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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녕 Nov 12. 2022

비건 칠리


백만 년 만이지요? 4학기는 농땡이 부릴 시간 없이 매일매일 과제와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요리 시간 자체가 사치가 되는 때가 많아요. 제 수면시간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이라 생각해주세요. 덕분에 안 먹던 컵라면을 점심으로 싸가는 날도 있답니다. 옆에서 국물을 따라 버리는 저를 보고 필리핀 친구가 어리둥절해서 보더라고요, "너 무슨 짓을 하는 게냐?" 

"응, 오래 살려고."


오늘은 캐나다 현충일입니다. 국가 공휴일이고요, 덕분에 학교를 가지 않아도 됩니다. 무스그를 요리해볼까 하다가 정말 웬만하면 만들지 않는 칠리를 해봤어요. 고기가 들어간 칠리맛을 들여서 차마 비건은 맛있다는 생각이 안 들더라고요. 작년 친구의 집에 놀러 갔다가, 칠리를 한 끼 얻어먹었는데요, 처음으로 비건 칠리가 맛있구나 싶어 레시피를 어제 얻어 만들어봤어요. 


무척 쉽습니다. 적어볼게요, 레시피.


재료

2 tbsps 식용유

1 중간 크기 양파

마늘 원하시는 만큼

1/2 tspn 소금

2 tbsps 고운 고춧가루

2 tspns 큐민 가루

1 tspn 파프리카 가루

2 장 월계수 잎

2 캔 토마토

1 캔 검정콩

1 캔 피토 핀즈

1 캔 강낭콩

2 컵 물

1 캔 옥수수

장식용 고수잎

타바스코 소스


양파를 원하시는 크기로 써시고 높이가 좀 되는 냄비에 기름을 두르고 볶으시다가, 반투명 해지면, 모든 캔과 적혀있는 향신료들을 다 때려 부으세요. 한 번 끓이면 끝입니다. 너무 쉬워서 놀라셨지요? ㅋㅋㅋ


간은 소금으로 하시고요, 드실 때 저처럼 타바스코 소스나 사워크림, 고수잎을 얹어 드시면 돼요. 물론, 제 칠리 밑에는 밥이 깔려있습니다. 콘브레드를 만들어 페어링 할 수도 있지만, 전 밥과 곁들였습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칠리에는 사워크림을 과히 넘치게 부어야 합니다. 옥수수는 식감 때문에 넣었는데요, 톡톡 씹히는 것이 재밌네요. 


오늘 저녁은 마카로니를 삶아, 밥 대신 칠리와 먹을 예정입니다. 칠리의 단점이지요, 양이 사악합니다. 그럴 땐 친구 찬스! 이미 한 양재기 주고 온 길입니다. 남은 칠리는 소분해서 냉동을 해서 앞으로 도시락으로 싸가야 할 듯싶네요. 


이제 남은 7개월, 졸업 후에는 여유롭게 요리하고 요리하고 요리하고 요리하고 요리할 수 있겠지요? 시간이... 안 가요... 


Cover Photo by Luis Vidal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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