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무거운 주제다.
숨 막히게 더웠던 여름의 시작, 뜻밖의 키즈노트 알림이 울렸다. 아들은 등원하지 않은 날이었기에 의아한 마음으로 확인한 알림 내용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우리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서 아동학대 의심 정황이 포착되었고, 긴급 학부모 설명회를 개최한다는 것이다. 선생의 퇴직 처리와 원장의 향후 관리 강화 약속으로 일단락되는 듯했던 사건은, 아동학대 조사센터의 CCTV 포렌직 조사로 또 다른 정황이 발견되면서 경찰 조사로 이어졌다. 전체 학부모 회의에서 피해 아동 어미님의 말씀은 마지막 말씀은 더욱 마음을 무겁게 했다.
"다행히도, 저희 반아이 외에는 해당기간 동안 추가 피해가 없었던 것 같다. 이렇게 전체 회의를 소집한 이유는, 이 사안이 매우 심각한 만큼 모든 학부모님들이 어린이집 환경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주셨으면 하는 바람 때문입니다...".
믿고 맡겨야 할 어린이집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면 부모 된 나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정말 일을 그만두고 아이를 온전히 내가 돌보는 것이 옳은 선택일까. 아이에게 최선은 무엇일까, 나에게 최선은 무엇일까. 끝없이 이어지는 질문들 속에서, 답을 찾기는커녕 점점 더 깊은 수렁에 빠져드는 기분이다.
주변에 이런 이야기를 꺼내면, "거기 계속 보내도 괜찮겠어?", "다른 곳 알아보는 건 어때?" 등 걱정 어린 시선과 질문들이 쏟아진다. 하지만 내 대답은 늘 똑같다. "대안이 없어요." 집에서 걸어갈 수 있는 어린이집은 딱 한 곳뿐이고, 다른 곳에 대기를 걸어놓았지만 지금 내 순위로는 내년에도 입소가 어려워 보인다. 끝없이 긴 대기 순번을 볼 때마다 '저출산'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느껴진다.
엄마가 되면서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 점점 더 많아지고, 그 속도 또한 빨라지는 것을 느낀다. 지금처럼 막막할 때가 많겠지만, 아이를 위해 옳은 길을 찾아야 한다는 책임감에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