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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휠로그 Mar 15. 2023

전기차∙배터리 잔칫집에 다녀오다

코엑스 xEV 트렌드 코리아∙인터배터리 2023 

전기차 전시회 ‘xEV 트렌드 코리아’와 배터리 산업전 ‘인터배터리’가 2023년 3월 15일부터 17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진행된다. xEV 트렌드 코리아는 2022년 총 3만 8,000명의 관람객을 동원하며 해가 갈수록 규모를 키워 왔다. 2013년 시작된 인터배터리는 2017년 xEV 트렌드 코리아의 첫 전시 당시 전시관을 함께 쓸 정도로 규모가 작았으나, 전기차 배터리를 위시한 한국 2차전지 제조사이 세계 경제 주역으로 부상함에 따라 함께 규모가 커졌다. 이번 전시에서는 xEV 트렌드가 코엑스의 C 홀을, 인터배터리가 A, B, D 홀을 사용한다.



가속화되는 완성차 전동화, 전후방 산업 성장세 반영


xEV 트렌드 코리아 2023은 국내 자동차 시장의 전동화 전환 속도가 빨라짐에 따른 가속도를 보여준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시장에서 전동화 리더 포지션을 노릴 정도로 성장하며 현대차와 연계된 기업들도 홍보전에 열을 올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현대는 앞선 전동화 기술이 바꾸는 라이프스타일, 기아는 자사 주력 전기차인 EV6 라인업 및 니로 플러스 그리고 향후 기아가 주력할 PBV 개념을 소개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현대는 아이오닉 브랜드 전용 멤버십 특화서비스인 ‘아이오닉 디 유니크(IONIQ The Unique)’를 소개하는 공간을 마련해 편리한 전기차 충전 솔루션 및 차별화된 라이프스타일 케어 서비스 제공 등의 혜택을 확인할 수 있게 했고, 기아는 미래 PBV 모습을 담은 영상과 레고로 만든 PBV 모형을 전시해 PBV 개념의 이해를 돕고 장점을 소개했다. 



특히 정부가 전동화 전환을 앞당기기 위해 집중 지원, 육성할 것으로 알려진 고속 충전 시스템을 비롯해 이슈가 되고 있는 충전 시 화재 등 안전과 관련되는 기술 제품들이 눈에 띈다. 


대영채비의 100kW, 180kW, 350kW에 해당하는 초급속 충전 시스템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게 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충전 중 화재다. EVAR는 삼성전자 사내벤처 C-Lab 출신으로 네이버, 현대, 롯데 등의 대기업으로부터 투자를 연이어 받으며 성장한 스타트업으로 움직이는 충전용 로봇을 처음으로 선보인 기업이다. 이번 전시에서 화재 감지, 과열 감지 기능을 갖춘 스마트 충전 시스템을 선보였다. 



충전 시스템도 배터리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부품들을 필요로 한다. 코일링, 반도체, 파워 등 다양한 영역의 부품기업들이 부스를 차렸다. 일반 관람객들의 발길이 붐비진 않았으나 B2B 타입의 커뮤니케이션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모습이었다. 


중국 기업 Megmeet 사의 충전 시스템 모듈



초격차 외치는 한국 배터리 기업들, 

디스플레이 꼴 나지 않아야


인터배터리 전시는 잔칫집이었다. 비록 양적으로 세계 최다를 점하고 있는 것은 중국의 CATL이나 그 뒤를 차지하는 한국 기업들의 파이를 합친다면 양적인 면에서도 아주 밀리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리튬 수급선이 다양화하고 가격이 하향화하면서 실적이 좋아진 기업들의 주가도 전반적인 상승세다. 



삼성 SDI는 ‘차별화된 SUPER GAP’을 표방하는 기술력을 선보였다. 특히 PRiMX(프라이맥스) 브랜드로 나아가는 BoT(Battery of Things, 사물 배터리) 애플리케이션 라인업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또한 독자 조성의 고체 전해질 소재와 리튬 음극재로 수명을 개선한 무음극 기술(Anode-less)을 갖춘 전고체 배터리 등 미래 배터리 산업을 리딩할 수 있는 기술력을 미디어와 일반에 공개했다. 또한 자사 배터리가 들어간 BMW의 7세대 7시리즈 전기차 i7과 볼보 FM 일렉트릭을 전시했다. 



바로 ‘옆집’인 LG에너지솔루션은 자동차 공룡, 전기차 신성과의 협업을 과시했다. 국내에서 보기 어려운 포드의 머스탱 마하-E와 루시드의 에어 그랜드 투어링을 전시하고 자사의 고성능 배터리 제원에 대해 강조했다. 마하-E에는 70kWh와 91kWh 배터리가 장착되며 198kW에서 358kW 범위의 최고 출력을 발휘하는 고성능 전기차다. 루시드 에어의 경우는 112kWh의 배터리가 장착되며 최고 597kW(800ps)의 최고 출력을 발휘한다.



포스코퓨처엠으로 사명 변경을 추진하고 있는 포스코케미칼 역시 분위기가 좋다. 글로벌 전기차용 음극재 시장의 주도 소재는 흑연이다. 포스코케미칼은 제철공정에서 부산물로 발생하는 콜타르를 가공하여 만든 침상코크스를 원료로 인조흑연을 제조하며, 자회사인 포스코MC머티리얼즈로부터 안정적으로 원료를 수급하는 것이 가능하다. 포스코케미칼은 이러한 밸류체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12월 미국 GM과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합작사인 얼티엄셀즈(Ultium Cells)와 약 9393억원 규모로 인조흑연 음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공급 기간은 2023년부터 2028년까지 총 6년에 달한다.



이렇듯 인터배터리는 현재 한국 2차전지 기업의 화려한 면모를 드러내는 전시다. 다만 결국 원료와 관련된 제조업들은, 자원보유국, 제조에 필요한 인력 단가가 저렴한 국가의 부상이 리스크다. 단적으로 삼성과 LG 모두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이런 경우를 당한 바 있다. 한국의 디스플레이 산업은 가격으로 밀고 들어오는 중국산을 당해낼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의 전기차와 2차전지 산업은 강력한 시너지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가장 잘 나갈 때 위기는 목을 노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의 이 잔칫집 분위기가 비교적 꽤 오래 지속되길 바라지만 포스가 영원히 한국과 함께 하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이를 토대로 다른 성장 산업을 찾아야 하는 과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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