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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븜진 Jul 02. 2024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것은 휴식이 아니다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면서

죄의식을 갖지 않는 것이 휴식이다.


어디에 있든, 얼마의 시간이든,

어떤 방식으로든 마음 놓고 쉬는 것.


나 자신에게 온전히 휴식을 허할 때,

진정한 쉼에 다다를 수 있다.


화가들에게 있어 수영은 특별한 존재였다.


시대와 사조를 불문하고 숱한 화가들이

수영을 즐겼고 뛰어난 수영 실력을 지니고 있었다.


수영을 주제로 그림을 그렸고,

수영에 관한 글을 썼으며,

수영복을 만들거나 수영장을 짓기도 했다.


그들은 수영에서 예술적 영감을 얻었고,

수영함으로써 창작의 고통을 이겨냈다.


수영하며 내면의 불안을 해소했고,

수영으로 풍요로운 생활을 영위했다.


수영은 그들을 포근하게 품어주는 안식이었고,

대체 불가한 최고의 휴식이 었다.

수영을 통해 그들은 쉴 수 있었다.


휴식은 겨를이 있을 때마다 하는 것이다.

그때그때 틈틈이.

휴식을 위한 완전무결한 상황은 없다.

의심할 나위 없이 순수한 휴식은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멈출 수 있을 때 멈추고,

앉을 수 있을 때 앉고,

기댈 수 있을 때 기대는 것.

그것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휴식은 전제 조건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지금 쉬면 될 뿐이다.


사는 게 벅차고 힘들어

나 자신을 잃기 쉬울 때가 있다.

그러나 삶이 아무리 비루해도

내가 나를 방치하거나 등한시하면 안 된다.

세상이 나를 외면해도 나마저 나를 무시하면 곤란하다.


모든 게 부질없어 보여도

나만은 나를 믿고 응원해야 한다.

아무도 편들어주지 않아도 나는 내 편이 되어야 한다.

누구도 구해주지 않아도 나는 나를 구해야 한다.


미약한 인간이 온전하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살피고 보듬고 돌보는 수밖에 없다.

우리는 제 인생의 보호자다.

어떻게든 자신을 지켜야 할 책임이 있다.


휴식을 취하고 있으면 많은 것들이 살아나는 느낌이다.


새로운 에너지,

생산적인 생각,

창의적인 아이디어,

긍정적인 마음이 내 안에서 꿈틀댄다.


그러고 보면 휴식 시간만큼

인생을 낭비하지 않는 시간도 없다.


폭풍이 몰아쳐도,

해일이 밀려와도,

아무리 큰 파도가 쳐도 수평선은 고정되어 있음을.

모든 흔들림은 수평선 아래에 있음을.


그럴 때 삶은 하나의 풍경화가 된다.



화가이자 작가인 우지현 님의 그림 에세이 《풍덩! 완전한 휴식 속으로》는 수영을 좋아해서 알게된 책이다.


수영인이라면 당연히 읽고 우리가 물에서 느꼈던 행복감을 마른 땅과 종이 위에서 느꼈으면,

물을 무서워하는 사람도 꼭 읽어서 물의 다른 면모를 만날 기회를 가졌으면 싶다.


그냥 책을 펼치면 ‘휴식’이 시작된다.


휴식은 전제조건이 필요하지 않다고,

죄의식 없이,

지금,

쉬라는 저자의 단호하지만 따뜻한 말이 참 좋다.


글도 그림도 너무 좋은 그림에세이

《풍덩! 완전한 휴식 속으로》

독서일:24.04.07.~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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