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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회사원H Sep 27. 2022

외노자에게 언어 능력의 중요성이란.

"비즈니스 레벨"의 함정에 빠지지 말 것. 



해외에서 화이트칼라 외노자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외국어를 잘 해야 할까? 채용 조건에는 보통 "비즈니스 레벨 이상"이라고 쓰여 있다. 사실일까? 정말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비즈니스 레벨" 정도 구사할 줄 알면 그 나라에서 그 나라 언어로 일을 하며 버텨낼 수 있을까? 


정답은 아니오. 엄밀히 말하면, 기업에서 요구하는 "비즈니스 레벨"과 구직자가 생각하는 "비즈니스 레벨"이 다르다. 구직자, 특히 특정 외국어를 공용어로 하는 나라에서 거주해본 적이 없지만 국내에서 공부하여 특정 언어의 고급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 그리고 거주해본 적이 있지만 이미 언어습득력이 떨어진 대학 시절만 유학을 했거나 워킹 홀리데이로 쉬운 말만 쓰며 6개월~1년 체류해본 경험이 전부인 사람. 이들은 어느 정도는 자유롭게 회화가 가능하니 자신들이 소위 "비즈니스 레벨"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착각에 불과하다. 내가 보기에 "비즈니스 레벨"이란 "네이티브 레벨"과 별반 차이가 없다. 


차이가 있다고 한다면 어휘력의 범위 정도일까. 특정 언어의 어휘 총량을 100이라고 치고, 대충 실제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어휘가 20, 회사 생활에서 쓰이는 어휘가 20이라고 하자. 겹치는 어휘도 있겠지만 대충 합쳐서 40이라고 가정해보자. (아무리 원어민이라 하더라도 개인이 파악하고 있는 모국어의 어휘량은 교육 수준과 지능 수준에 따라 50-80 정도? 예전에 어디서 봤는데 기억 안남.) 그러면 기업에서 원하는 "비즈니스 레벨" 이상이라 함은, 이 40의 어휘에 대해서 네이티브 레벨로 구사하는 수준을 뜻한다. 어휘력은 네이티브에 비해 떨어지더라도 언어 구사력은 네이티브와 별반 다르지 않은 사람을 원한다는 거다. 아, 물론 오해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뭐 어디 뒷골목에서 한량 인생 하는 원어민 수준으로 구사하면 된다는 뜻은 아니다. 여기서 비교 대상이 되어야 할 원어민은 구직자가 지원할 회사에 지원할 만한 원어민들. 실질적인 경쟁대상인 원어민을 말한다. 


그러려면 해당 국가에서 해당 언어로 모든 볼일을 아무런 불편 없이 처리할 수 있고, 불합리한 상황에서 해당 언어로 싸우고 따질 줄도 알아야 한다. 그 정도 레벨이 되지 않는다면 운 좋게 면접을 통과하더라도 회사 생활에 지쳐 타지 생활을 버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외노자에게 있어 외국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치 않다. 외국어 실력 그 자체로 밥줄이다. 아무리 전문지식이 있고 스킬셋이 좋은 사람이어도, 외국어로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한다면 회사가 판단하기에 가치가 없는 사람이 되어 버린다.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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