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 메르세데스 벤츠 외
숨가쁘게 흘러가는 여기 도시의 시간도 어느덧 2025년의 막바지를 향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기업들처럼 자동차 제조사들도 내년 계획을 세우기에 바쁘며, 그에 앞서 한 해를 마무리하고 내년에 대한 기대감을 품게 하는 상징적인 모델들을 내놓는 시기입니다. 2주만에 돌아온 위클리 리와인드(Weekly Rewind)는 한국 시장에서 더 뜨거운 내년을 기약하는 주요 브랜드들의 전략적 이벤트를 담았습니다.
페라리가 자사 머신의 한계를 계속 뛰어넘고 있습니다. 11월 14일, 서울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에서 페라리가 새로운 플래그십 슈퍼카 849 테스타로사를 국내 최초로 공개했습니다.
849 테스타로사는 기존의 ‘스포츠카’ 개념을 넘어 운전자가 차의 한계를 직접 시험하는 ‘파일럿 카’, 즉 페라리가 지향하는 방향의 최정점을 보여주는 모델입니다. 이 차는 새로이 설계된 4.0리터 V8 트윈터보 엔진 기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엔진 최고 출력만 830ps이며, 여기에 3개의 전기모터가 더해져 총 1,050ps를 발휘합니다. 849라는 명칭도 V8의 ‘8’과 실린더 당 부피인 499cc에서 따온 것이죠. 테스타로사(Testarossa)는 1950년대 전설의 레이싱 머신 500 TR의 붉은 색 캠 커버에서 따온 것입니다.
출력은 SF90 스트라달레보다 50ps 더 높지만, 중량은 동일해 출력당 중량비 1.5kg/ps로, 페라리 역사상 최고치를 넘어섰습니다. 최대 토크는 6,500rpm에서 85.8kg∙m에 달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은 2.3초에 불과합니다.
70년대 프로토타입 레이스카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은 새로운 리어 액티브 스포일러 덕분에시속 250km에서 415kg 다운포스를 만들어냅니다. 이 역시 SF90 대비 증가한 수치입니다.
차량 제어 기술은 한 단계 더 진화했습니다. 페라리 최초로 적용된 ‘FIVE’ 시스템, Ferrari Integrated Vehicle Estimator는 차량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예측해서 트랙션과 브레이크 성능을 가장 이상적으로 조율합니다. 여기에 새롭게 설계된 대형 브레이크 시스템이 더해져 보다 정밀하고 일관된 제동력을 제공합니다.
실내는 운전자 중심의 몰입형 구조입니다. 디지털 계기판과 새 HMI, 그리고 동승자를 위한 보조 디스플레이까지 페라리다운 집중감 있는 드라이빙 환경을 갖췄습니다. 페라리는 849 테스타로사를 “브랜드의 본질을 가장 대담한 방식으로 재정의한 모델”이라고 표현하는데, 파워트레인, 공력, 제어 기술, 무게까지 순수 퍼포먼스를 위해 모든 요소가 극한으로 다듬어진 걸 보면 이 표현이 과장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11월 15일부터 23일까지 페라리 반포 전시장에서 프라이빗 뷰 행사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실물을 직접 보고 싶은 분들은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보는 데는 돈이 들지 않으니까요.
11월 14일의 페라리 행사장에는 의외로 사람이 적었습니다. 자동차 업계 행사들이 겹친 탓이었죠. 특히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올라 칼레니우스(Ola Källenius)가 참석한 ‘메르세데스-벤츠 미래 전략 간담회(Mercedes-Benz Future Strategy Conference)’를 개최하고, 2026년부터 한국 시장에 선보일 신차들을 공개했습니다.
올라 칼레니우스 CEO는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마티아스 바이틀(Mathias Vaitl) 대표이사와 함께 이번 행사에 참석해, 디 올-뉴 일렉트릭 GLC (The all-new electric GLC), 디 올-뉴 일렉트릭 CLA (The all-new electric CLA), 콘셉트 AMG GT XX(CONCEPT AMG GT XX), 비전 V(The Vision V) 등 브랜드의 미래 제품 전략을 상징하는 차량 4종을 국내 최초로 공개했습니다.
먼저 디 올 뉴 일렉트릭 GLC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 전용 아키텍처 MB.EA(Mercedes-Benz Electric Architecture)를 최초로 적용한 모델입니다. 새로운 크롬 그릴, 심리스(seamless) MBUX하이퍼스크린, 더욱 넓어진 실내공간 등 디자인과 가치, 다재다능함, 공간 활용 등 다양한 측면에서 중형 세그먼트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합니다.
디 올-뉴 CLA는 메르세데스-벤츠 브랜드 역사상 가장 스마트하고 감성적이며, 효율적이고 유연한 모델입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자체 개발 운영체제인 MB.OS(Mercedes-Benz Operating System)를 최초로 탑재해, 생성형 AI를 통해 차량과 운전자 간의 관계를 혁신적으로 변화시킨다. 또한 모듈형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순수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모델로 선보입니다.
콘셉트 AMG GT XX는 향후 출시될 고성능 AMG 전기 아키텍처(AMG.EA) 기반 4도어 양산형 고성능 스포츠카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합니다. 탁월한 기술력, 최고의 내구성, 초고속 충전, 감성적인 디자인을 갖춘 차량으로, 지난 8월 24시간 동안 5,479km 주행을 포함해 25개의 퍼포먼스 신기록을 달성했습니다. 차량은 3개의 축방향 자속 모터(axial-flux motor) 및 포뮬러 1에서 영감을 받은 고성능 배터리를 탑재해, 고출력과 뛰어난 반복성으로 높은 성능을 보장합니다.
비전 V는 ‘프라이빗 라운지’ 콘셉트와 극대화된 안락함이 중심이 된 쇼퍼 드리븐 리무진 쇼카입니다. 차량은 전례 없는 디지털 경험, 우아한 외관,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편안함을 제공하며, 밴 전기 아키텍처(VAN.EA) 기반의 메르세데스-벤츠의 미래 플래그십 리무진, VLS가 제시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합니다.
한편 올라 칼레니우스 CEO는 하루 전날인 13일, 울 한남동 승지원에서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삼성SDI 최주선 대표이사 사장, 하만인터내셔널 크리스티안 소보트카(Christian Sobottka) 사장 겸 CEO를 만나 미래 모빌리티 분야 협력 확대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습니다. 메르세데스 벤츠와 삼성은 차량용 OLED 디스플레이, 뒷좌석용 태블릿 디바이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오랜 기간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양사는 이번 회동을 통해 이러한 파트너십을 한층 강화하고, 차세대 자동차 개발의 핵심 영역에서 협력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원래 LG 전자와 이 부분의 협력을 진행했는데 파트너의 추가일지 아니면 교체가 될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벤틀리모터스코리아가 컨티넨탈 GT 아주르(Continental GT Azure)와 컨티넨탈 GT(Continental GT)의 국내 고객 인도를 시작했습니다. 두 모델 모두 최고출력 680ps, 최대토크 94.8kg·m를 내는 하이 퍼포먼스 하이브리드(High Performance Hybrid) 파워 유닛을 탑재했습니다. 0→100km/h 가속 시간은 3.7초에 불과합니다. 국내 인증 기준 순수 전기 주행거리 66km, 벤틀리 액티브 섀시, 다양한 드라이브 모드 등 편안함과 퍼포먼스를 동시에 갖춘 것이 특징이죠.
가격은 컨티넨탈 GT 아주르 3억 9,380만 원, 컨티넨탈 GT 3억 3,660만 원부터입니다. 컨티넨탈 GT 아주르는 한국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그랜드 투어러로, 블랙 매트릭스 그릴·22인치 전용 휠·아주르 배지 등 차별화된 디자인을 갖췄습니다. 실내는 3D 하모니 다이아몬드 퀼팅, 오픈 포어 크라운 컷 월넛 베니어, 웰니스 시트 등 럭셔리 편의 사양이 기본 적용되며, GT 모델에는 장인 수작업 스트레이트 플루티드 시트가 들어간다. 벤틀리는 2026년 상반기 플라잉스퍼 아주르, 컨티넨탈 GTC 아주르의 고객 인도도 시작할 예정입니다.
푸조가 차세대 콘셉트카 ‘폴리곤 콘셉트 (POLYGON CONCEPT)’를 공개했습니다. 핵심은 하이퍼스퀘어 조향 시스템과 스티어-바이-와이어 기술로, 기존 스티어링 휠을 재정의해 민첩한 조작과 개인화 경험을 제공한다. 마이크로-LED 기반의 새로운 아이-콕핏은 31인치급 시각 경험을 구현하합니다. 또한 주행 모드에 따라 실내외 조명이 동기화되는 감각적 주행 연출이 특징이다. 디자인부터 조향, UX까지 푸조의 미래 지향적 비전을 집약한 모델입니다.
폴리곤 콘셉트는 3D 프린팅 부품과 재활용 플라스틱·폐타이어 소재를 사용해 친환경성을 높였으며, 대폭 단순화된 구조와 XXL 버터플라이 도어로 경량화와 효율성을 확보했습니다. 휠, 하이퍼스퀘어, 대시보드 등을 몇 분 만에 교체할 수 있는 높은 개인화 가능성도 특징으로, 이 기술들은 2027년 이후 양산차에 적용될 예정입니다.
삼성전자 산하의 세계적 자동차 전장 기업 하만이 차량에서 풍부한 시각적 경험을 제공하는 새로운 프리미엄 디지털 디스플레이인 하만 레디 디스플레이(Harman Ready Display)를 공개했습니다. 이 디스플레이는 HDR10 플러스(HDR10+) 인증을 획득하며 그 기술력을 공인받았습니다.
하만 레디 디스플레이는 다양한 운행 상황과 차량 내 조명 조건, 운전자의 시야각에 적응해 일관된 밝기와 대비, 우수한 색상 정확도를 갖췄습니다. 또한, 이 인증은 주변의 조명에 따라 밝기와 색상을 자동적으로 조절하여 한낮의 햇빛이나 도시의 불빛에서 운전할 때 일관된 시청 경험을 보장하는 HDR10 플러스 ‘어댑티브(Adaptive)’ 기술도 적용했습니다.
이 성과로 하만은 업계 최초의 HDR10 플러스 자동차 인증 디스플레이를 선보이게 되었으며 운전자와 승객은 어떠한 조명 조건에서도 영화 같은 깊이감, 디테일, 일관성을 갖춘 생생한 영상을 즐길 수 있게 됐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