는 예전에 입던 옷 사이즈를 무리 없이 입을 수 있다. 다이어트는 많은 비용이나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도 충분히 달성 가능한 것이었다.


40대에 접어들다 보니 다이어트는 체중감량이라는 미용의 목적보다는 체력 증진 혹은 건강 유지를 위한 목적으로 바뀌었다. 다이어트의 의미가 예전과는 다르게 다가온다. 아프지 않고 오랫동안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내 몸을 아껴가면서 하는 건강관리의 개념에 더 가깝다. 자신감을 되찾으면서도 괴롭지 않을 수 있는 다이어트 방법도 얼마든지 있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혼자서의 의지만으로 어렵다면 같은 목표를 갖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커뮤니티를 만들어서 짧은 기간 동안 인증을 하면서 작은 성취를 이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주 작은 생활습관부터 변화를 주는 것에서, 그리고 그 작은 습관을 해낸 나 자신을 칭찬하면서부터 성공적인 다이어트가 시작되는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를 소중하게 아끼는 마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