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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 괴산 한 바퀴

2025년 자전거 시즌 온

by 존과 지니

2025년 5월 4일


주말마다 이상한 날씨 때문에 올해는 5월부터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다. 지난해에는 경북 쪽 자전거길을 많이 탔다면 올해는 충청도 쪽으로 가는 자전거 여행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마침 세종-포천 간 고속도로가 안성까지 완공되어 주말에 차량 이동이 좀 더 수월해졌다. 이렇게 되었으니 2025년의 첫 자전거 여행은 고속도로의 현 종점인 안성 쪽으로 가본다.


오늘의 코스는 안성 옆의 진천에서 출발해서 괴산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85 km 코스다. 이 근처는 차량 통행이 많지 않아 공도 구간도 달릴만하다. 원래 시계 방향으로 공도구간을 먼저 달릴 계획이었는데 시즌 오픈인 만큼 중간에 돌아올 수 있도록 안배하려고 반시계 방향으로 달린다.


오르막길이 있긴 하지만 엄청 힘든 오르막길은 없다.


출발지점을 어디로 할까 하다가 유료주차장인 진천 농다리 주차장에서 출발하기로 했다. 농다리 입구의 중리 마을에서 시작하자마자 낮은 오르막길을 넘어야 한다. MTB라면 농다리 옆으로 미호천을 따라 비포장길로 달릴 수 있지만 오늘은 로드로 가니 그 길을 이용할 수가 없다.


고개를 넘자마자 나오는 삼거리에서 초평저수지 방향으로 좌회전해야 한다. 처음에는 초평저수지를 반 정도 돌고 34번 국도를 피해서 증평까지 가야 한다.


미호천과 다시 만나는 다리를 건너면 초평저수지가 있다. 아까 말한 MTB로 가는 비포장길이 여기서 도로와 만난다.


저수지는 둑을 높게 쌓아 물을 막아두니 저수지에 가려면 오르막길을 올라가야 한다.


저수지 한가운데에 태양광 발전 시설이 잔뜩 있다. 요즘 규모 있는 저수지에 가면 흔하게 볼 수 있다.


초평저수지 둘레길은 평평하지 않은 낙타등 코스라 운동하기 좋다. 초평 저수지는 붕어 낚시로 유명하다고 한다. 저수지 여기저기에 수상 방갈로가 있다.


화산리의 붕어마을 들어가기 전에 화산삼거리에서 이제 증평 방향으로 가야 한다.


은암리의 은암산업단지 옆을 지나가는데 내 자전거에 펑크가 났다. 잠시 앉아서 수리를 하고 다시 출발한다.


증평에 금방 도착했다. 여기부터는 오천 자전거길을 따라 괴산으로 갈 예정이다.


반탄교라는 다리로 보강천을 건너면 인삼 조형물이 있는 초중삼거리다.


인삼 조형물 옆으로 자전거길로 내려가는 통로가 있다.


오랜만의 오천 자전거길은 생각보다 깨끗하였다.


증평은 워낙 작은 동네라 조금 달리다 보면 읍내를 벗어나게 된다. 그래서 오천 자전거길을 달릴 때는 거의 스치듯이 지나가게 된다.


새로 깔린 자전거 도로가 있다. 아직 완성되진 않았지만 오히려 구조물들이 없어 시원하게 뚫린 느낌이다.


새 도로에 좋아했더니 금세 낡은 도로가 나타났다. 상태를 보니 여기도 곧 새로 깔 것 같다.


그래도 보강천 자전거길은 전반적으로 무난한 길이다.


오천 자전거길은 말 그대로 5개의 하천을 이은 길이다. 하천과 하천 사이에는 언덕이 있다. 보강천에서 벗어나 용정저수지에서 모래재를 넘어야 증평으로 갈 수 있다.


길 옆에 자전거길이 이어지긴 하는데 모래재 이름값을 하려는지 자갈과 모래가 쌓여있다. 차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곳이라 차도로 가기로 한다.


모래재 정상에서부터 괴산까지는 거의 내리막길이다.


괴산에 도착했는데 연휴라 그런지 식당마다 문을 닫았거나 자리가 없다. 여기까지 와서 오래 기다리기까지 해서 점심을 먹긴 싫어서 오랜만에 한솥도시락에서 점심을 해결한다.


이제 괴산에서 다시 진천으로 돌아가야 한다. 가는 길은 공도를 이용해야 하니 오천자전거길을 벗어나서 37번 국도를 피해 샛길로 달려야 한다.


자전거 여행 중에 잘 해결해야 하는 것이 화장실인데 보통 규모 있는 문화재에는 공중화장실이 있다. 홍범식 고택 입구에 엄청 큰 화장실이 있어 들른다. 고택은 경술국치에 분노하여 자결한 순국열사 홍범식의 출생지이자 소설 임꺽정을 쓴 홍명희의 생가라고 한다.


괴산군청 앞으로 도로가 잘 뻗어있다. 홍명희의 생가 앞이라 그런지 도로 이름이 임꺽정로라고 한다.


괴산에서 음성 가는 방향으로 37번 국도가 있다. 내 자전거 여행은 위험한 구간은 최대한 피한다. 당연히 소수면까지 37번 국도를 피해서 옆길로 계속 달릴 수 있다.


고마교차로에서 길을 잘 보아야 한다. 37번 국도로 들어가는 길들 옆으로 작은 길이 있다.


소수저수지 옆으로 난 길까지 달리면 37번 국도에서 멀어지게 된다.


충북선 기찻길이 지나는 곳이라 오래된 지하차도가 있지만 차량 통행이 적은 곳이라 무난하게 지나간다.


이번 경로에서 가장 고민하던 곳이 나타났다. 한창 공사 중인 36번 국도 충청대로 원남면 구간이다. 큰 도로 양 옆으로 로터리가 각각 있는데 다행히 차량 통행이 적어 수월하게 지나간다.


역시나 공사 중인 구간은 방심할 수 없다. 도로에서 천변길로 내려가는 곳이 비포장이다. 자전거를 끌고 내려가서 조금 달려 원남면의 중심인 보천리에서 쉬어가기로 한다.


편의점은 없는 작은 동네지만 슈퍼는 열었다. 구운 계란과 음료수를 사다가 슈퍼 앞 평상에 앉아 쉬어간다.


올해 첫 자전거 여행이라 그런지 지니님이 조금 힘들어한다. 처음에는 100km를 달리자고 하였지만 아무래도 무리가 될 것 같아서 85 km로 줄인 것이 다행이다.


보천리에서 원남면 행정복지센터 앞으로 515번 도로를 달리다가 516번 도로로 바꿔 초평면 쪽으로 가야 한다. 여기에 높진 않지만 오르막길인 도마재가 있다.


고개 정상에 도착했다. 맹동면에서는 통동재라 하고 원남면에선 도마재라 하는 것 같다. 이 고개는 이번에 처음 넘어간다.


고개를 쭉 내려가서 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이제 진천 초평으로 다시 돌아가게 된다.


초평에 도착했다. 편의점 앞을 지나가는데 갑자기 SUV 한 대가 중앙선을 넘어 우리에게 돌진을 하다 멈춘다. 시골에는 운전을 이상하게 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항상 주의해야 한다.


석탄 교차로 밑에서 34번 도로 아래로 넘어가면 농다리 쪽으로 바로 갈 수 있다. 길이 좁고 차를 돌릴 곳이 없어 대형버스 진입 금지라고 크게 붙어있는 곳으로 진입하면 된다.


미호천변길은 농다리를 드나드는 차들이 꽤 있으니 조심조심 달려야 한다.


백곡천과 합쳐지는 곳에서 다리를 건너면 농다리 입구다. 예전엔 이런 거 없이 그냥 텅 비어있었는데 이제는 유명한 지역 명소가 되어 주차장도 크고 사람도 많다. 거의 끝나는 시간이라 그런지 차량 통행이 적다. 농다리만으로는 볼거리가 부족하니 인공폭포도 만들고 숲 속 산책로도 만들어놨다. 지자체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주차장에 세워둔 차에 자전거를 넣어두고 모처럼 왔으니 농다리를 걸어본다. 클릿신발로는 조금 불안하지만 그리 위험하진 않다.


숲길까지 걷기엔 너무 늦었으니 옆의 수상 다리로 돌아오면서 농다리 자체를 구경한다. 꾸준히 유지보수는 되고 있다고 하지만 오랜 기간 동안 자리를 지킨 돌다리다.


진천에서 출발해서 오천자전거길로 증평을 거쳐 괴산에 갔다가 공도를 이용해서 진천으로 돌아오는 길을 이번 시즌온 코스로 달렸다. 예전부터 이 근처는 차량 통행이 많지 않아 농다리도 들러볼 겸 자전거로 한 번쯤 다녀올만한 좋은 코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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