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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Feb 26. 2016

존과 지니의 하와이 빅아일랜드 자전거 여행 8

별 바로 아래, 마우나 케아

2016년 2월 10일 - 번외편 1 마우나 케아



하와이 빅아일랜드를 자전거로 한 바퀴 열심히 돌았으니 이제 휴식의 시간이 필요다.

오늘은 자전거를 타지 않고 하와이 빅아일랜드의 대표적인 투어 코스라 할 수 있는 마우나 케아(Mauna Kea) 화산의 정상을 올라가서 일몰을 보고  별 관측을 할 것이다.


빅아일랜드의 마지막 4일 동안 코나에서 묵을 숙소는 에어비앤비에서 빅아일랜드 최고의 평가를 자랑하는 집다. 주인 아저씨가 자전거도 실내에 들여놓을 수 있게 해주시고 원래 조식 제공이 없는 집인데 캡슐 커피에 그릭 요거트와 자몽  통조림을 내어주시는 주인아저씨의 친절한 배려가 고맙다.



큰길 바로 옆이지만 차로 들어오려면 빙빙 돌아서 들어가야 하는 동네 제일 구석 집다. 덕분에 조용하고 아담한 게 좋다.



마당에도 여러 종류의 꽃들이 피어 있다.


이 꽃이 바로 하와이주의 주화인 노란색 히비스커스다. 하와이 무궁화라고도 한다.



오후 2시 20분에 시내 쇼핑센터에서 마우나케아로 가는  관광버스를 타야 하니 오전에는 코나를 둘러보기로 다. 숙소에서는 40분 정도 걸어가야 다.  큰길에는 어김없이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다.



코나의 중심지인 카일루아 만에 도착했다. 배들이 정박할 수 있는 부두가 있고 양 옆으로 작은 해변이 있다. 철인 경기에서 바다 수영의 출발점이기도 다. 그래서 그런지 근처 기념품 가게에서 철인 관련 기념품들도 판다.



부둣가에 사람이 왜 이리 많은가 했더니 커다란 초대형 크루즈가 근처에 정박하면서 승객들이 잔뜩 들어왔.



카메하메하 코나 호텔 앞에는 조그만 해변이 있다.



물이 얕고 맑아서  물속의 물고기들이 보다. 물고기가 참 많이 보이고 물도 맑으니 내일은 여기서 스노클링을 해야겠다.



돌 위에는 큼직한 게들이 잔뜩 모여 다.



슬슬 점심 먹으러 다. 가게 이름 그대로 해변에서 약간 떨어진 Quinn's Almost by the Sea에 오픈 시간인 11시에 맞춰서 들어가 앉다.



방금 오픈한 시간이라 아직 손님이 없지만 나갈 때는 손님들로 바글바글하였다.



오늘은 자전거도 안 타고 운전도 안 하니 맥주부터 한 잔 다. 항상 시원하고 무난한 코나 롱보드 생맥주


그리고 디럭스 샘플러와 새우를 주문다. 추천할만한 맛있는 집다. 가격도 코나치고는 저렴한 편이.



배를 채우고 나서 해야 할 일은 적당한 옷을 사야 다. 자전거 여행을 해야 하니 아주 가볍고 얇은 옷들 밖에 가져오질 않았는데 고지대에서 저녁에 별을 보기 위해서는 따듯한 옷이 필요하. 투어 업체에서 두꺼운 잠바는 제공해주니 적당한 상의와 바지를 사러 코나 커몬 쇼핑센터에 있는 로스(Ross)에 다.



걸어가서 느긋하게 고르다가 갑자기 계산대에 사람이 몰려 한참 걸리는 바람에 관광버스까지 허겁지겁 뛰어다. 열심히 뛰어갔는데 정작 다른 사람 늦게 와서 안 뛰어도 될 정도로 한참 기다렸다.


이제 조그만 관광버스를 타고 섬 중심부를 관통해서 올라다. 빅아일랜드 중심부 고지대는 죄다 군시설다.



해발  2000미터쯤에 위치한 공원 화장실에서 잠시 쉬어 다. 발 0미터의 해변에서 해발 3000 미터를 급격하게 올라가는 것이라 1차적으로 여기서 잠깐이나마 쉬는 것이 고산지대 적응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우리가 타고 온 14인승 소형 관광버스다. 버스 옆의 남자가 드라이버 겸 가이드다. 치와는 달리 절하고 세심한 친구였다.



다시 출발해서 할레아칼라 입구의 비지터 센터에 도착다. 여기서 제공해주는 저녁을 먹으면서 한 번 더 고도에 적응한 후에 마우나케아 정상에 올라간다고 한다.



비지터센터부터 정상까지는 비포장길다. 렌터카로 개인적으로 올 때는 보험이 안되는 구간이라고 다. 그래도 많이들 올라간다.



올라가는 도중에 잠깐 마우나로아 화산이 잘 보이는 전망 포인트에 멈다. 하와이의 화산들은 각자 특기가 있다. 마우나케아가 별을 보는 천문으로 유명하다면 마우나로아는 대기를 측정하는 기상 관측으로 유명하고 그 옆의 킬라우에아는 화산활동을 연구하는 지질학으로 유명다.


해발 4200미터의 마우나케아 정상다. 10여 동으로 이루어진 다양한 천문대가 있다. 그 의미는 이곳이 세계에서 별을 관측하기 가장 좋은 곳 중에 하나라는 뜻다.


이 곳의 천문대 중에는 대학이나 NASA에서 설치한 천문대도 있고 여러 나라의 연합 천문대도 있다.



마우나케아는 하얀 산이라는 뜻으로 산봉우리에 눈이 많이 쌓인다고 다. 원래 이 시기에는 스노우 보드나 스키를  타도될 만큼 눈이 쌓이는데 올해는 이상 고온 현상으로 눈이 없다고 다.


천문대 옆으로 해가 점점 저물고 있다. 마우이섬의 할레아칼라가 일출 명소라면, 이곳 마우나케아는 일몰의 명소다. 동그란 지붕의 쌍둥이 천문대는 세계에서 가장 큰 광학 망원경이 있는 M.W. 켁 천문대다.



구름 위의 산 정상에서 하와이의 선셋을 감상다.  이곳은 산소가  아랫동네의 60% 밖에 안 되어 고산증이 올 수 있다고 다. 머리가 어지럽고 속이 안 좋아져서 무리하지 않고 버스에 들어가서 다.



마우나케아 정상은 별을 보기엔 좋지만 너무 춥고 산소도 부족하니 별 관측은 비지터 센터 근처로 내려와서 시작다.


빛이 없을수록 별이 잘 보이기 때문에 각 투어 업체마다 지정된 관측 사이트가 있나보다. 컴컴한 공터에 도착하니 투어 업체에서 꽤 성능 좋은 천체 망원경을 설치해서 여러 성운과 성단을 보여 다. 비지터 센터에서도 무료로 망원경을 설치하고 보여준다고 해서 그쪽엔 개인 관광객들이 바글바글 몰려 있다. 우리는 비지터 센터에서 좀 떨어진 근처에 별 관측을 방해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깜깜한 산 속에서 별을 본다.


해가 저무니 맑은 하늘에 무수한 별들이 나타다. 마침 그믐에 가까워 달도 금방 지면서 더 많은 별들이 나타다.


도 휴대폰 카메라로 별을 찍어다. 초점거리를 최대로 하고, ISO는 400~700, 셔터 스피드는 30초... 30초 동안 핸드폰을 가만히 놔둬야 다.

몇 번 연습했지만 처음에는 선명하게  안 찍힌다. 그래도 몇 번 시도하니 별이 찍혔다.  


기본적인 영어는 알아들을 수 있지만 생소한 단어가 많이 나오니 가이드의 설명을 듣기가 쉽지 않다. 학 시절 읽었던 천문학책과 별자리책에서 얻었던 지식들을 열심히 기억해내서 지니님에게 이야기해다.

 

가운데 상단의 플레이아데스 성단이 잘 보이고
가운데 V자는 황소자리
왼쪽 밝은 별은 마부 자리 카펠라



마찬가지로 황소자리인데 왼쪽 아래는 오리온 자리의 상반신이.



투어 업체에서는 초록색 레이저 포인터로 별자리를 설명해주기도 하고 가져온 천체 망원경으로 오리온자리 장미 성운. 안드로메다 대성운, 센타우르스 오메가, 쌍성 등을 보여다.

별 관측 중에도 날씨가 쌀쌀하니 투어 업체에서 코코아와 초코 쿠키를  준비했다. 별을 보면서 먹는 핫초코도 맛있다.


계속해서 많은 별들을 다. 별자리는 밝은 별들을 이어놓은 것인데 여기는 밝은 별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별자리가 눈에 잘 안들어올 정도다.


가운데는  쌍둥이자리

왼쪽의 거꾸로 된 오각형은 부자리



별 보기를 마치고 밤 11시가 다 되어 다시 쇼핑센터에 도착다. 오늘 하루 종일 여러 가지를 설명도 하고 운전도 하고 별도 보여주면서 늦은 밤까지 많은 수고를 한 가이드에게 팁을 적당히 쥐어줬더니 티나게 즐거운 모습으로 돌아다.

우리의 행복한 여행에 도움을 주는 사람들도 함께 행복해지는 바램으로 팁은 넉넉히 다.



환상적인 별 하늘을 본 하루였습니다. 나름 강원도 산간 오지나 섬에서도 별하늘을 봐왔지만 여기와는 비교 불가다. 앞으로 생애에 이보다 많은 별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몇 번 없을 것 같다. 이런 멋진 광경을 보고 서울로 돌아와서 시뿌연 하늘을 보니 숨이 막힐 지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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