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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hoon photogrphy May 22. 2017

3월의 홋카이도 이야기

삿포로

Camera : Sony A7RII

Lens : Sel 24-70gm, Sel 70-300g

Photographed by @JIHOON_SEO




2017년 3월. 모두가 봄을 맞이할 때, 제대로된 겨울을 느끼고 싶어 홋카이도로 향했다.

한국의 겨울, 그것도 서울과 인천의 겨울은 매섭게 춥기만하고 푹신한 눈을 만나기 보다 축축하고 수많은 자동차들에 의해 지저분한 검정색 눈이 쌓여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는 분명 4계절이 뚜렷한 아름다운 나라라곤 배웠지만, 지친 일상에 느끼는 겨울은 연말과, 새해를 노리는 거리의 마케팅용 조명과 홍보물을 제외하곤 매섭기 그지없다.


추운것을 너무나 싫어하는 나지만 아무도 밟지 않은 깨끗한 설원을 직접 보고싶었다.

처음가는 일본이었지만 도쿄가 아닌 홋카이도를 선택한 것은 그나마 적은 가격에 이국적인 풍경을 만나고 싶어서 였다.


 

JR Tower 에서 보는 저녁

삿포로시에는 4시즘에 떨어졌다. 겨울의 홋카이도는 해가 빨리 지기 때문에 첫째날 삿포로에서의 일정은 많은 것을 포기해야만 했다.


선택과 집중을 하여 저녁시간 부터 피로한 체력이 허락하는 만큼 최대한 돌아다녔던 것 같다.

체크인을 하고 가장 먼저 갔던 곳은 삿포로 역에 있는 JR Tower의 전망대 였다.

흐린 하늘의 깜깜한 밤보다는 그나마 푸르스름한 빛이 남아있을 때 야경을 담고 싶었다.

TV Tower에 주황빛 조명이 들어왔으면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트리에 쓰이는 간단한 조명만 쓰여서 아쉬웠다.


홋카이도의 겨울의 꽃은 사실 1,2월이겠지만 처음해보는 좌측통행 운전방향과 겨울 빙판길 운전의 위험을 이미 알고 있기에 그나마 따뜻하고 아직 눈이 살아있는 3월로 정했다. 게다가 1~2월에 삿포로시에는 눈꽃축제를 하는데, 일본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들의 눈 조각상들을 볼 수 있다고 하지만, 일본 애니메이션에 큰 관심이 없고 2배 가까이되는 항공료에 부담을 느껴 반값이 되는 3월 초에 여행을 결정했다.


JR TOWER에서 보는 풍경


JR TOWER는 한국의 63빌딩 전망대와 비교할 수 있다.

삿포로 역에 있는 JR TOWER에 쇼핑몰로 들어가 T38로 보이는 곳에서 입장권을 끊고 전망대로 바로 올라가는 엘레베이터를 타고 이동한다.


전망대 내부는 밖이 더 잘보이게 매우 어두운 조명으로 맞춰져 있고 조용한 클래식 음악이 흐르고 있다.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게 내부에 관광객들도 속삭이듯 서로 이야기한다. 삿포로 중앙에 위치한 JR 전망대에선 360도로 도시의 야경을 구경할 수 있다.


남산타워와 비교되는 모이와야마 전망대도 가고 싶었지만. 점심도 굶고 지친 몸을 이끌고 온 필자는 살기위해 먹으러 스스키노로 향했다.

삿포로 구청사

지나가다 본 홋카이도 구청사. 빨간 벽돌이 인상적이었다. 정동에서 볼 듯한 느낌의 건축물이었는데 낮의 모습도 찍고싶었지만 나에겐 시간이 없다. 아쉬운대로 빨리 찍고 이동

삿포로 TV TOWER

JR TOWER T38 전망대에서 안보이던 이유가 이것이었다. 본래 도쿄타워 처럼 주황빛 빛이 환하게 비춰야되는데... TV TOWER 전망대도 있긴 하지만, T38보다 못할 것 같은 낮은 기대감에 포기하고 징기스칸 먹으로 가야겠다.


스스키노 사거리

스스키노 사거리에서는 저 트럼프 킹을 연상시키는 NIKKA 전광판을 중심으로 삿포로의 번화가들이 즐비해 있다. 평일이라 퇴근하는 직장인들이 많이 보였다. 3월의 홋카이도는 나에겐 아직 추웠다. 밥도 굶었으니 눈바람은 매섭기만 하다.

일본은 교통이 민영화 되어있어 교통비가 너무 비싸다 일본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모습이 꽤나 감성적이고 아름다워 보였겠지만, 그게 다 돈때문이다. 나역시 지하철 2-3 역 쯤은 걸어다녔다. 일본은 비싸니까...

삿포로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한국 TV에도 많이 소개된 징기스칸 집을 찾아갔지만 줄이 엄청나게 길다. 한국의 맛집처럼 가게주인들의 반응도 차갑다. "언제까지 기다릴지 우리도 몰라~" 결국 인터넷을 뒤져뒤져 숨은 맛집으로 이동하였다. 가보니 현지인 밖에 없고 분위기도 좋고 주인 부부도 친절하셨다.

이게 징기스칸이다. 둘이서 먹기 좋은 작은 화로에 양파와 양고기를 구워준다. 사이드 메뉴를 시키면 소세지 등 다른 메뉴도 시킬 수 있다.

나름 여러 나라를 여행해 봤지만 최고의 생맥주가 아니었나 싶었다. '극강의 부드러움'

보통 맥주거품을 적게 따르려고 기울여서 잔을 받지만 이 가게의 생맥주는 거품의 부드러움이 머랭이나 생크림보다도 부드러워서 끝나는게 아쉬울 정도 였다. 시간과 숙소와의 거리상 못 간 삿포로 박물관이 아쉬웠다.

공장에서 먹는 맥주가 최고라는데 얼마나 더 맛있는 것일까..


점심부터 공복에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눈바람을 헤치며 빨빨거리고 돌아다녔던 피로가

맥주거품처럼 사르르 녹아드는 순간이었다. 징기스칸 먹으러 왔던 곳에서 인생맥주를 만나게 되었다.

홋카이도의 명물이긴 하다만 징기스칸은 양고기 맛이었다. (어차피 고기는 다 맛있어!!!!)


처음와보는 일본이었지만 작은 가게에서 들리는 소음들이 (화로에서 고기굽는 소리, 퇴근 후 한잔하는 일본어로 들리는 소리 등) 가게 내에 노란 불빛과 어우러져 피로가 풀어지는 그 무장해제 되는 느낌이 기분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삿포로 시계탑

숙소로 기분좋게 돌아가는 중 숙소근처에서 포토스팟으로 유명한 시계탑에 들러 사진을 남겼다.

나무로 지어진 듯한 빈티지한 건축물이 분위기 있다.


홋카이도의 첫째 날은 가장 체력적으로 힘든 날이었다. 아무래도 도시였기 때문에 도보로 이동한 거리가 많아서 눈바람 속에서 체력이 바닥이 났기 때문에 숙소로 돌아가 잠을 청했다.


그렇게 3월의 홋카이도 여행이 시작됐다.




https://www.instagram.com/jihoon_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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