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을 갈아 넣어서라도 성공해야 해!"
한때 저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이 말을 금과옥조처럼 여겼습니다. 주말과 휴일도 없이 오직 목표만을 향해 달려 나가는 것만이 유일한 성공의 방정식이라 믿었죠. 하지만 어느 순간, 저는 알게 되었습니다. 제 옆을 함께 뛰어가던 동료들에게는 일이 인생의 전부가 아닌, 소중한 일부라는 사실을요. 조직이 커지고, 다양한 삶의 가치를 가진 사람들이 모이면서, 과거의 방식으로는 더 이상 지속 가능한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러한 고민의 한복판에서 저는 사이먼 시넥의 이야기를 들었고, 그동안 제가 가지고 있던 리더십에 대한 수많은 오해와 편견들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지시’를 내리는 사람이 아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리더십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였죠. 오늘 그 깨달음을 여러분과 나누려 합니다.
'군대식'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흔히 비효율적인 '상명하복' 문화를 떠올리게 합니다. 하지만 사이먼 시넥은 진정한 군대 리더십의 본질이 사랑과 신뢰에 있다고 말합니다. 그가 미 해병대 훈련을 통해 깨달은 것은, "사람이 사람을 돌보는 것(human beings taking care of human beings)"이 바로 진정한 리더십의 핵심이라는 것이었습니다.
"혼자서 1등 하는 것보다, 맨 뒤에 오더라도 동료를 데리고
함께 오는 것이 훨씬 낫다."
해병대의 이 정신은 개인의 성과보다 공동체의 안전과 협력이 우선시 되는 가치를 보여줍니다. 리더가 먼저 희생하고 헌신하는 모습을 보일 때, 구성원들 역시 기꺼이 서로를 위해 희생할 수 있는 진정한 공동체가 만들어지는 것이죠. 사이먼 시넥의 저서 『리더는 마지막에 먹는다』가 주는 메시지 역시 리더의 희생과 헌신이 공동체의 신뢰를 쌓는 가장 중요한 시작점임을 말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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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 시넥은 한때 '경영의 신'으로 불리던 잭 웰치의 경영 방식을 강력하게 비판합니다. 매년 성과 하위 20%의 직원을 해고하는 'Rank & Yank' 방식은 직원들을 무한 경쟁으로 내몰아 단기적인 성과를 끌어올리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어땠을까요? 직원들은 서로를 돕기보다 경쟁 상대로 여기고, 불필요한 경쟁과 정치적 행동으로 팀워크와 신뢰는 무너져 내렸습니다. 결국 GE와 같은 세계적인 기업마저 '망가진 회사(a broken company)'로 전락하는 결과를 낳았죠. 눈앞의 이익만을 쫓는 리더십이 장기적으로는 얼마나 위험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보여주는 씁쓸한 교훈입니다.
세계 최고의 특수부대 중 하나인 네이비 씰(Navy SEALs)이 대원을 선발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의외로 '뛰어난 능력'이 아니라고 합니다. 그들이 진정으로 찾는 것은 바로 '신뢰(trust)'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개인이라도 팀의 신뢰를 깨뜨리는 사람은 '유독한 팀원'으로 간주되어 팀을 망칠 수 있기 때문이죠.
또한, 사이먼 시넥은 모든 성공적인 조직에는 명확한 'Why(존재 이유)'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단순히 무엇을 하고 어떻게 할지에 대한 질문을 넘어, "우리가 왜 존재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이 조직의 정체성을 만들어냅니다. 명확한 'Why'는 구성원들이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 일부(part of your self-identity)를 조직 속에서 발견하게 해주는 강력한 힘이 됩니다.
인간은 수십만 년 동안 생존을 위해 '안전'을 추구해 왔습니다. 조직도 마찬가지입니다. 리더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구성원들이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는 '안전한 공간(Circle of Safety)'을 만드는 것입니다.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말해도 비난받지 않고, 실수를 하더라도 괜찮다고 느낄 수 있는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을 리더가 끊임없이 증명해야 합니다. 리더가 먼저 구성원들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비로소 진정한 존경과 충성심이 생겨나고, 조직은 끈끈한 공동체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사이먼 시넥은 첫 리더십 경험을 하는 사람들에게 솔직하게 인정하고, 끊임없이 배우는 '학생'이 되라고 조언합니다. 자신이 미숙하고 실수를 할 수 있음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리더십을 배우는 과정을 멈추지 않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이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구성원을 '보유'하는 자산으로 여기지 않는 것입니다. 저의 구독자 한 명 한 명이 그러했듯, 직원들 역시 자신의 삶과 꿈을 위해 조직에 함께하고 있는 소중한 존재입니다. 리더는 직책이나 권위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겸손한 마음으로 그들의 삶과 꿈을 존중하고 그들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좋은 리더십은 단기적인 성과가 아니라, 구성원 개개인의 심리적 안전감을 보장하고, 공동의 비전을 공유하며, 서로에 대한 신뢰와 희생을 바탕으로 하는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시작됩니다.
여러분의 조직은 어떤 리더십을 지향하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