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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영희 Apr 27. 2024

백 년 동안의 불편함


어릴 때는 월,화,수,목,금

토요일까지 백 년 

걸리는 것 같았다

그 시절 그랬다


청춘엔 긍정도 반항도 아닌

떫은 감처럼 퉤퉤

낑깡처럼 시어 인상만 쓰다

나이 차는 게 무슨

뭉쳐진 폐지인양

결혼으로 치워졌던

.

.


요즘, 거울 볼 때마다

놀아야 하는데 놀지 못하고

재미없고 어려운

숙제를 해야 하는 어린 날의

잔뜩 구겨진 일요일 같은

그런 표정이 거기에 있네


감옥의 사형수처럼

어느 날 수인번호 불려지면

꼼짝없이 끌려가야 하는데

혹여 모범수로 가석방된들

수명만 길어진 낡아버린 소식이

무슨 소용이랴

.

.

남아 있는 나날에

몇 번의 4월을 맞이할 수 있을까

.

.

파스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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