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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Jul 19. 2023

존과 지니의 뉴질랜드 남섬 자전거 여행 26

제랄딘에서 메쓰벤으로 우중 라이딩

2023년 1월 17일


주행 경로 및 거리 : 제랄딘 (Geraldine) - 메쓰벤(Methven) 69 km

총 주행거리 : 1,039 km


아침에 일어났더니 비가 온다. 어제 저녁에 사둔 라면에 밥도 말고 치킨 샐러드와 바나나까지 먹었다. 체크아웃 시간이 다 되었는데 계속 비가 온다. 이제 출발해야 한다. 오늘은 메이필드를 지나서 메쓰벤으로 가기로 한다.


제랄딘 출구에 이정표가 보인다. 우리는 내륙 루트로 간다.


경치가 좋은 길이라지만 비가 오고 안개가 자욱하니 뭐 보이는게 없다. 비는 잠깐 그치는 듯 하다가 또 쏟아지고...


여행 초반에 지나갔던 애쉬버튼 근처를 지나가게 된다. 내륙 루트라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1번 국도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1번 국도 우회길이라 할 수 있다.


중간에 메이필드를 지난다. 표지판을 보니 메이필드는 옥수수가 나는 곳인가보다.


빗속을 뚫고 메이필드에 도착했다.


오늘은 보급할 곳이 많지 않으니 메이필드에서 점심을 해결해야 한다.


지니님은 슈니첼 샐러드를 주문하고 나는 따듯한 런치버거를 주문했다. 생각한 대로 조금 허접한 음식들이 나왔다. 다른 사람들도 비슷비슷한 걸 먹는다.


점심을 먹고나니 비가 그쳤다. 메쓰번으로 가는 길은 72번 도로를 따라가는 길 대신 작은 지름길로 가는 방법이 있다.  


그 지름길로 가려는데 공사 중 표지판이 있다. 공사 때문에 통행이 안 될 수 있으니 잠깐 고민하다가 일단 가보기로 한다.


공사로 막히면 돌아나가겠다는 생각으로 들어갔더니 정말 공사 중이다. 다행인 것은 공사장 사람들이 우리를 보더니 지나가도록 친절하게 유도해준다. 덕분에 공사 구간을 쉽게 통과한다.


공사 구간이라해도 마을사람들은 통행이 가능한데 외부 차량들은 통행이 금지되는 것 같다. 통행이 막힌 덕분에 공사구간이 끝나도 차들이 없는 한적한 길을 달릴 수 있다.


애쉬버튼 강은 우리나라 한강처럼 상류에서 남강과 북강이 나뉘어지니 두 번 건너게 된다. 강 이름 그대로 하류에 애쉬버튼이 있다.


애쉬버튼 강을 두 번 건너서 77번 국도와 만나면 곧 메쓰번이다.


11 km면 멀지 않은 거리인 것 같은데 계속 흐린 날씨에 달렸더니 이상하게 지친다.


드디어 메쓰벤에 도착했다.


마을 자체는 꽤 커 보이는데 날씨가 안 좋아서 그런지 사람이 안 보이는 마을이다. 그대로 마을 외곽에 있는 숙소까지 달린다.


이 숙소는 스키 타임 어쩌구 하면서 식당, 술집, 숙박이 다 되는 곳이다. 스키 타임이라는 이름대로 장비를 둘 수 있는 스키룸이 있다. 지금은 스키 시즌이 아니니 여기에 우리 자전거를 보관해준다. 겨울에는 스키를 타러 오는 곳인 듯한데 근처를 보면 딱히 스키를 탈만한 언덕배기가 보이지 않는다.


시설 자체는 조금 오래된 듯 하지만 깔끔한 숙소다. 빨래까지 무료로 되니 비 맞고 달린 우리 옷들을 몽땅 빨아버린다.  


아까 마을을 지나쳐오면서 느꼈는데 궂은 날씨에 다녀오기에는 식당들이 은근히 멀고, 어차피 가봐야 비슷한 메뉴들일테니 그냥 숙소에서 저녁을 먹기로 한다. 내가 먹을 립아이 스테이크와 지니님이 먹을 그릴드프라운. 기대하지 않았지만 꽤 맛있다. 흐리고 바람 부는 날씨에 저녁 먹겠다고 시내까지 나가지 않으니 참 편하다.


72번 내륙 경관 도로(Inland scenic route)를 완전히 따라가진 않고 살짝 지름길로 달려서 메쓰벤에 도착했다. 장기간의 자전거 여행에서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비가 오거나 돌풍이 심하게 부는 날씨인데 다행히 비가 강하지 않게 내리다가 점심에 그쳤다. 사막같은 곳이 아니고서야 이렇게 몇 주씩 자전거를 탈 때 비는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적당한 위치에 식당이 영업중이었던 것도, 점심을 먹고나서라도 비가 그친 것도, 지름길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던 것도, 날씨가 안 좋아도 대부분의 것들을 해결할 수 있는 숙소를 예약했다는 것도 나름대로 운이 좋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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