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벌써 6개월이 되었고 많은 일이 있었다.
우선 어린이집에서 연락이 와서 내년 3월부터 입소가 가능하다고 했다. 국공립이라서 크게 기대를 안 했는데 어린이집에서 상담을 받아보니, 0세 반이 생긴 지 별로 안 돼서 가능한 것이었다. 1세 반은 TO가 1명이라고.. 어린이집에 도착하자마자 정말 폭풍질문을 했고 (나름 천천히 한다고 했지만), 원장님도 그 마음을 아셨는지 걱정되시죠?라고 물어보며 자기도 그 마음을 이해한다고 말씀 주셨다. [참고차 지인들에게 공유받은 질문 리스트를 공유한다]
1) 대락적인 하루일과, 낮잠시간과 환경
2) 반 인원, 성비, 선생님 배정인원 (경력, 근속연수)
3) 평균적인 등하원 시간, 연장반, 방학 유무
4) 식사시간 (조리, 업체)
5) 알림장 여부
6) cctv 유무, 열람 가능 여부
상담 후에 어린이집을 나서면서 마음이 심란했다. 이 어린것이 벌써 사회생활을 하다니, 기특하면서도 찡했다. 일하는 엄마밑에 있어서 너무 빨리 사회생활을 하는 것은 아닌지. 만 1살이 될 때까지는 하루에 몇 시간 정도만 짧게 다닐 예정이지만, 어린이집을 다니는 순간부터 엄청 아프다는 말을 너무 많이 들었기 때문에 너무 많은 걱정이 든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대망의 이유식 첫날. 사실 나는 시판을 하려 했었다. 그러다가 주변에서 요즘 음식 때문에 성장호르몬 문제가 있는 아이들이 많고, 초반에는 만드는 것이 어렵지 않다는 말에 솔깃하여 이것저것 주문하다 보니 정말 준비물은 혼수 마냥 끝도 없었고, 저녁에 그 많은 준비물들을 열탕하다가 급 너무 힘들어져서 한숨을 백만 번 한 것 같았다.
육아는 아이템빨이라고 했는데, 이유식도 아이템빨인가... 정말 마지막까지 미루다가 만 6개월이 되기 3일 전에 베이비무브라는 이유식기계 구매로 시작하였다. 첫 시작인 미음도 쌀을 불려서, 찌고, 다시 믹서기로 걸쭉하게 갈아주고... 미음 큐브 얼리고 다시 세척하는 것까지 완료하니 벌써 시계가 10시 반을 향하고 있었고, 아기가 새벽 5시에는 기상을 하기 때문에 나의 수면시간이 단축되는 것 같아져서 마음이 급해졌다. 아니 미음도 이렇게 힘든데, 나중에 과일, 채소까지 하면 도대체 얼마나 걸리는 거야? 가능한 거야?라는 생각과 함께. 하지만, 다음날 아기새처럼 잘 받아먹는 아기를 보면서 함박웃음을 하는 나를 보면서 그래... 내가 엄마긴 엄마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나는 우리 엄마를 보면서 절대 나는 내 아이를 위해서 너무 많은 희생하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했던 사람이다. 하지만 막상 아이를 양육해 보니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엄마라는 존재는 누군가 강요하지 않아도, 사람마다 수용여부는 다르겠지만도 어느 수준의 희생은 따라올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러한 희생은 칭찬받기보다는 당연시 여기는 것 같다. (그러한 의미에서 칭찬에 후한 남편에게 감사하다) 그리고 그 희생을 보상받기 위해서 자식에게 요구하면 안 된다는 마음은 알지만, "아니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것 같다. 지금은 아기가 본능에 충실한 삶을 살고 있지만, 점점 자아가 형성되고 자기주장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떤 양육이 맞는 걸까, 어떤 엄마가 되어야 할까?라는 생각이 깊어지는 하루다.
험난한 이유식 세계를 함께할 베이비 무브 이모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