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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Jul 17. 2023

존과 지니의 뉴질랜드 남섬 자전거 여행 25

페어리에서 제랄딘으로

2023년 1월 16일


주행 경로 및 거리 : 페어리 (Fairlie) - 제랄딘 (Geraldine) 47 km

총 주행거리 : 970 km


오늘은 주행 거리가 얼마 안 된다. 페어리에서 느긋하게 출발하기로 한다. 일단 코딱지만한 페어리라도 중심가라 할 수 있는 바비 스퀘어에서 스테이크 치즈 후추 머쉬룸이 들어간 파이로 간단히 아침을 먹는다. 여기 빵집이 파이 맛집인지 사람들이 모두 여기로 온다. 뉴질랜드 사람들은 간단하게 한 끼 때울 때 고기 파이를 먹는데 내 입맛에는 딱히 맛있는지는 모르겠다.


아침을 먹었으니 이제 출발한다.


페어리 출구에 오늘 목적지인 제랄딘까지 46km라는 이정표가 있다.  79번 도로만 따라가면 된다.


부르케스 고개에서 흘러내려온 물줄기가 강을 이루었다. 강을 건너면 페어리를 벗어나게 된다.


날은 조금 더운데 바람이 어느 정도 불어주니 다행이다.


벌판을 조금 달리면 얕은 오르막길을 오르게 되는데 여기가 그나마 고지대인지 전망대 표시가 있다.


페어리-제랄딘 전망대라 한다. 내륙이지만 평지가 많은 지형이라 꽤 넓은 들판이 한눈에 보인다.


오늘은 전체적으로는 내리막길인데 평지는 없고 언덕을 올라가야 내리막길이 나타나니 계속 힘이 드는 것 같다.


언덕 위에 소들이 일렬로 서서 풀을 뜯는다. 뉴질랜드가 사람은 별로 없어도 계속 나타나는 소나 양들을 보는 소소한 재미가 있다.


약한 오르막길이 계속 나타난다. 갓길이 없는데 캠핑카나 캐러밴들이 커브길에서 아슬아슬하게 추월하니 위협적이다. 이런 부분에서 뉴질랜드는 유럽이 아닌 오세아니아 촌구석이라는 걸 새삼 느낀다.


길이 단순하지만 굽어있는 길에 샛길이 있으면 길을 잘못 들지 않도록 이렇게 중간중간 이정표들이 있다.


드디어 제랄딘에 도착했다. 마을 중심까지 2.5 km 정도 더 가야 한다.


마을 중심 삼거리에 도착했다. 예약한 숙소는 변두리 쪽이라 좀 더 가야 하는데 12시가 넘었으니 점심부터 먹어야겠다.


중심가 근처의 식당으로 간다. 숙박업소 안에 술집과 식당이 붙어있는 곳인데 분위기가 좋아 보여서 들어간다. 시원한 맥주와 함께 스파게티로 점심을 먹는다. 꽤 맛있다.


자전거 여행의 규칙이 몇 가지 있는데 술을 마시면 그날은 절대로 자전거를 타지 않는 것도 우리의 규칙이다. 맥주 한 잔 했으니 조금 떨어진 숙소까지 걸어간다.


중심가에서 조금 떨어졌지만 오늘 숙소도 깔끔하니 마음에 든다. 주인 아저씨도 존이다. 우리에게 차가운 맥주와 웰컴 쿠키를 주니 너무 고맙다. 이 뉴질랜드 초코칩 쿠키 맛있다. 숙소에 일찍 들어왔는데 자전거도 타고 맥주도 한 잔 하니 잠이 온다. 이럴 때는 역시 낮잠이다.


한잠 자고 일어났더니 또 저녁 먹을 시간인데 식당에 갈 만큼 배가 고프진 않다. 마을의 작은 강을 따라 짧은 산책로를 걸어서 슈퍼마켓에 가서 장을 봐온다. 돌아올 때는 강을 건너서 돌아오니 거리는 짧아도 소소한 산책의 재미가 있다.


뉴질랜드의 작은 동네는 딱히 먹을만한 식당이 없을 때가 많다. 오늘도 아까 슈퍼에서 사온 연어와 치킨샐러드와 옥수수로 저녁을 때운다. 싼 가격에 혹해서 사온 어니언 수프는... 실패다.


여행의 피로가 꽤 누적된 듯하다. 그럴 때는 일정을 조금 줄이고 푹 자는 것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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