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송지 May 11. 2024

언니가 책 읽어줄게


“쌍둥이 생쥐의 나들이~”


다섯 살인 서빈이가 수줍게 첫 문장을 뗀다.

동생 나희는 언니의 목소리에 두 귀를 쫑긋.

두 아이의 시선이 상기된 얼굴로 동화책에 꽂힌다.


첫째 서빈이에게 읽어줬던 동화책 똘망똘망 시리즈의 쌍둥이 생쥐의 나들이. 단순한 플롯에 문장이 반복되어 아이가 좋아했다.


언니가 ‘쉿~ 조용! 하나, 둘, 셋!’ 부분을 읽는데 둘째가 까르르 넘어간다. 어깨를 꼭 붙힌 자매에게 한 장 한 장 넘겨지는 책 소리가 경쾌하다.


언니는 아직 한글을 모른다. 까막눈 언니가 동화책을 외워서 읽어주고 있다는 걸 나희는 알까? 책을 읽는 언니의 모습이 그저 엄청 멋지다고만 생각하고 있겠지.


이 순간 동화책 속에 가 있는 두 아이의 세상이 참으로 어여쁘다.




이제는 익숙해진 자매의 하루









매거진의 이전글 아기의 기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