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전, 함께 산책을 나선 남편이 한 말입니다. 그는 매일 새벽 6시에 일어나, 6시 반에 출근하여, 7시 10분에 회사에 도착해 업무를 시작합니다. 꽤 성실하고 무척 부지런한 타입이죠. 직장 스트레스가 많아도 티를 내지 않아서 몰랐습니다. 남편이 일요일 새벽에 잠에서 깰 때마다 월요일을 두려워하는 줄요.
최근 코로나로 인해 재택근무를 하는 회사가 늘었습니다. 지인도 반년 넘게 집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늘 재택근무를 꿈꿔왔던 저로서는 굉장히 부러웠죠. 출퇴근 시간이 줄어드는 것. 지옥철과 버스에서 옴짝달싹 못 하며 샌드위치가 되는 것. 월요일의 공포는 이 지점부터 시작되니까요. 그래서 물었습니다.
“집에서 근무하니까. 진짜 좋지 않아?”
“좋지. 출퇴근 시간이 줄어드니까 여유가 생겼어.”
“그럼, 월요병 같은 건 없어졌겠네?”
“정신적인 월요병을 사라졌지. 근데 몸은 여전히 월요일을 반기지 않고 있어.”
“무슨 말이야?”
“한두 시간 더 자고 눈곱 묻은 채로 컴퓨터 앞에 앉아도 힘들어. 가장 좋은 월요일은 공휴일인 월요일이란 걸 알게 됐지.”
출근 여부와 상관없이, 회사에 본격적으로 붙들리는 월요일은 편하지 않은가 봅니다. 저도 그랬던 것 같고요.
누군가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먹고사는 사람은 참 좋겠다. 이런 말을 하는데요. 글 쓰는 일이 좋아지게 된 시점에도, 전 회사에서 글로 밥 벌어먹는 게 참 힘들었습니다.
출근하지 않아도,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아도, 직장생활을 편안해지지 않습니다. 힘들다가, 괜찮다가, 권태기가 왔다가, 뒤죽박죽입니다. 그래서 한때는 퇴사를 권유하는 책이 많았죠. 퇴사하고 자유롭게 떠나라고요. 또 다른 이들은 답답한 책상을 걷어차고 나가서 좋아하는 일을 하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두 가지 모두 시도해 봤는데요. 제 경우는 늘 다시 회사로 돌아가는 결말을 맞이하곤 했습니다. 이유는 제가 불안감을 견디지 못하는 인간이더라고요. 소속감이 주는 울타리와 월급이 주는 안정감에 꽤 중독되어 있었고요. 그래서 마지막 직장을 다닐 때는 관둬야 할 이유가 아닌, 견뎌야 할 이유를 더 많이 생각하며 다녔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이 책을 집필했고요.
노동 생활 권태기를 극복하며 써 내린 <로또는 꽝이고 내일은 월요일>이란 책의 개정판이 나왔습니다. 일단 제목은<솔직히 출근 생각하면 잠이 안 오는 당신에게>로 변경되었습니다. 책의 얼굴과 이름만 바꾼 게 아니라, 알맹이도 새롭게추가한 원고들이 있습니다.
일요일 저녁만 되면 마음이 천근만근이 되는 분들, 월요일만 되면 몸이 물 먹을 솜처럼 무거워지는 분들, 이런 분들에게 추천하는 책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