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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da kim Jan 26. 2022

자극적인 드라마+지적이고 웃긴 팟캐스트+짜릿한 에세이

재미있는 콘텐츠로 가득했던 한 주 

#주간다다 43번째 - 2020년 9월 첫째주의 드라마, 팟캐스트, 에세이


1. 드라마

넷플릭스 시리즈 <데드 투 미> 시즌 1을 보고 있다. 몰입도 높은 작품이 그리웠는데 상반기에 시청을 중단한 이 시리즈가 먼저 떠올랐다(왜 중단했는지는 의문이지만. 매일 뭔가를 보고 있는데 왜 재밌는 걸 보고싶다는 욕구가 사그러들지 않는지도 의문이다.). 

주인공 젠은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남편을 사별한 후 찾아간 치유 모임에서 주디라는 여성을 만난다. 주디도 젠과 같이 소중한 사람을 잃은 아픔을 가지고 있다. 그 여파로 전 파트너 스티브를 떠난 주디. 그런데 4화에서 주디는 스티브와 재결합하여 그의 집으로 돌아가려 한다. 스티브는 자신만만한 눈빛으로 주디에게 코를 부비며 말한다. “우리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어.” 타임머신도 없는데 어떻게 비극이 일어나기 전으로 돌아가겠는가? 아무 일도 안 일어난 척할 수는 없다. 게다가 돌아갈 대상은 연인의 아픔을 외면하는, 연인에게 접근 금지 명령을 청구하는 남자다. 그런데도 주디가 돌아가려 하는 이유는 뭘까? ‘돌아감’이라는 강력한 관성은 대체 어디에서 오는 걸까 궁금해졌다. 목적지가 수상하고, 심지어는 위험해 보이는데도.


2. 팟캐스트

러닝타임이 무려 2시간을 넘는 <아메리카노2020>의 공화당 전당대회 편은 놀랍게도 하나도 지루하지 않다. 진행자 송인근 뉴스페퍼민트 편집장이 열성 트럼프 지지자 ‘송마가(MAGA)’로 롤플레잉하여 파트너 유혜영 교수와 한 판 붙는다. '마가 씨'는 유 교수에게 “트럼프가 잘했는데 뉴욕타임즈 가짜뉴스 때문에 욕을 먹는거다”라느니, “뉴욕대학교(유혜영 교수의 직장) 공산주의 물을 빼라”느니 하는 주옥같은 명언(?)을 남기고 퇴장했다.

놀라웠던 사실은 미국 우익집단도 한국과 똑같은 레토릭을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바로 진보 진영을 ‘극단적인 좌파(Radical left)’ 프레임을 씌운다는 것이었는데, ‘극단적’을 ‘종북’으로 바꾸면 딱 K-레토릭이 되어버리지 않는가? 낡은 프레임이 현대 정치의 원산지인 제1세계에서도 유효하다는 사실이 씁쓸했다. 


3. 에세이

작가 배윤민정의 브런치 연재 에세이 <아내라는 이상한 존재>를 읽었다. 최근에 읽은 모든 텍스트 중 단연 재미있었다. 내용을 감안하면 재미있다고 표현하기가 불경스럽지만 ‘재미있다’는 언제나 내 최상의 칭찬이다.

‘가부장제의 부역자’가 되기도 하고, 남편을 못난 사람처럼 보이게 만드는 ‘아내’라는 존재를, 더이상 아내가 아닌 작가가 뼈속까지 솔직한 언어로 파헤친다. 좋은 글을 읽으면 내 것이 못나보임과 동시에 글을 너무 쓰고 싶어진다. 지금 내 상태가 딱 그렇다. 배윤민정의 글을 읽었기 때문이다.

* 반가운 소식 업데이트: <아내라는 이상한 존재> 는 2021년 10월 출간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작가의 브런치에서 에피소드 일부와 작가 노트를 읽을 수 있다.



2020년 8월 31일부터 9월 6일까지

1. 책
    <탄제린> 완독
    <마음을 썼다 내가 좋아졌다> 읽는 중.

2. 드라마
    <데드 투 미> 시즌 1
    다시 시작! 5화 정도까지 봤는데, 뭔가 확신에 찬 사람의 말투는 듣는 사람을 끌어들이는 걸까? 왜 주디는 자신을 접근 금지 신청까지 한 전 남편에게로 돌아가려는 걸까. 살을 맞붙이는 게 그렇게 좋을까? 그 강력한 관성의 정체는 뭘까 생각해보게 된다.

3. 팟캐스트
    <아메리카노2020> 공화당전당대회 편
    <시스터후드> 황효진 작가 <나만의 콘텐츠 만드는 법> 인터뷰 편



#주간다다

매주 본 컨텐츠 중 가장 인상적인 작품을 기록합니다. 인스타그램(@spaceandtime_)에서 2019년 여름부터 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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