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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Jul 28. 2024

자전거로 영양 동쪽 한 바퀴

영양군 동쪽 - 안동호 라이딩

2024년 5월 12일


지난번까지 봉화와 영주 쪽으로 많이 다녔으니 조금 더 아래로 영양까지 내려간다. 잘 알려진 곳을 놔두고 왜 이렇게 찾아가기도 힘든 시골 구석으로만 가냐고 한다면 수도권에서 가기 쉬운 곳은 대부분 이미 다녀왔기 때문이다. 오늘은 영양군 청기면 면사무소에서 출발해서 영양군의 동쪽 지역으로 안동호 근처를 돌아 우리나라 3대 정원 중에 하나라는 서석지를 지나오는 90 km 코스를 달린다.


아침식사를 할만한 곳이 그리 많지 않으니 오늘은 영양군 읍내에서 아침을 먹는다. 분식집에서 간단히 덮밥을 먹었다. 마침 산나물 축제가 열리는 날이라 동네가 한참 분주하다. 예전에 예능프로그램에서 과자 바가지 가격으로 문제가 되었던 그 축제인데 우리는 축제에 관심이 없으니 빨리 아침 먹고 자전거를 타러 갈 생각만 가득이다. 그런데... 이 축제 때문에 나중에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낭패를 본다.


영양읍에서 서쪽으로 행곡령을 통과하는 청기터널만 넘으면 청기면사무소인데 면사무소는 동네 안쪽에 있어 길가의 주차하기 편한 복지회관에 주차한다. 오늘 출발점은 여기로 한다.


맞바람이 상당히 강하게 불긴 하는데 날씨가 좋으니 바로 출발한다. 처음에는 911번 지방도를 따라서 북쪽으로 올라간다.


교회 건물이 보인다. 정족교회니까 여기는 정족리다. 작은 시골 교회들은 주로 동네 이름을 따서 짓기 때문에 여행에서 교회는 좋은 이정표가 된다.   


한적한데 방향까지 잘 잡아서 숲그늘이 드리우니 시원한 길이 달릴만하다.


정족2리의 우체국 앞에 갈림길이 있다. 여기서 왼쪽 방향으로 간다. 오른쪽 길로 가도 똑같이 918번 도로와 만나는데 조금 더 돌고 오르막길도 있는 길이라 초반부터 너무 힘을 빼고 싶지 않다.


정족1교 삼거리에서 918번 도로 방향으로 간다. 여기서 직진하면 예안면으로 바로 가는 길이라 원래 가려던 길을 가로지르는 셈이 된다. 


바람만 덜 불었으면 훨씬 편하겠지만 어쨌든 깨끗하고 조용한 길이 계속 이어진다.


동천이라는 개천을 따라서 느긋하게 달릴 수 있는 길이다. 이 동천은 나중에 지나가는 남이포에서 반변천과 합쳐진다.


이 작은 시골길은 918번 도로와 만난다. 재산면과 일월면을 잇는 도로라 재일로다. 여기서는 일단 좌회전해서 재산면 쪽으로 간다.  


5월이니 보리를 수확한 풍경이 나타난다. 이제 청보리의 시기도 끝났구나. 


행화리에서 오르막길을 넘어가면 봉화군이다.


오르막길에 빨간 단풍나무길이 나타난다. 봄인데 아까 추수하는 누런 들판과 빨간 단풍이 나타나니 색다른 느낌이다. 


고개 꼭대기에서 봉화군 재산면으로 넘어간다.


재산면은 봉화 청량산의 동쪽 마을이니 청량산 근처까지 올라온 것이다. 오늘도 순환 코스니 여기서 이제 남동쪽으로 내려가야 한다.


 좁은 ㅅ자 형태의 남면삼거리에서 유턴하듯이 우회전해야 한다. 그렇게 방향을 꺾자마자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오르막길 중간에 기와집 같은 통문이 보인다. 청량산으로 가는 청량지문이다. 이 문을 통과해서 계속 올라가는 길이 청량산 도로 고개인 물의재이고 여기서 좌회전해서 계속 올라가는 길이 예안면으로 가는 섬밭재다. 오늘은 섬밭재로 간다.


섬밭재는 그렇게 힘든 오르막길은 아니다. 조용한 마을인 예안면으로 가는 길이기 때문에 차량 통행도 많지 않다.


그래도 은근히 높이 올라왔으니 쭉 내려간다.


달리다 보면 삼거리가 나온다. 여기가 안동호와 만나는 지점이다. 933번 도로를 계속 달리면 안동호를 둘러둘러 예안면을 지나 안동으로 가고 우회전하는 길은 도산면으로 가는 길이다. 예안면으로 간다.   


이제 안동호가 보인다. 날이 화창하니 풍경이 좋다.


다만, 다른 큰 호수들도 그렇듯이 오르락내리락하는 낙타등 코스가 시작된다.


점심시간이 되었다. 쉬지 않고 달렸으니 미리 검색해 놓은 한식뷔페 식당으로 점심 먹으러 간다. 한적해서 자전거로 달리기 좋은 코스지만 반대로 그만큼 보급할만한 식당이나 매점 같은 것이 거의 없는 코스라 여기 식당에서 점심을 먹을 생각으로 주행 거리를 역산해서 청기면에서 출발한 것이다. 만약에 여기가 안 열었으면 코스를 조금 벗어나도 임동면의 슈퍼로 갈 생각이었는데 다행이다.


한 끼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좋은 식당이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괜찮은 메뉴와 맛이다.


점심을 느긋하게 먹고 넉넉하게 쉬어준 후에 출발한다.  


여기서부터 일단은 안동호를 따라가는 길인데 사실 호수는 거의 안 보이는 길이다. 호수 특유의 낙타등 길만 자꾸 나타나서 오르락내리락 체력을 뺏기는 구간이다.


언덕 꼭대기에 위동재라는 고개 이름을 친절하게 알려주는 표시가 있다. 낙동정맥에서 분기하는 덕산지맥 줄기라고 한다.


임동면으로 넘어오면 이제 큰 호수가 보인다. 안동호가 아닌 바로 옆의 임하호다. 안동호만큼은 아니지만 꽤 큰 호수다.


이제 935번 도로를 벗어나서 입암면 방향으로 간다. 935번 도로는 임동면을 지나 안동으로 가는 길이다. 


동산령이라는 고개 정상이 안동과 영양의 경계다. 다시 영양으로 돌아왔다.  


동산령에서 그대로 직진하면 산해리에서 영양군의 주 도로 중 하나인 31번 국도와 만난다. 차가 많지 않은 구간이니 우회전해서 잠깐 달리다가 바로 나오는 청암교차로에서 서석지 쪽으로 빠져나가면 된다.


청암교차로부터는 청기 방향으로 처음 달렸던 911번 도로를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도로 왼쪽으로 우뚝 솟은 선바위 그리고 오른쪽으로는 남이포가 보인다. 지난번에 영양 수비면에서 출발해서 지나갔던 길이다.


서석지에 도착했다. 지니님과 잠깐 쉬려고 봐둔 카페에 들어갔는데 하필이면 오늘 산나물 축제 때문에 영업시간을 단축한다고 이미 영업이 끝났다고 한다.


카페에서 감사하게도 땀 뻘뻘 흘리며 달려온 우리에게 시원하게 얼음물을 주셔서 잠깐 앉아서 쉬다가 나온다. 다음번에 다시 들러야겠다.


서석지가 있는 연당리는 마을 전체가 한옥 기와집이 가득한 민속촌 같은 느낌이다. 슬슬 걸어서 근처를 둘러본다.


서석지에도 들어가 본다. 입구에 들어가자마자 수국이 활짝 펴있다.


담양 소쇄원, 보길도 세연정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정원이라는 서석지다. 정원이라기보다는 집안에 연못을 가득 만들어놓은 느낌이다. 입구에서 들어가자마자 정면에 네모난 단이 보이는데 사우단이라고 한다. 매화, 국화, 대나무, 소나무를 심어 사우단이다.


연못이라 해도 아직 5월이라 연잎이나 연꽃은 없는데 물이 지저분하고 탁해서 무언가 좀 볼품없어 보인다.


서석지 입구에서 조금 쉬다가 다시 출발한다. 이제 계속 도로를 따라서 처음 출발했던 청기면으로 가면 된다. 가는 길에도 기암절벽을 볼 수 있다.


산불조심 깃발이 힘차게 펄럭이는 게 보인다. 아침부터 자전거 타기가 끝날 때까지 계속 바람이 괴롭힌다. 뒷바람이 아니면 자전거 타는데 계속 괴로우니 오늘같이 순환 코스로 달리면 하루 종일 바람에 지친다.


출발지인 청기면 복지회관으로 돌아와서 자전거 타기를 마친다. 


안동호의 동쪽 지역을 한 바퀴 돌아보고자 달렸는데 안동호는 많이 못 본 듯하다. 우리나라 3대 정원이라는 서석지는 정원이라기보단 연못이라 해야 할 정도로 연못 외에 땅이 없고 규모도 작아서 생각보다 볼품이 없었던 것 같다. 넓고 잘 조경된 정원을 기대해서 그런 것 같다. 예전에 영양군 수비면 쪽에서 자전거를 탈 때는 지방도가 비포장 임도길로 바뀌어서 고생했었는데 오늘은 한적하고 깔끔한 도로라 맞바람만 아니었으면 기분 좋게 달릴 수 있을 코스였다. 다음번에는 영양에서 조금 큰 동네이자 청기면 가는 길목에 있는 진보에서 출발하는 코스로 안동호 인근을 다시 달리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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