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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Jul 24. 2023

존과 지니의 뉴질랜드 남섬 자전거 여행 27

크라이스트처치 직전, 다필드(Darfield)까지

2023년 1월 18일


주행 경로 및 거리 : 메쓰벤(Methven) - 다필드(Darfield) 63 km

총 주행거리 : 1,102 km


오늘은 메쓰벤에서 다필드까지 달린다. 총 주행 거리는 63 km 정도인데 77번 도로를 이용하지 않고 한적한 도로 위주로 달리기로 한다. 


메쓰벤의 숙소는 조식 포함으로 예약했다. 뉴질랜드에서 조식을 주는 숙소가 그리 많지 않은데 아침에 문 여는 식당이나 카페도 그리 많지 않으니 조식을 주는 곳이 편하다.


창 밖으로 평야가 쭉 펼쳐지다가 그 끝에 거대한 산이 보이는 테이블에 앉아서 조식을 먹는다.


창 밖에 보이는 저 산이 마운트 헛(Mt. Hutt)으로 겨울에 스키를 탈 수 있는 산이다. 꽤 멀어 보이는데도 이 마을이 저 스키장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인 듯하다. 


아침 식사를 든든히 했으니 이제 출발이다. 


숙소 자체가 마을의 출구 쪽에 있어서 바로 메쓰번을 벗어나게 된다. 초반 20 km 정도는 계속 약한 오르막이다.  



스키를 타러 가는 것이라면 마을을 벗어나서 만나는 갈림길에서 77번 도로를 따라 좌회전해야 하는데 우리는 라카이아 강을 건너가야 하니 작은 길을 그대로 따라서 직진하면 된다. 이제는 익숙한 뉴질랜드 내륙의 초지가 쭉 펼쳐진다. 


길 끝에서 다시 77번 도로와 만나게 된다. 여기서 우회전하면 라카이아 고지 (Rakaia Gorge)로 가게 된다. 


이제 오르막길이 끝나고 내리막길이 나온다. 라카이아 고지의 고지(Gorge)는 협곡이란 뜻으로 그랜드 캐년의 캐년(Canyon)보다 좁고 급한 협곡을 뜻한다. 가파른 협곡을 건너야 하니 도로 내리막길도 꽤 가파르다. 


내리막길을 쭉 내려가면 라카이아 강을 건너는 다리가 나타난다. 


이 다리 양쪽으로 라카이아 협곡을 볼 수 있다. 무성한 숲 아래로 환한 색깔의 절벽이 있으니 꽤나 특이하게 보인다. 


협곡을 건넜으니 다시 오르막길로 올라가야 한다. 내려왔던 경사도에 비해서는 완만하고 짧은 오르막길로 느껴지는데 그래도 오르막길이라고 힘들다. 


언덕 아래로 라카이아 고지가 보인다. 몇 년 전에 그랜드 캐년을 보고 와서 그런지 협곡이라고 해도 무언가 작고 완만하고 아담해 보인다. 그러니 캐년이 아니고 고지겠지. 


라카이아 고지를 지나면 작은 삼거리에서 호로라타(Hororata) 쪽으로 가야 한다. 호로라타는 작은 마을이지만 식당이 있으니 점심 보급 장소로 정했다. 이대로 77번 도로로 가면 코알게이트(Coalgate)에서도 보급할 수 있긴 한데 호로라타로 이어지는 작은 도로가 77번 도로보다 더 한적한 길로 갈 수 있을 것 같다.  


호로라타 가는 길은 생각보다는 깨끗하고 차도 거의 없어서 달리기 좋았다. 은근한 내리막길이라 그리 힘들지도 않았다. 


로터리를 만났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가면 곧 호로라타에 도착한다. 


호로라타도 작은 마을이라 카페 겸 바가 딱 하나 있다.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근처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몰려오는 것 같다. 


비프버거와 베이컨치즈토스트를 주문하고 진열장에 마지막 남은 스테이크 파이도 하나 주문한다. 몇 개씩 사가는 사람도 많으니 고기 파이 종류는 금방 품절되고 손님 몇 명이 더 왔지만 텅 비어버린 파이 진열장을 보고 실망한 표정으로 돌아간다. 페어리의 빵집이 파이 맛집으로 유명한 것 같았는데 여기 파이가 더 맛있었다. 버거와 토스트도 맛있어서 지니님은 여기가 빵으로 식사한 곳 중에 가장 맛있다고 한다. 


점심을 만족스럽게 해결했으니 이제 다필드로 조금만 더 달리면 된다. 호로라타에서 다필드 사이에도 강이 하나 있고 건널 수 있는 다리가 위, 아래에 하나씩 있어서 어디로 가든 문제는 없지만 77번 도로보다는 작은 도로가 달리기 편할 것 같으니 아래로 간다. 


오늘 코스가 길지 않은데 적당히 구름 낀 하늘에 약한 내리막으로 달리니 쉽게 쉽게 갈 수 있다. 


다필드로 가는 중간에 작은 길까지 합치면 무려 8갈래로 뻗는 8거리 교차로인 샤링 크로스(Charing cross)가 있다. 완벽한 8거리는 아니고 큰 사거리에 곁가지로 작은 길이 4개가 바로 붙어있다. 갈래길 수만 보면 교통의 요지 같지만 사유지를 피해서 어쩔 수 없이 생긴 시골 갈림길의 우연한 중첩인 듯하다. 여기서 다필드 방향으로 올라간다. 


넓은 평야다. 양 옆으로 노랗게 익은 밀밭이 끝없이 펼쳐진다. 


우리는 뒷길로 들어가지만 77번 도로와 73번 도로가 만나는 다필드에 도착했다. 무언가 새로 지은 것 같은 신축 주택이나 공사 중인 구역이 있어서 새로 생기는 베드타운 같은 느낌이다. 


여름이라고 해바라기가 있다. 숙소에 체크인하고 동네를 둘러보았는데 끌리는 식당이 없으니 또 마트에서 식료품과 와인을 사다가 숙소에서 해결한다. 


이제 다필드에 도착했다. 다필드에서 크라이스트 처치까지는 50여 km 정도 밖에 안 되니 사실 오늘 크라이스트 처치에 들어가도 되는 일정이었지만 느긋하게 달렸다. 크라이스트 처치에 들어가면 자전거를 박스 포장할테니 내일이 뉴질랜드에서 마지막으로 자전거를 타는 날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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