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의 첫 자전거 타기를 시작한다. 4월초는 뭐니 뭐니 해도 벚꽃이다. 벚나무는 생각보다 많은 곳에 있기 때문에 일부러 벚꽃 명소를 찾아갈 필요는 없으니 서울에서 멀지 않은 곳 중에 벚나무가 많은 코스를 구성해서 75 km 정도 달려본다. 큰 오르막길은 없고 언덕길이 싫다면 용문으로 가면 쉬운 코스다.
경기도의 벚꽃 명소를 뽑으라 하면 빠지지 않는 곳이 여주 흥천면 귀백리의 벚꽃길이다. 이전에도 다녀왔던 곳이고 그때는 흥천면사무소에서 시작했는데 이번에는 그 바로 옆 동네인 금사면에서 출발하기로 한다. 먼저 금사면사무소에 주차하고 출발한다. 교통이 좋은 곳은 아니라서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그나마 가까운 지하철 경강선으로 세종대왕릉역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버스를 이용한다면 여주터미널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이번에 금사면에서 출발하는 이유는 면사무소 근처에 아침식사를 먹을 수 있는 식당이 있어서다. 근처에 골프장이 있어서인지 아침식사를 하는 식당이 있다.
배를 채웠으니 이제 출발한다. 일단은 귀백리 벚꽃을 봐야 하니 333번 도로를 따라서 상백리를 거쳐 귀백리 사거리까지 이어지는 벚꽃길을 달린다.
뭔가 나무들이 앙상하다... 아직 개화가 덜 되었나? 싶은데...
작은 터널을 하나 지나니 벚꽃이 활짝 펼쳐진다. 다행이다. 벚꽃은 월요일에 애매하게 피어버리면 주말에는 떨어지기 시작하니 생각보다 제대로 보기는 힘든 이벤트다.
복대교차로에서 상백교를 건너면 여주 벚꽃길의 시작이다.
여기 귀백리 벚꽃길은 나름 유명한 곳이라 해마다 벚꽃 축제를 한다. 전에 왔을 때는 코로나 기간이라 텅 빈 도로를 달렸는데 오늘은 교통을 통제하고 축제장을 만들었다. 보행자들이 많으니 우리도 자전거를 타지 않고 슬슬 걸어서 축제 구경을 한다.
사람들 틈에서 벚꽃길을 실컷 보았다. 귀백리 사거리는 벚꽃 보러 온 차들로 엉망이다. 얼른 벗어난다.
여주보부터는 333번 도로를 벗어나서 남한강 자전거길로 내려간다.
여주보부터 여주시내 사이는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엉망인 누더기 자전거길이다.
길 위로 벚꽃이 또 잔뜩 피어있다.
남한강 자전거길에서 노면이 가장 안 좋은 곳은 여주 시내 구간이다. 자전거길로 내려가지 않고 한적한 차도로 달리는 게 낫다.
여주대교에 도착했다. 이번에도 지평까지 갔다 올 생각이라 남한강 자전거길을 벗어나서 여주대교를 건너간다.
신륵사 앞을 지나서 약한 고개를 넘는다. 이제부터 345번 도로만 그대로 따라가면 된다.
여주도 은근히 차가 많은 곳이다. 천송교차로에서 좌회전해서 빠져나가면 조금 한산해진다.
깨끗하게 포장되어 있는데 마무리가 덜 되어서인지 공사 중으로 통제되어 있는 포장길이 있다. 차도는 중앙선에 화단이 있어 우리가 차도를 이용하면 그대로 정체가 될 테니 이 통제된 길로 달린다.
구둔역 가는 이정표가 있다. 사진 찍는 명소라는 구둔역 입구를 여러 번 지나가는데 정작 구둔역엔 가본 적이 없다.
무왕리에서 무왕리고개를 넘어간다. 낮고 짧은 고개지만 S자 헤어핀이 있는 고개라 그런지 제대로 된 오르막길로 느껴진다.
이제 지평까지 쭉 내려가면 된다. 중간에 석불역의 이쁘장한 건물이 눈에 띈다.
낚시터로 나름 유명하다는 월산저수지를 지나 조금만 더 가면 지평면 읍내가 나타난다.
원래 여기 지평면에서는 시장 골목의 분식집에서 칼국수를 먹을 생각이었는데 아직 배도 덜 꺼져서 가볍게 먹고 싶다. 마침 시장 입구에 깔끔하게 새로 생긴 빵집이 눈에 띄니 들어가 본다.
지니님은 튀긴 빵 종류보다는 바삭하게 구운 페스츄리 종류를 좋아하는데 지니님 취향 저격의 구운 꽈배기빵이다. 3개 먹고 또 2개를 더 주문해서 먹는다.
맛있는 걸 먹고 잘 쉬었으니 다시 출발한다.
지평역 근처를 지나가는데 마침 기차가 지나간다.
지평에서 용문으로는 그릇고개라는 낮은 고개를 하나 넘는다. 여기서 용문면으로 들어가면 아주 편하게 남한강 자전거길로 합류할 수 있는데...
화전리 쪽으로 342번 도로를 따라간다. 여기로 가면 괜히 우회하면서 고개를 넘는 길이다.
도시락재라는 작은 고개를 또 넘는다.
내리막길을 쭉 내려가면 삼성리 쪽이다.
여기도 강변에 벚꽃길이 이어진다.
근데 길이 끊기면서 비포장 공사구간이 나타났다. 걸어서 넘어갈까 했는데 길어 보이니 다시 되돌아나와 조금 돌아서 마을길로 간다.
보급도 하고 쉴 겸해서 원덕역에 잠시 들른다.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드는 역이다.
중앙분리대가 있지만 자전거길도 있는 342번 도로를 이용해서 신내교차로까지 가면 다시 천변 자전거길로 갈 수 있다.
신내 교차로에도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봄 벚꽃 시즌이라 다들 시즌온 하러 나왔나 보다. 다들 도로로 어디론가 달리는데 우리는 한적하고 차 없는 길로 가고 싶다. 마을길로 들어가서 천변길을 따라간다.
평해길 6코스 거무내길이라고 된 안내판이 있는데 어쨌든 이 길을 따라가면 남한강 자전거길로 합류한다.
여기서부터 다시 벚꽃길이 시작된다. 남한강길을 걷는 사람들은 여기까지 오진 않으니 한적하면서 멋진 벚꽃길이다.
남한강 자전거길로 합류하니 이제 사람이 많아진다. 그리고 바로 후미개고개를 넘게 된다.
개군면의 개군 레포츠 공원에도 벚나무길이 이어진다. 이포보가 보일 때쯤에는 목련 나무들 몇 그루가 합쳐서 무성하게 핀 목련을 만난다. 이렇게 보니 벚꽃만큼 장관이다.
이포보가 보인다. 거의 다 온 것 같다.
이제 이포보로 한강을 건너간다. 이포대교에도 보행자로가 있어 건널 수 있지만 굳이 차들로 혼잡한 곳으로 갈 필요는 없이 이포보로 건너는 게 편하다.
이포대교에서 이어지는 70번 도로는 이 시간에는 당연히 차가 많고 혼잡하다. 마을길로 우회해서 돌아간다.
마을 쪽에도 벚꽃이 잔뜩 피어있다. 오늘 목표대로 벚꽃은 실컷 본 것 같다.
금서면사무소로 돌아왔다. 이제 살짝 지치고 힘든데 딱 자전거 타기를 끝낸다.
벚꽃 시즌이라 벚꽃을 많이 볼 수 있으면서 차들이나 사람 많은 곳은 최대한 피하도록 달려보았다. 멀리 가면 더 길고 멋진 벚꽃 코스도 있긴 하지만 오늘 달린 구간도 충분히 화려한 벚꽃길이라 만족했다. 2024년 자전거 시즌온의 시작으로 꽤 괜찮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