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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과 지니의 서산 자전거 나들이

2025년 서산 자전거 여행

by 존과 지니

2025년 5월 25일


6월부터는 날씨가 더워진다. 더워지면 그늘이 많은 코스로 가야 하니 더워지기 전에 강화도에 이어 그늘 없이 쨍한 코스를 한 번 더 가기로 한다. 내가 1년에 한 번은 달리는 코스가 있다. 해미에서 출발하는 서산 코스다. 작년에 혼자 운동삼아 다녀왔었는데 오늘은 지니님과 함께 간다. 점심 식사 때문에 빠져나간 시골길을 제외하면 75 km 정도 되는 평지 위주의 코스다.


전체적으로 해발고도 50m도 안 되는 무난한 코스다.


서해안 고속도로가 막히기 전에 수도권을 벗어나는 것이 서산 라이딩의 기본이라 할 수 있다. 일찌감치 출발해서 해미읍성 주차장에 주차한다. 마침 바로 근처에 아침 식사가 가능한 식당이 있어 아침 식사부터 한다. 맛있는 쌈밥으로 먹으니 든든하다.


이제 준비하고 출발한다. 아직 관광객들이 몰리는 시간이 아니니 한산한 편이다.


먼저 해미읍성의 남문인 진대문 앞에서 29번 국도로 좌회전하면 된다.


29번 국도는 이른 오전부터 차들이 꽤 있어서 적당히 달리다가 고북면으로 빠져나간다. 반대편에는 차도를 탈 필요 없이 옆의 한적한 샛길로 계속 달릴 수 있는데 이쪽은 샛길이 중간중간 끊겨서 도로로 가는 게 편하다. 그러니 이 길은 아침에 한산할 때는 해미에서 나가는 방향으로, 오후에 차가 많을 때는 해미로 들어가는 방향으로 달리는 것이 좋다. 그래서 이 서산 순환 코스는 시계방향으로나 반시계방향으로나 달리기 좋은 것이다.


기포교차로에서 횡단보도 신호로 고북면 읍내로 들어간다. 이쪽은 동네 사람들만 이용하는 길이니 항상 한적한데 오늘은 중간에 도로 공사가 있었다.


원래 홍성일반산단지 도로 쪽으로 빠져서 한적하고 포장이 잘된 길을 달리는 게 간단한 길인데 오늘은 농로로 빠졌다. 일반산업도로길이 생기기 전에 동호회 사람들과 몰려다니던 마을 길이다.


사실 이 길은 조금 돌아가는 길이다. 산직1 교차로에서 일반산업단지 도로와 만나서 서부로 간다.


대부분의 차들은 29번 도로에서 일부러 이 길로 들어오질 않기 때문에 이 뻥 뚫린 길은 한적하다. 지난번 평택도 그랬지만 이쪽 서산도 뻥 뚫린 평지를 시원시원하게 달릴 수 있어 좋아한다.


태안 방향으로 가야 하지만 광리 교차로에서는 그대로 직진해야 한다. 96번 도로로 들어가면 바로 방조제로 갈 수 있지만 차들이 고속으로 달리는 큰길이다. 조금 돌아가더라도 한적하고 조용한 길이 좋다.


옆의 큰 도로에서는 차들이 굉음을 내며 달리지만 당곡마을을 통과하는 이 뒷길은 조용하다.


궁리 교차로 옆으로 샛길이 있는 것을 자꾸 까먹는다. 궁리항 쪽으로 가게 되었다.


남당항 쪽에서 이어지는 서해안 자전거도로와 만난다. 이 길은 관리가 안돼서 엉망이지만 궁리항 쪽부터는 달릴만하다. 서산 A 방조제의 갑문이 보인다.


갑문 뒤로 이렇게 자전거길이 이어진다. 그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서산 A 방조제로 막힌 간월호를 따라 달린다. 날씨가 더 더워지면 호박덩굴들이 자전거길의 반 정도를 차지해 버리니 딱 적당한 때에 왔다.


오늘은 간월도를 통과하기로 한다. 우리는 자주 다니는 곳이니 통과하지만 처음 오는 사람들은 간월도에 들러 간월암과 바다를 감상하길 추천한다.


초여름은 새들이 번식을 하는 시기다. 동네 백로들이 간월도의 숲 속에 군락을 이루었다. 관심 없는 사람이라면 신기할 수 있지만 이 시기에는 여기뿐만 아니라 여기저기 생각보다 가까운 우리 주변에 백로 군락이 있다.


간월도에서 나가는 삼거리 쪽에서 사고가 있었나 보다. 소방수들이 완전히 불에 탄 오토바이를 진화하고 교통정리 중이라 조심조심 빠져나간다.


이곳은 겨울에 철새들이 모여드는 곳이라 철새 관찰을 할 수 있는 서산버드랜드가 있다. 자전거길은 버드랜드 입구 도로 밑 굴다리로 이어진다.


슬슬 쉴 때가 되었다. 편의점들이 있긴 하지만 도로 건너편에 있어 횡단보도를 건너야 하니 다니기 불편하다. 굴다리를 지나 올라가면 종종 들르는 마트가 있다. 예전엔 벤치가 있어 편하게 먹을 수 있었는데 이젠 다 치워버려서 마트 앞 빈 공간 계단에 앉아서 음료수를 마신다.


마트를 지나자마자 창리교차로에서 삼거리를 건너면 서산 B지구 방조제가 시작된다. 이 방조제로 막힌 물길은 부남호가 된다.


여기서부터 안면도로 들어가는 77번 국도와 만나는 원청 교차로까지는 자전거길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그리고 77번 국도는 주말에 교통량이 은근히 많은 곳이다.


그래서 서산 B지구 방조제를 지나자마자 태안으로 가는 새로 생긴 도로 쪽으로 빠진다. 도로 옆에 자전거길이 있지만 이 자전거길은 얼마 안 가 없어진다.


이 새로 생긴 길은 길 자체는 새길이기 때문에 달리기엔 아주 좋다. 다만, 중간에 골프장과 체육시설이 있어서 그런지 차량 통행이 은근히 많다. 누가 설계를 했는지 도로 한가운데에 화단이 있는 1차로라 차들이 추월하기 힘든 길이다. 옆에 자전거길도 없어 우리도 피하기 힘들기 때문에 차들이 우리 뒤를 서행하다가 조심스럽게 빠져나간다.


원래 코스는 여기서 오른쪽으로 부남대교를 넘어가는 것인데 근처의 식당에서 점심을 먹기로 한다.


이 서산 간척지의 특징은 농로에 비포장길 비율이 높다는 것이다. 나도 이 비포장길을 완전히 알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비포장길을 뚫고 지나간다.


지니 님이 좋아하는 코다리조림이다. 느긋하게 먹고 조금 쉬다가 다시 출발한다. 아까 옆으로 지나가는 차들과 비포장 농로 때문에 은근히 피곤하다.


다시 부남대교 입구로 돌아온다. 그 길을 피해보려고 했는데 결국 여기도 비포장길이다.


그래도 아까보단 편하게 도로로 나왔다.


이제 부남대교를 건넌다. 2차선으로 만들어놓고 1차선만 개방해 놓았는데 2차선 쪽에 여유가 있을 때가 많아 차량 통행에 신경이 덜 쓰인다.


부남대교를 건넌다. 저 앞의 산은 도비산이고 도비산 중앙에는 서산 부석사가 있다. 영주에 한자까지 똑같은 부석사가 있으니 나는 영주 부석사, 서산 부석사로 구분한다. 두 절 모두 공통적으로 뜰 부, 바위 석 자로 지어졌는데 절을 창건할 당시 바위가 떠올라 부석사를 지켰다는 내용의 설화가 전해진다.


영주 부석사는 절 뒤에 큰 바위가 그것이라고 하는데 서산 부석사는 부남대교를 건너자마자 있는 검은여라는 검은색 바위들이 그것이다. 방조제가 없었을 당시에는 썰물 때마다 물 위로 모습을 드러내는 바위였을 것이니 설화가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이 근처에서 특이하게 이 검은여만 시커먼 바위로 되어 있다. 초행길이라면 조금 힘들겠지만 여기 검은여에 들어가 구경하고 가파른 오르막길을 올라 부석사에 다녀오는 것도 좋다.


이 길은 예전엔 비포장길이었고 검은여 앞의 도랑이 낚시로 유명한 포인트였다. 그랬던 곳이 이렇게 새길이 뚫렸다.


새 길은 대봉정 교차로에서 끝난다. 여기서부터는 도로 옆의 농기계용 도로를 이용할 수 있다.


도로 옆의 인도를 이용해서 조금 달리면 이렇게 농기계용 도로가 나타난다. 이 농기계용 도로는 아까 지났던 창리교차로까지 이어진다.


이 649번 도로도 뚫린 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길이다. 예전에는 부석면 읍내를 거쳐 갔는데 이제는 읍내 옆으로 둘러 지나간다. 읍내를 지나면 취개재라는 낮은 오르막길을 넘는다.


고개에서 내려가자마자 애정3교차로에서 멈춘다. 이제 길을 건너 해미 방향으로 이정표를 따라가야 한다.


그리고 여기에는 한적한 자전거도로가 있다. 서산시 농업기술센터 앞을 지나 자전거길을 따라 계속 달린다.


이 자전거길은 양대삼거리에서 끝난다. 당연히 해미 방향으로 우회전한다.


이제 자전거길은 없고 차들은 조금 지나다니는 곳이지만 자전거로 달리기 나쁘지 않다. 달리다 보면 다시 해미 방향으로 이정표가 나타난다. 장동교차로다.


장동교차로부터 자전거길이 다시 생겼다.


옥거리 교차로에서 직진하면 이제 해미 읍내가 가깝다. 다만 여기서부터 차들이 많아지는데 자전거길은 없어지는 것은 아쉽다.


해미 읍내에 들어왔다. 읍성도 보이고 이 시간엔 관광객들도 많다.


읍성을 지나서 해미읍성 주차장에 도착해서 오늘의 자전거 여행을 마무리한다. 해미읍성이 처음이라면 한 번 정도는 둘러봐도 좋다. 공연을 할 때도 있고 연날리기를 하는 사람도 많고 나름대로의 이런저런 역사적인 사건도 있는 곳이다. 여기뿐만 아니라 오늘 달린 코스는 처음 오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가볼 만한 곳이 계속 이어지는 멋진 코스다. 오늘은 달리지 않았지만 거성리 쪽의 목장 초지길로 국내에서 보기 힘든 목초지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고 5월 중순에 왔다면 왕벚꽃으로 유명한 개심사를 들러볼 생각도 했을 것이다. 그만큼 여기 서산은 자전거 여행을 하기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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