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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ew Nov 25. 2015

#2 커피학 애론

CHEW |Chew something over



이른아침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한잔과 크루아상은

'도레미파솔라시도'의 '도레'정도에 해당하는 행사다.

ⓒ여행중에도 크루아상과 커피로 시작


커피맛을 몰라도 카페 죽순이는 가능했던 할 일 많은 대학생 시절엔 상록수 엔제리너스의 단골이었다. 학교도서관은 지나치게 조용하기는커녕 너무 시끄러워 뛰쳐나올 수밖에 없었고, 역과집사이의카페에서학업에정진하는도서관처럼활용하는대학생'카페브러리족'에 속했나보다.

해서, 당시 매니저와도 안면이 생길 정도였으나 외식업의 현실답게 1여 년을 출근하며 새로 오는 알바는 내가 더 먼저 알아볼 정도였다. 공부 3시간 간행물 구독 3시간 음악 찾기 1시간의 일정을 완수하면 카페나 나나 할 만큼 했다 싶어 일어났다.


알랭 드 보통은'공항에서 일주일을: 히드로다이어리'에서말한다.

"우리들의 창의성은 샤이 애니멀 Shy animal 즉, 부끄러운 동물과 같아서 평소엔 잘 나오지 않지만 낯선 곳에 있으면 호기심에 모습을 드러낸다"

한편, 다시 방문한 카페는 첫 방문과는 다른 느낌, 바뀐 사람들과 분위기를 느끼고 순간 낯설다고 느껴진다. 그러다가, 나름대로의 카페의 상황을 정돈해가는 사고법이 생겼다.

이를테면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남자는 페이퍼 혹은 책을 곁들이면 그 카페를 좀 더 있어 보이게 했다. (+추리닝을 입고 에스프레소 잔을 잡으니 귀엽더라)

반대로 모카 초코를 사랑하는 세상의 연하남들은 달콤함에 후룩 마시고 남은 얼음에 징징대더라



라테를 즐겨 먹는 소녀들은 아메리카노 먹긴 뭔가 카페까지 온 게 아까워서 어쭙잖게 시켜본 건데 무슨 맛이지 싶은 표정. 마키아또나 프라푸치노는 카페에서만 먹을 수 있는 메뉴인 편이니 대부분 만족한 모습이다.

드립 커피를 시키는 것은 조금 안타까운데, 드립 커피는 본인이 직접 원두를 갈아 내려마셔야 제맛이다. 아티장, 스페셜티는 뭐 예외.

카페 죽순 이를 지내고 터득한 메뉴는 카푸치노. 음료를 많이 마시지 못하는 탓 + 나름의 기교를 부리는 맛이 있으니 말이다.

겨울은 말할것도없고 여름에도 아이스카푸치노 같은데 카푸치노거품은 짙은 스쿠로스타일이 좋다. 투샷을 뽑아 정성스레 스팀한 밀도가 단단한 핫밀크를 '텁흐'하게 부어야한다.

그다음에 보통은 시나몬가루를 뿌리곤 하지만, 시간이 된다면 설탕을 카푸치노 표면에 솔솔 뿌리고 30 초정도 두면, 달고 나처럼 표면이 굳어지면서 한입 베어 마시는 순간 시크한 카푸치노의 질감과 달콤한 거품맛. 이내 밀려드는 쌉싸름함을 맛 보는거다.

이모든 과정의 기쁨은 오전 11시쯤이 가장 탁월한 시간이다.

카푸치노스쿠로(Cappuccino Scuro) 우유 거품이 잘고 고울수록, 풍성한 것이 특징. 우유의 양이 적어 첫맛이 강하고 짙은 카푸치노에 속한다. 카푸치노치아로(Cappuccino Chiaro)는우유거품의부드러움이극치인데, 우유양이많고고소한맛을내는가벼운카푸치노다.

물론 너무너무 더운 날엔 아메리카노를 찾는데, 아메리카노는 내가 커피를 마신다는 인식을 주기엔 조금 약해 헤이즐넛 시럽이나 카라멜 시럽을 더한다. 이것도 더워서 쓰러질 때나 쓰는 스킬. 

'캅푸쵸' 사랑은 계속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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