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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Jul 21. 2024

자전거로 영월 평창 한 바퀴

평창강과 섶다리 

2024년 4월 27일


영동고속도로 기준으로 강원 남부에는 세 개의 큰 물줄기가 있다. 태기산에서 내려오는 주천강과 오대산에서 내려오는 평창강, 그리고 태백에서 내려오는 동강이다. 우리는 진즉에 세 강을 모두 자전거로 달렸는데 오랜만에 다시 달리고 싶다. 오늘은 영월과 평창 사이를 달리기로 한다. 영월군 남면에서 평창까지 고개를 넘어갔다가 평창강을 따라서 돌아오는 80 km 정도의 코스다.  

남면 사무소 옆에 별빛 어울림센터 주차장에서 출발한다. 여기는 반려견 놀이터라고 하는데 오늘은 방문객이 보이지 않는다. 관리되는 화장실도 있고 주차장이 넓으니 편하게 이용한다.


준비하고 출발한다. 사실 일주일 전에 타러 왔었는데 헬멧을 챙겨 오지 않은 데다가 바람도 거세게 불어서 포기하고 다시 왔다.


남면이야 여러 번 지나간 곳이니 조금 다르게 달린다. 남면의 제일 안쪽으로 연당원 둘레에 길이 있길래 조금 돌아서 가본다. 38번 국도로 남면을 지날 때 저수지와 특이한 3층집이 있는 정원 같은 곳이 보이는데 그곳이 연당원이다. 그리고 길 옆의 작은 개천은 연당천이고 이 근처 마을이 연당리다.


이 건물이 38번 국도에서 봤을 때 저게 뭐지 했던 건물인데 그냥 속이 빈 전망대 같은 곳이었다. 연당원 자체는 온실도 야외 정원도 훌륭해서 잠시 머물면서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연당천은 여기 연당원 끝에서 서강과 합쳐진다. 영월이라면 동강이 유명한데 동강이 있으니 서강도 있다. 평창강이 한반도 지형을 지나서 주천강과 만나서 더 큰 물줄기가 되는데 영월에서 동강과 합쳐지기 전까지를 서강이라 한다. 그리고, 동강과 서강이 만나면 그제야 제대로 된 남한강이라 할 수 있다.


남면의 출구로 나가면 이제 88번 국도와 합쳐진다. 남면은 안쪽에 하나로마트가 있어서 주천강이나 평창강을 타러 왔을 때 들러서 쉬던 곳이었다. 이제는 이 출구 쪽에 편의점이 생겨서 보급하기 더 좋아졌다.


약한 오르막길을 넘으면 문개실인데 도로포장을 새로 해놨다. 시골의 한적한 곳일수록 도로라도 잘 다듬어놔야 한다.


영월 입구에 영월 삼거리가 있다. 이름 만으로는 영월 읍내에 다 온 것 같지만 여기서 선돌이 있는 소나기재를 넘어 장릉을 지나야 영월 읍내가 나온다. 오늘 목표인 평창으로 가려면 여기서 좌회전해서 31번 도로로 문곡 방향으로 가야 한다.


문곡 방향의 31번 국도는 생각보다 차들이 많이 다닌다. 오토바이나 작은 차들은 물론 큰 트럭들까지 은근히 많이 다녀서 생각보다 붐비니 조금 당황스럽다.


문곡1리까지 오면 31번 국도에서 415번 지방도가 분기하는데 다행히 대부분의 차들이 415번 지방도로 간다. 415번 도로는 미탄면을 지나 정선으로 가는 길인데 왜 교통량이 많은지 모르겠다. 저 많은 차들이 다 정선 가는 차들인가? 정선 근처는 은근히 교통량이 많긴 해서 자전거 타러는 잘 안 가게 된다.


이제 조금 한가해졌는데 지니님은 여전히 31번 국도를 달리는 게 맘에 안 드나 보다.


연덕1리에서 31번 국도를 그냥 따라가면 연덕터널과 원동터널을 지나야 한다. 터널은 가능하면 피하는 게 좋은 데다가 31번 국도를 벗어나고 싶어 하는 지니님의 바램도 있으니 원동재로 우회한다.


닥종이갤러리를 지나면 연덕터널을 우회하게 되고 여기서부터 다시 원동터널을 우회해서 원동재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31번 국도 원동재 구간은 원래 원동재를 꼬불꼬불 넘는 길이었다가 직선화 공사를 한 번 진행하고 이제는 아예 터널을 뚫어 고갯길은 옛길이 되어버렸다. 올라가다 보면 아직도 이전의 꼬불꼬불했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다.


꼬불꼬불한 길을 직선화하다 보면 이렇게 넓어지는 구간이 나오기도 한다.


원동재 꼭대기가 평창과 영월의 경계다. 평창 방향에는 평창 특유의 조형물인 해피 700이 있고...


영월 쪽에는 김삿갓 석상이 있다.


원동재는 딱 해발 400 m이다. 길고 완만한 편이라 그리 힘든 길은 아니다.


이제 내려가면 평창이다.


여기서부터 평창강 자전거길의 자전거 우선도로가 시작된다.


내려가면 31번 도로 옆으로 계속 한적한 길이 이어진다. 마지리의 마지삼거리에서 우회전하면 평창강을 만난다.


도돈리를 지나면 이제 평창강을 따라서 평창으로 가면 된다.


평창 근처의 평창강은 꽤나 깔끔한 길이다. 대부분의 차들은 강건너의 직선화된 31번 국도로 가니 이쪽은 한적한 편이다.


평창 읍내에 도착했다. 평창이라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휘닉스파크가 있는 봉평, 평창역이 있는 용평, 오대산이 있는 진부, 용평 스키장이 있는 대관령으로 영동고속도로 라인을 먼저 떠올리는데 평창읍은 한참 아래에 있다.  


평창에서 점심을 먹기로 한다. 날이 살짝 더우니 고기 냉면집으로 간다.


이제 영월군 남면으로 다시 되돌아가야 한다. 이번에는 원동재를 넘지 않고 평창강을 따라서 굽이굽이 돌아간다.


똑같은 길을 가면 재미없으니 유동둔치 쪽으로 조금 돌아간다. 이 길은 생각보다 좋지 않다.


아까 왔던 마지삼거리에서 주천 방향으로 간다. 오랜만에 가는 평창강길이다.


판운교 다리를 건너면 판운리다.


판운리에는 섶다리가 있다.


원래 주천에 가서 쉬려고 했는데 여기 그럴듯해 보이는 새로 생긴 카페가 있어 잠시 멈춘다.


예전에는 마을에 작은 슈퍼와 평상이 있어 인심 좋은 슈퍼 주인아주머니가 준 베개에 누워 낮잠도 잤던 곳인데 다 없어지고 이런 깔끔한 카페가 생겼다. 커피도 한 잔씩 마시고 이쁜 음료와 간식도 먹는다.   


멈춘 김에 섶다리도 들러본다. 지난번에 왔을 때 지니님은 잠에 취해서 섶다리는 보지도 못하고 갔다.


이렇게 소나무와 솔잎으로 만든 튼튼한 다리다.


매년 만들고 장마에 허물고 해서 보강재들이 있다.


섶다리를 뒤로 하고 다시 출발한다.


여기서 직진해서 평창강을 계속 따라가면 잠깐 비포장이 있지만 달릴만하게 깨끗한 길이라 무리 없이 한반도면까지 갈 수 있는데... 이번에는 그냥 도로를 따라 아침치 고개를 넘어서 주천으로 간다. 언덕도 있고 약간 돌아가는 길이다.


아침치 고개 정상이다. 태기산에서 분기해서 백덕산을 지나 한반도지형이 있는 선암마을까지 이어지는 산줄기인 백덕지맥이 지나가는 곳이라 백덕지맥을 종주하지 않는 이상 어지간한 사람은 이름도 모를 고개다.


원래 주천에서 쉬려고 했는데 아까 섶다리 앞 카페에서 일찍 쉬어버렸다. 주천면에서 멈출 용무가 없으니 읍내를 그대로 통과해서 한반도면 쪽으로 달린다.


한반도면으로 가는 길은 신나는 약한 내리막이었다가 주천강이 크게 굽이치는 곳에서 군등치 고개를 넘어야 한다.


그리고 군등치를 내려가면 한반도면이다. 아까 평창강을 그대로 따라 내려가면 여기 삼거리로 나오게 된다.


이제 한반도면에서 한반도지형으로 가야 한다. 한반도지형으로 유명해져서 동네 이름까지 바꾸었지만 난 한반도지형이 싫다. 은근히 힘든 오르막길이기 때문이다. 가로수들로 그늘이 지는 시간이라 그나마 다행이다.  


한반도 지형으로 올라가는 길은 방울재라는 고개가 있다. 여기서 직진하면 배일치로 가고 우회전하면 한반도지형으로 간다. 두 경로가 거리는 별 차이 없는데 강이 안 보이는 산골짜기 배일치보단 강이 보이는 한반도지형 쪽이 그나마 나으니 한반도지형으로 간다.


방울재에서 내려가면 다리가 나온다. 한반도교다. 다리를 건너면 또 오르막길이 나타난다. 비슷한 오르막길이 군등치부터 3연속이다.



한반도지형 오르막길의 거의 꼭대기다. 언덕 위의 능선으로 한반도지형 보러 가는 관광댁들이 종종 보인다. 한반도지형이 언론에 노출되어 유명한데 강물이 굽이도는 멋진 풍경은 여기저기 많다.


한반도지형에서 내리막길로 쭉 내려가면 서강을 따라 쭉 뻗은 길을 달릴 수 있다.


여기 북쌍리 쪽 서강은 강에 길게 늘어지는 검은 바위들을 볼 수 있는데 꽤나 독특한 곳이다.


북쌍리의 들골이다. 그리고 저 다리는 들골교다. 다리를 건너면 마지막 오르막길인 참나무재를 넘어야 한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좌회전해서 오르막길로 올라가야 한다. 몇 번 다녔더니 익숙한 길이다.


참나무재에서 내려갔더니 뭔가 새길이 나오고 공사장 분위기가 난다.


남면 로터리 직전에 도로를 싹 파해치고 공사를 하는데 하필 우리가 가기 직전에 살수차가 도로에 물을 잔뜩 뿌렸다. 자전거도 사람도 엉망이 된다.


어쨌든 다시 남면사무소 근처로 돌아왔다.


영월과 평창 사이로 재미있게 달릴 수 있는 코스였다. 평창강길은 평창 올림픽 직전에 지나갈 때는 온통 공사판이었는데 이제는 거의 도로가 정비되고 차량 통행은 많지 않아 자전거 타기 좋은 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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