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존과 지니 Feb 19. 2016

존과 지니의 하와이 빅아일랜드 자전거 여행 4

킬라우에아, 지구상에서 가장 활발한 화산

2016년 2월 6일 - 킬라우에아(Kilauea)

   

이틀 동안 힘들게 자전거를 탔으니 오늘은 조금 여유를 가져볼 생각다. 자전거로 화산 국립공원을 들렀다가 거의 대부분이 내리막인 길을 달려서 파호아(Pahoa)까지 다. 약 63km의 내리막이 많은 길이.


고지대에 비까지 와서 그런지 밤에 좀 추웠다. 숙소에서 아침을 제공하긴 하는데 직접 찾아먹어야 해서 시리얼과 계란 후라이를 양껏 먹고 든든히 배를 채다.



어제 내린 비가 공기를 씻어주어서 오늘은 정말 화창하게 맑. 원래 이 근처부터 힐로까지가 자주 흐리고 비가 많이 오는 곳이라고 다.



아침부터 강한 햇빛에 수분들이 증발하면서 도로 위에 김이 깔리듯이 흐른다.


오늘은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에 다. 숙소에서는 그리 멀지 않은 거리.



화산 국립공원 입구다. 일반 승용차는 한 차에 15달러, 자전거 이용자나 개인 여행자는 1인당 8 달러다. 한 번 결제하고 영수증을 보관하면 일주일 동안 출입할 수 있. 오전 10 시인 지금은 입장하는 사람이 많지 않.


도로를 따라 들어가면 킬라우에아 비지터 센터가 나다. 킬라우에아에 대한 여러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킬라우에아 분화구 안쪽은 위험하므로 출입금지다. 우리는 오늘 재거 뮤지엄에 가서 킬라우에아의 할레마우마우 분화구를 구경한 후에 킬라우에아 분화구 오른쪽에 있는 이키 크레이터 트레일을 가볼 예정다.


이 그림의 아줌마는 하와이의 섬들을 만들어낸 불과 화산의 여신인 펠레(pele)다. 화나면 화산을 터트려 버리는 아주 성질이 안 좋은 여신이.


킬라우에아 비지터 센터를 나와서 조금 가다 보면 수증기가 올라오는 스팀 벤트가 있다. 내린 비가 지하로 스며들다가 뜨거운 암석과 만나서 다시 증발하는 것이라고 다. 가장 많이 올라오는 곳이 이 두 곳인데  여기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도 여기저기 수증기가 뿜어져 나다.



다시 출발다. 분화구를 따라서 나있는 도로인 크레이터 림 드라이브를 쭉  따라다.



중간에 미군 캠프가 있다. 출입 통제된 곳이 아니길래 잠깐 카페테리아에 들러서 음료수로 목을 축다.


미군 캠프에서 조금만 가면 금방 재거 뮤지엄다. 가는 길에 저 멀리에 마우나 로아가 잘 보인다.


오전에 먼저 갈 곳은 재거 뮤지엄(Jagger Museum)다. 킬라우에아 화산 분화구 근처에 처음으로 화산 관측소를 세우고 화산 활동을 관측한 토마스 A. 재거의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재거 뮤지엄에서 킬라우에아의 주 분화구인 할레마우마우(Halema'uma'u) 분화구가 잘 보다. 펠레의 집이라 알려진 할레마우마우 분화구에서  이산화황 농도가 짙은 연기가 피어오다. 이산화황이 유독하기 때문에 연기가 날아가는 방향은 위험해서 출입 금지되어 있다.


연기가 나는 할레마우마우 주변은 용암이 고여 굳어져  편평다. 화산이 폭발하여 움푹 꺼진 이런 지형을 칼데라라고 다. 백두산 꼭대기도 칼데라다. 또, 화산 전체가 뾰족하지 않고 완만한고 평평하기에 방패 모양 화산이라 하여 순상 화산이라고 한다.   



킬라우에아는 처음에는 마우나로아의 기생화산인 줄 알았는데 조사를 해보니 마우나로아의 용암 줄기에서 뻗어나온 기생 화산이 아닌 하와이 핫스팟으로부터 뻗어나온 독립적인 화산이라고 다.



나마카(Namaka-O-Kaha'i)는 펠레의 언니이자 바다의 여신다. 펠레가 날뛸 때마다 나마카는 해일(쓰나미)을 보내서 펠레를 진정시켰다고 다. 자연 현상을 이렇게 해석해놓은 하와이 사람들의 상상력이 재미있다.



원래 비가 많이 오는 곳인데 어제 비를 쫄딱 맞은 덕분인지 아주 화창다. 할레마우마우는 어두울 때 가면 중심부의 빨간 용암을 볼 수 있다고 하지만 일정상 저녁에 올 수는 없었다.


킬라우에아 화산은 2014년 6월에도 분출해서 2015년 3월까지 근처의 도로와 마을들을 용암으로 덮어버린, 지구상에서 가장 활발한 화산 중에 하나다.  


다시 크레이터 림 드라이브를 돌아나와서 킬라우에아 이키 트레일 입구를 찾아다. 이키 트레일은 킬라우에아 분화구 바로 옆에 있는 이키 크레이터를 가로지를 수 있는 이 국립공원의 대표적인 트래킹 코스다. 입구 근처에 자전거를 묶어두고 트래킹을 한 바퀴 돌고 다. 자전거를 놔두고 가는 건 조금 찜찜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이 특이한 트래킹 코스를 가지 않을 수는 없.




반시계 방향으로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일단 이키 크레이터 주변을 도는 코스로 다.



열대 우림의 멋진 숲길다. 예전에 오아후의 마우나윌리에 갔을 때는 모기떼에 습격당해서 혼났는데 여긴 모기가 없고 쾌적다.



비 온 다음날이라 그런지 이끼들이 아주 풍성하고 싱그럽다. 익히 봐왔던 식물부터 생소하게 생긴 식물들까지, 숲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독특한 느낌이다.  



이키 크레이터를 따라서 주변부를 도는 숲길을 가다가 계단으로 내려가면 이키 크레이터 내부로 들어가게 다.  



이키 크레이터에 도착했다. 마치 다른 행성 같은 모습이. 이키 크레이터는 1959년에 분화했다고 하는데 아직도 여기저기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지면이 따듯다.



위험한 지형이 있는 건지 자연 훼손을 막기 위해서인지 표지판에 아후(Ahu)라는 돌 무더기들 사이로 다니라고 적혀 있다.



이것이 아후(ahu)다. 여기저기 돌 무더기를 쌓아 길을 표시해 놓았다.



분화한지 60년이 다되어가는데 아직도 식물들이 자라기 힘든 땅다. 그래도 이 땅에 적응한 특이한 식물들이 여기저기 자라고 있.  




돌 무더기를 계속 따라가면 사람들이 지나다닌 흔적이 보다.



용암이 서서히 식으면서 수축하여 판형의 바위와 큰 균열이 생겼다.



이키 크레이터의 중심부에 도착했다. 멀리 균열 위로 수증기가 올라오는 것이 보다.



수증기가 분출되는 곳에 한 번 올라가 보기로 다.



아래쪽에 용암 같은 게 있는 건 아니고 스팀 벤트처럼 비 온 후에 스며든 물이 수증기가 되어 올라오는 것다. 뜨끈뜨끈한 김이 올라오니 더워서 잠깐 보고 내려다.


이제 크레이터의 끝에서 끝으로 가로질러 걸어왔다. 다양한 풍경을 즐길 수 있는 멋진 트레일 코스다.



숲으로 들어가는 길 입구에 웬 닭 한 마리가 사람들 주변을 서성이고 있다. 아.. 점심시간이 되어 다들 챙겨 온 도시락을 먹고 있으니 옆에서 얻어먹으려는 것이. 그러고보니 우린 먹을 것도 없네...



크레이터 밖으로 나가려면 들어올 때와 마찬가지로 절벽과 같은 지형에 S자로 난 오르막길을 굽이굽이 걸어 올라가야 다.


S자 길을 굽이굽이 올라가는데 갑자기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다.

자전거를 묶어둔 곳으로 돌아가는 길, 이키 트레일이 잠깐 도로와 만나는 곳 근처에 라바 튜브가 있다.



라바 튜브(Thurston Lava tube)는 앞서 말한 토마스 재거와 함께 화산 조사를 했던 Lorrin Thurston이 1913년 발견한 용암 동굴다. 할레마우마우 분화구와 이키트레일, 그리고 라바 튜브가 가장 주요한 볼거리라 할 수 있다.




라바 튜브는 지표면에 흘러나온 용암이 겉은 굳어버리고 속은 굳지 않고 용암이 빠져나가면서 생성다. 그 자체가 신기하긴 하지만 의외로 볼거리는 없다. 석회암 동굴들처럼 기묘한 모양의 종유석 같은 게 화려하게 있는 것은 아다.



라바 튜브에서 관광객이 들어갈 수 있는 길이는 200m 남짓이라 둘러보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진 않다.

천정에서부터 늘어져 있는 이상한 실 같은 것은 땅 위에 자라는 식물들의 뿌리.



출구로 나와서 비에 젖은 숲길을 슬슬 걸어나다.


이키 트레일의 마지막 구간을 가려는데  다시 비가 쏟아다. 이렇게 비가 많이 내리는 기후라 그런지 길가에는 고사리 같은 신기한 색의 식물들도 자다.



비 오는 이키 크레이터의 모습다. 멀리 할레마우마우에서 솟아오르는 연기도 보인다.



이제 숙소까지 가야 할 시간이 되었다. 다시 자전거를 타고 화산 국립공원을 나와서 볼케이노에서 늦은 점심을 먹기로 다. 조금 허름해 보이는 Lava Rock Cafe에 들어다.



지니님은 샌드위치와 수를 주문다.


는 햄버거... 햄버거 하면 베이컨 치즈 버거가 최고.



점심도 먹었으니 이제 파호아의 숙소까지 내리막길을 내려다.



어딜 가도 동네 개들이 자전거만 보면 짖어대고 난다.



아이나호아(Ainaloa)까지 지름길로 가면 거리가 조금 짧아질 듯해서 마마호아 하이웨이(Hi-11)를 벗어나서 시골길을 달다.



그런데.. 지도 상의 고도표에는 표시되지 않는 올록볼록한 이상한 길이라 오히려 체력 소모가 심해다. 환경 파괴 문제로 평탄화 작업은 전혀 하지 않고 그냥 올록볼록한 지형 위에 도로만 깔아버렸나 다.



다시  큰길로 나와서 130번 도로를 타고 파호아의 숙소에 도착다. 집주인은 토요일 저녁 지역 행사에 패션쇼를 하러 간다고 나타나지도 않아서 알려준 대로 문을 열고 들어가서 예약했던 별채를 편하게 이용다.


이 집은 화장실 겸 욕실이 실외에 있는데 화장실 불을 켜보니 개구리들이 벽에 붙어 있다. 모기나 날벌레를 잡아먹는 동물들은 좋아하니 쫓아내지 않고 가만히 다.   



언제나 그렇듯이 샤워 후에 저녁을 먹을 겸, 동네 마실을 나다. 버거킹과 롱드럭(대형 슈퍼마켓)이 있을 만큼 파호아는 나름 번화한 시골다.



피자집도 두 군데나 있고 각종 음식점도 있고 거기다가 해가 저물었는데 다들 문을 열고 있. 규모가 크진 않지만 유흥가 같은 느낌다.


그중에서 거의 끝집인 Kaleo's Bar & Grill에 들어다. 현지인들로 붐비는 곳이 왠지 맛있어 보였.



항상 그렇듯이 코나 생맥주를 한 잔씩 먼저 주문하고...



스테이크와 바베큐 폭립도 주문다. 둘 다 맛있.



웨이터가 사진도 찍어줬다. 둘이 함께 찍은 사진이 몇 없는데 좋.



자전거를 탄 총 거리는 65km 남짓... 자전거를 많이 타지는 않았지만 화산 국립공원에서 이런저런 활동을 많이 한 하루였다. 내일은 빅아일랜드 동부의 옷걸이 모양 길을 달려서 빅아일랜드의 큰 도시인 힐로(Hilo)까지 다.


이전 20화 존과 지니의 하와이 빅아일랜드 자전거 여행 3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