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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잇다 itdaa Oct 06. 2024

건축설계 진로, 조급해 하지 마세요.


건축을 전공하고 있는 건축학도입니다. 멘토님께 제 진로에 관해 여쭙고 싶어 글을 씁니다. 저는 제가 건축 설계를 계속해야 할지, 혹은 다른 분야로 진로를 변경하는 게 좋을지 의견을 여쭙고 싶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3학년이 되기 전까지 건축이란 분야를 생각한 적 없었으나, 건축 업계에 계시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건축학과에 진학했습니다. 초반엔 흥미를 가지고 건축을 공부했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제대로 된 건축을 설계하려고 하니까 매번 제가 낸 결과물은 크리틱에서 뽑히지 못했습니다.


나름대로 궁리를 하고, 시간을 투자해 만들어 낸 제 건축이 평가되지 못하고 좋지 않은 결과만이 쌓여가자 제 의지는 꺾이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향후 진로에 관한 고민 때문에 2학년까지 마치고 현재는 군대에 와있는 상태입니다. 


요약하자면 제 역량 부족으로 설계에 대한 의지가 꺾였고 앞으로 진로를 바꿔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잠깐의 성장통에 시야가 흐려져 혹여나 큰 실수를 하지 않을까 싶어 멘토님께 여쭤봐요. 바쁘시겠지만 의견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군대에 계시며 미래에 대한 고민으로 힘드시겠군요. 건축설계를 하시면 종종 겪는 고통이긴 합니다. 저 또한 그러했습니다. 두 가지를 말씀드려야 할듯합니다.


방황의 이유 - 첫 번째

스스로에 대한 파악과 건축설계라는 학문에 대한 파악 두 가지 모두 어렵기 때문입니다. 멘티님은 건축에 관해 얼마나 탐험하셨다고 생각하시나요? 겨우 시작하는 단계입니다. 게임으로 치면 태초 마을에 계신 거죠.


조금 더 냉정하게 바라본다면, 실력이 실력이 아닌데 이 가운데 꼭 본인의 작업물이 인정을 받아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이것은 건축설계라는 학문의 특징하고도 연결되는데요. 건축설계는 디자인이라고는 하지만 타 디자인과는 너무도 다릅니다. 법과 질서 안전과 규칙을 가장 우선 또는 절대적으로 지켜야 하는 것이기에 그런 것들이 숙달되지 않은 상태에서 디자인인들 전부 무용지물입니다.


음악이나 체육, 언어나 수학 등 타 학문에서는 천재적인 재능이 시작점부터 번뜩이며 빛을 발하는 사람이 존재한다면, 건축설계는 꾸준함과 노력으로 빛을 발하는 학문입니다. 그렇기에 인내하고 본인의 실수와 실패를 교훈 삼아 수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완성되어가는 학문입니다. 이런 부분을 인지하시고 조급함을 버리고 마음속으로 본인이 부족해서라기보다는 이제 배우는 단계이며 건축설계라는 것이 천천히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것을 생각해 주세요.



방황의 이유- 두 번째

건축은 이 시대에 그렇게 각광받지 않는 직업입니다. AI다 로봇이다 세상의 흐름은 급격하게 변하고 기술의 발전은 끊임없이 발전하지만, 건축 학문은 앞에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정해진 공간에 사람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발전의 최후단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렇기에 젊은 분들의 시야에서 벗어나기 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꼭 필요한 직업입니다. 꾸준하기는 하나 영광과는 좀 더 벗어나 있고 특히 대한민국은 나라의 역사적인 환경 때문에 건축 설계보다는 시공이 더욱 많은 힘(돈)이 되는 곳이지요. 


미래도 분명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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