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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인웨이 Jan 22. 2024

크롬에서 '쿠키'가 사라진다

[1월 4주차]#쿠키 #크롬 #구글


안녕하세요. 서진욱 기자입니다.


이번 뉴스레터에는 '쿠키'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먹는 쿠키가 아니라 웹브라우저를 이용할 때 생성되는 쿠키입니다.�


최근 구글은 서드파티 쿠키 지원 중단에 나섰는데요. 한참 전부터 예견된 일인데도 온라인 광고 업계가 큰 혼란에 빠졌습니다. 서드파티 쿠키가 뭐고, 구글이 왜 폐지에 나섰는지 그리고 온라인 광고 시장에 어떤 영향이 예상되는지를 하나하나 정리합니다.


�미리보기

쿠키, 서드파티 쿠키란?

개인정보 침해 논란 확산… 사파리·파이어폭스는 이미 폐지

구글의 대안 제시, '프라이버시 샌드박스'

후폭풍에 떠는 온라인광고 업계… 성과·단가 하락 불가피

구글 '광고 지배력' 더 커지나




구글이 웹브라우저 크롬의 '제3자(서드파티) 쿠키' 수집 차단에 돌입했습니다. 크롬의 '쿠키 리스' 시대가 열리는 겁니다. 구글은 지난 4일부터 일부 크롬 사용자에게 사이트 활동 추적을 제한하는 기능을 제공하기 시작했는데요. 전면적인 서드파티 쿠키 차단에 앞서 전 세계 이용자 중 1%를 대상으로 시범 테스트를 진행합니다. 또 구글은 2024년 하반기 중 서드파티 쿠키를 단계적으로 폐지한다는 방침을 재차 밝혔습니다.


쿠키, 서드파티 쿠키란?


쿠키는 사이트 접속 시 생성되는 데이터를 말하는데요. 사용자의 검색 기록, 사이트 방문 내역 등 활동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쿠키는 크게 퍼스트파티 쿠키와 서드파티 쿠키로 구분됩니다. 퍼스트파티 쿠키는 사용자가 방문한 사이트에서 직접 생성하고, 서드파티 쿠키는 사이트 소유자가 아닌 제3자, 즉 외부 기업들이 수집합니다. 제3자에는 해당 사이트에 광고를 집행한 애드테크 기업들이 주로 포함됩니다.


국내 최대 패션몰 무신사 사이트를 예로 들면 퍼스트파티 쿠키는 무신사가, 서드파티 쿠키는 구글, 네이버, 카카오, 크레테오. 360yield, 3lift, adnxs 등에서 수집하고 있습니다. 무신사 홈페이지에서 쿠키를 수집하는 루트는 40개에 달합니다. 난 무신사 사이트에 접속했을 뿐인데, 이곳에서 어떤 활동을 하는지 수십개 기업이 지켜보는 겁니다. 사이트 단위로 루트를 나누기 때문에 수집 기업 수는 40개보다 적긴 하죠.



개인정보 침해 논란 확산… 사파리·파이어폭스는 이미 폐지


그동안 서드파티 쿠키가 과도하게 사용자 정보를 수집해 개인정보 침해를 일으킨다는 지적이 이어졌는데요. 실제로 서드파티 쿠키를 통해 쇼핑몰 장바구니 리스트까지 수집해 맞춤형 광고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서드파티 쿠키에 몇몇 정보를 추가하면 사용자 특정이 가능하다는 문제도 존재하죠.


전 세계적으로 개인정보 침해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주요 국가들이 규제에 나서면서 웹브라우저 기업들은 서드파티 쿠키 폐지를 단행했습니다. 애플은 2020년 웹브라우저 사파리의 서드파티 쿠키를 차단했습니다. 2021년에는 iOS 14.5.1 업데이트를 통해 사용자 정보 수집을 크게 제한하는 '앱 추적 투명성'(ATT, App Tracking Transparency) 정책도 시행했죠. 파이어폭스 개발사 모질라 역시 이미 서드파티 쿠키를 중단한 상태입니다.


구글은 이들보다 한참 뒤늦게 서드파티 쿠키 폐지에 나섰습니다. 서드파티 쿠키 지원 중단을 선언한 건 2019년인데요. 여러 번 일정을 미루다가 올해 들어 실질적인 폐지 절차에 돌입했습니다. 이번에는 연기 없이 정말로 폐지를 단행할 것 같은데요. 지난해 12월 블로그 공지를 통해 연내 서드파티 쿠키 폐지를 공식화했습니다. 4년이나 일정을 미뤘고, 경쟁사들의 폐지가 이뤄진 점을 고려하면 더 미룰 명분이 없죠.



구글의 대안 제시, '프라이버시 샌드박스'


구글은 서드파티 쿠키의 대안으로 '프라이버시 샌드박스'라는 광고 솔루션을 내놨습니다. "서드파티 쿠키 대신 우리 서비스를 쓰면 된다"는 거죠. 프라이버시 샌드박스 개발과 고도화를 위해 광고업계 반발을 핑계 삼아 폐지 일정을 미룬 게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프라이버시 샌드박스에는 다양한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가 존재하는데요. 맞춤형 광고를 지원하는 '토픽(Topics) API'가 대표 기능입니다.


토픽 API는 사용자의 지난 3주간 사이트 방문 기록을 바탕으로 약 350개 주제 중 어떤 주제에 관심이 높은지 파악합니다. 가령 축구, 야구 등 스포츠 사이트를 자주 방문한 사용자라면 '스포츠'를 관심 주제로 기록하겠죠. 사용자가 토픽 API를 적용한 사이트에 방문하면 크롬은 관심 주제 3개를 사이트와 광고 파트너사들과 공유합니다. 사이트와 파트너사들은 전달받은 관심 주제를 활용해 광고를 집행하는 구조죠.


구글은 토픽 API를 통해 파악한 주제 정보를 3주 동안만 보관한 뒤 삭제한다고 밝혔는데요. 관심 주제 파악은 구글이나 외부 서버 등 관여 없이 사용자 기기에서 이뤄집니다. 관심 주제 확인 및 삭제, 토픽 비활성 기능을 사용자에게 제공합니다. 구글은 토픽 API를 활용하면 사이트에서 맞춤형 광고 집행을 위한 사용자 정보를 수집할 필요가 없고, 서드파티 쿠키와 달리 방문 사이트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다고 설명합니다.



후폭풍에 떠는 온라인광고 업계… 성과·단가 하락 불가피


온라인 광고 업계는 구글의 서드파티 쿠키 중단에 상당한 혼란에 빠졌습니다. 서드파티 쿠키 기반 맞춤형 광고 기술과 서비스를 더는 활용할 수 없어서죠. 구글의 쿠키 정책 변화는 갑자기 서드파티 쿠키를 불법 행위로 규정한 법 조항이 생긴 것과 같습니다. 세계 브라우저 시장 점유율이 65%(스탯카운터, 2023년 12월 기준)에 달하는 크롬의 서드파티 쿠키 중단은 사파리, 파이어폭스 등과 비교하기 어려운 후폭풍을 가져올 전망입니다.


서드파티 쿠키가 사라지면 애드테크 기업은 지금보다 훨씬 더 적은 사용자 정보를 확보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이트가 직접 수집하는 퍼스트파티 쿠키의 중요성과 의존도는 크게 올라가겠죠. 관심 주제만 제공하는 구글의 토픽 API는 애드테크 기업의 사용자 정보 니즈(Needs)를 충족시키기 어렵습니다. 결국 애드테크 기업에 사용자 정보 부족은 맞춤형 광고 성과를 떨어뜨리고, 광고단가 하락으로 이어질 테니 비상사태로 받아들이는 게 당연합니다.


2019년 구글이 서드파티 쿠키 효과를 측정하기 위한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서드파티 쿠키를 막자 광고 매출이 평균 52%나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2년 11월 애드테크 기업 크리테오는 토픽 API보다 서드파티 쿠키가 사용자 타켓팅에 5배 더 효과적이라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죠. 토픽 API의 사용자 타켓팅 성과가 서드파티 쿠키의 20%에 불과하다는 얘기입니다.



구글 '광고 지배력' 더 커지나


서드파티 쿠키 폐지로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구글의 지배력이 더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구글은 이미 검색, 유튜브, 안드로이드 등을 통해 막대한 퍼스트파티 쿠키를 확보해 서드파티 쿠키 폐지로 인한 영향이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이죠. 구글의 막강한 플랫폼 파워를 새삼 느끼게 합니다.


또 구글은 토픽 API를 중심으로 크롬 광고 시장의 영향력을 더 확대할 수도 있습니다. 사이트와 애드테크 기업들에 토픽 API가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이죠. 서드파티 쿠키 폐지로 애드테크 기업들의 서비스가 아닌 구글 광고 상품을 집행하려는 광고주가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개인정보 침해 문제에서 시작된 서드파티 쿠키 논란이 구글의 광고 지배력 강화로 이어진다면 과연 바람직한 결과일까요? 물론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2021년 초 구글과 프라이버스 샌드박스 출시와 관련한 협약을 맺었던 영국 경쟁시장청(CMA)은 서드파티 쿠키 폐지에 따른 광고 시장의 경쟁 제한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구글의 광고 지배력이 워낙 막강하기 때문에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도 서드파티 쿠키 폐지 여파를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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