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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휠로그 Oct 03. 2022

마지막을 향하는 동행 폴스타와 볼보

10월의 폴스타 3, 11월의 EX 90

폴스타의 독립 이후, 볼보와 폴스타는 엄연히 다른 브랜드임을 강조하지만, 아직 실질적인 내용의 분리까지 이뤄졌다고 할 순 없습니다. 최초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CMA만 해도 볼보 C40 리차지와 폴스타 2가 공유하고 있으니까요. 2025년 이후로는 두 브랜드가 온전히 다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차를 선보일 예정이지만 아직은 두 브랜드가 ‘닮음’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누릴 시기입니다. 그 마지막 작품이 될 차가 바로 10월 공개 예정인 폴스타의 SUV 폴스타 3, 볼보의 플래그십 전기 SUV인 EX 90입니다. 



세 번째, 두 번째 혹은 첫 번째
폴스타 3


폴스타 3 SUV는 ‘폴스타’라는 이름을 단 차종으로는 3번째입니다. 볼보와 막 분리되려고 할 때의 폴스타 1, 양산 체제로 처음 돌입한 폴스타 2에 이어서입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는 두 번째가 되겠고, SUV로는 첫 번째가 됩니다. 후륜 기반 레이아웃으로도 최초의 양산 모델입니다.  

폴스타는 이미 2026년까지의 출시 차종 계획을 미리 공개해둔 상태입니다. 2024년에는 전용 플랫폼 기반의 플래그십 SUV 인 폴스타 5가 그리고 2026년에는 폴스타 6 쿠페가 예정돼 있습니다. 이는 매 신차종을 깜짝 이벤트처럼 공개하고서 양산은 세월아 네월아 하는 신생 전기차 브랜드와의 확연한 차이점이며, 뉴욕 증시 상장 이후에도 이런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폴스타 3는 ‘시대에 걸맞은 전기 SUV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답하는 차라는 것이 폴스타의 메시지입니다. 현지 시간으로 10월 12일(한국 시간 10월 13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공식 공개 행사를 갖게 됩니다. 아직 뒤태만 슬며시 공개한 상태인데, 눈썰미가 좋은 자동차 마니아들은 대략적인 형태를 알아보셨을 겁니다. 폴스타 2보다 샤프하고 와이드한 느낌의 후미등을 중심으로 볼륨감을 살린 리어 테일게이트가 눈길을 끕니다. 크로스오버에 가까운 애매한 포지션으로도 성공을 거뒀던 폴스타 2의 성과를 생각하면 폴스타 3는 사이즈만큼이나 더 큰 기대를 모을 만합니다. 



신기술의 복합체 플래그십 전기 SUV, 

볼보 EX 90


2010년대 중반 이후 볼보의 글로벌 성장을 이끈 건 SUV 라인업입니다. 특히 한국 시장에서의 점유율 상승은 압도적이었습니다. 신모델 투입 시기도 적절했고 디젤 포기도 빨랐으며, 전동화에 대한 브랜딩도 잘 됐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있었습니다. C40 리차지를 제외하고 BEV 라인업에 대한 양산차 비전이 다소 약했다는 것이죠. 물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 차량 자체만이 아니라 생산과 공급 체인의 탄소 저감 등으로 산업 전체에서의 전동화 가치를 보여주긴 했지만, 볼보 라인업에서 순수 전기차는 XC40 리차지까지 포함해 2대입니다. 직접 경쟁 브랜드 특히 한국 브랜드들이 중형급 이상 차종을 BEV화하는 흐름 속에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죠.


그런 점에서 오는 11월 9일 공개될 EX 90는 상당히 반갑고, 경쟁 제조사들에게는 상당히 위협적인 존재입니다. 특히 국내 시장에 2023년 상반기 중 투입된다면 완전 신차로는 기아의 EV9, 기존 전기 SUV로는 BMW의 iX 등과 경쟁 구도를 이루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역동성 강조하는 폴스타 3

안전에 첨단 더하는 볼보 EX 90


동력 성능은 폴스타 쪽만 살짝 공개됐습니다. 옵션 사양인 퍼포먼스 팩을 기준으로 최고 출력 380kW(516ps), 최대 토크 910Nm(92.7 kg∙m)의 듀얼 모터 시스템을 기반으로 강력한 동력 성능을 발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경우 배터리 용량은 아직 공개 전이지만 90kWh 이상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폴스타 3는, 전기차들이 모터의 특성에 의한 순간 가속에만 강하며 내연 기관 차종들의 축적된 운동 성능 테크놀로지를 따라갈 수 없다는 비판에 정면으로 맞설 생각입니다. 전기 모터를 통한 토크 벡터링 기능을 갖춘 ‘듀얼 클러치’ 시스템 및 어댑티브 듀얼 챔버 에어 서스펜션과(adaptive dual chamber air suspension), 액티브 댐퍼(active damper) 등이 기본 적용됩니다. 이 시스템은 노면을 2/1000초 단위로 스캔하고 이에 따라 댐퍼 압력을 조절 가능합니다. 아무래도 대용량 배터리 팩을 장착한 데다 지상고가 높은만큼 운동성 향상을 위해서는 현가 장치에 대한 고민이 컸을 텐데, 이것이 실제 주행 감각에 어떻게 반영됐을지 궁금합니다. 

토마스 잉엔라트 CEO는 이러한 시스템을 갖춘 폴스타 3에 대해 “편안한 크루즈 모드에서 한 순간에 민첩한 운동성을 발휘하는 차량으로의 변신이 가능한 차”라고 전했습니다.  볼보 쪽은 안전이라는 가치에 첨단화를 더한 것으로 승부를 보려 합니다. 특히 야간 고속 주행 중 120미터 밖의 타이어, 250미터 밖의 보행자와 같은 저반사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라이다(LiDar, 레이저 레이더) 그리고 실내 동작 감지 레이더를 기반으로 차량 내외에서의 종합적인 안전을 지향합니다. 전방 물체에 접근하기 전 최소 7초 이상의 시간을 벌 수 있는데 이것이 치명상으로 연결되는 사고를 예방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짐 로완 CEO는 강조합니다. 

볼보 쪽은 안전이라는 가치에 첨단화를 더한 것으로 승부를 보려 합니다. 특히 야간 고속 주행 중 120미터 밖의 타이어, 250미터 밖의 보행자와 같은 저반사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라이다(LiDar, 레이저 레이더) 그리고 실내 동작 감지 레이더를 기반으로 차량 내외에서의 종합적인 안전을 지향합니다. 전방 물체에 접근하기 전 최소 7초 이상의 시간을 벌 수 있는데 이것이 치명상으로 연결되는 사고를 예방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짐 로완 CEO는 강조합니다.  


특히 EX 90는 실내 레이더 시스템에 기반한 안전 기능을 ‘최초’ 적용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실 레이더 기반 승객 알림 기술은 현대모비스가 2020년에 이미 공개한 바 있는데, 양산 기준으로는 볼보가 최초라는 의미입니다. 게다가 EX 90은 일단 운전자가 차량 내에 노약자나 반려동물을 남겨두고 차량에서 아예 이탈하지 못하게 합니다. 또한 차량 내에 움직임이 감지될 경우 실내 온도 조절 시스템을 통해 저체온증이나 열사병의 위험을 낮출 수도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트렁크에까지 적용됩니다.  

앞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내년 한국 시장에 투입될 전기 SUV들은 신차만 해도 적지 않습니다. 그런 가운데 브랜드의 가치와 호감도를 쌓은 볼보의 EX 90은 임팩트가 클 겁니다. 각기 첨단 안전과 역동성으로 지향하는 바는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볼보와 폴스타가 비슷한 시기에 신차를 내놓는 것은 카니발라이제이션보다도 브랜드 가치 면에서 서로에게, 정확히는 볼보가 폴스타에게 도움이 되는 면이 많을 것이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물론 폴스타는 점점 독자적인 존재감을 확대해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볼보의 후광이 필요하지 않은 순간이 머지않아 올 겁니다. 그 이전의 마지막 동행이 어떤 모습으로 장식될지 기대해볼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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