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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영희 Oct 24. 2024

그래서 빵을 샀어



왕년의 스타들
잘 나가던 한때를
눈물겹게 추억팔이한다

그때는 말야
라테는 말야
한가락했던
옛날을 자꾸 끌어오니
듣는 이들의 무심한 눈빛

티브이 속
오래 묵은 연예인들이 그렇고
어느 분야든 마찬가지

그나마 문학계는 덜 해
읽고 써 본 사람은
적으나마 한 발 물러서는
처세를 독서라는 행위로
어디서 어디까지
말할지 눈치가 백단
.
.
어제도 그랬어
두 노인이
알록달록 단청 같던
한가락을 또, 또 꺼내더군 

자랑 아닌 척

이제는
너무나, 너무나 낡고 평범해
늘어진 육체가 힘겹고 가여운데
.
.
빛바랜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자니
왕년의 한 자락 없는 나는
그들의 너무나 평범해진
초라함에도 못 미쳐서
슬퍼졌네
그래서 집에 오는 길에
빵을 한 보따리 샀어
.
.
우적우적 씹어 삼키며
내 입으로 떠들지 않아도
세상이 알아서
떠들어 주면 좋을 텐데
어느 작가처럼 말이야

나같이 그냥저냥 늙어
여인아직 다리에 힘이 있어  
이라도 사러 나갈 수 음이 다행일까
아,

슬퍼지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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