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조언
"안녕. 나는 여배우이자 사회활동가이며 미식가면서 친구야."
IMDB에 나온 영국 배우 젬마 챈 (Gemma Chan)의 한 줄짜리 자기소개다.
너를 다른 사람과 구분시키는 강점은 뭐지?
네가 특별히 잘하고 좋아하는 건 뭔데?
두 가지 질문이 섭렵된, 간결하지만 강력한 자기표현이다.
영국 태생으로 옥스퍼드 법대를 졸업한 그녀는 배우로서 'Humans', 'Crazy Rich Asians', 마동석이 나온 영화 'Eternals' 등에 출연했다. 인권, 특히 영국 주류사회에서 배제되는 아시안들의 인권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인종차별에 강한 반대 목소리를 내는 사회 활동가다.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즐기며 그를 아는 많은 이들의 친구가 되어주려 한다.
모든 것이 잘 될 것임을 알고 생각의 주인이 되어야 함을 깨달았다면 이제 세 번째, 간결하지만 강력한 자기소개를 통해 너 자신을 정의 내려 보는 건 어떨까?
네가 쌓아온 지식과 경험을 넓고 길게 펴 바르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그 위에 앞으로 겪게 될 훨씬 더 깊고 치열한 온갖 배움들을 쌓아 올리면 된다. 재미나고 색다른 것들을 편견 없이 품어 담을 수 있도록 네 그릇, 안목과 사고를 개방할 때다. 특화된 너 자신을 전략화시키기 위한 다음 핵심 질문은 이것이다.
키워드는 무엇인가?
키워드는 단 한 마디로 너를 너답게 만드는 메시지다. 네가 가장 너다워질 때는 위험하고 어려운 도전에 직면했을 때다. 아직 너다움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거든 네가 가장 두려워하는 상황에 너를 던져보면 된다. 준비 없이 말이 통하지 않는 낯선 나라로 훌쩍 한 달 동안 여행을 떠나거나 생판 모르는 사람들에게 500불짜리 호텔 멤버십 카드를 한 달 동안 팔아보는 것이다. 네가 얼마 후 1년 넘게 하게 될 호스피스 자원봉사도 훌륭한 도전이다.
키워드란 네 민낯이 가감 없이 노출되었을 때 꺼내 쓰는 너의 비밀 병기다. 온갖 쪽팔림과 비아냥, 불만, 모욕, 비난, 조롱, 포기, 무력함, 자존심이 형편없이 구겨짐을 감당하면서 결국엔 견디고 일어서 나아가게 해주는 네 속의 숨은 힘이다. 목이 타버리기 직전 꺼내먹는 얼음 조각처럼 사막의 모래 바람에 얼굴이 터져도 혼자서 슬그머니 싱긋 웃을 수 있는 여유를 갖게 해주는 슈퍼 파워다. 그것이 너를 너답게 만드는 태도의 숨은 그림자다.
중국 작가 옌롄커는 중국 내 판금도서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에서 '단순함이 복잡함을 지배하는 법'이라고 썼다. 머릿속의 모든 복잡한 문제가 단순하지만 거칠게 잔 가지를 치고 난 뒤엔 비로소 민낯과 마주하게 되는 법이다. 지금 내가 쥐고 있는 키워드, 이 비밀 무기를 자유자재로 쓸 수 있기까지 서른세 살의 너는 멀고 거친 길을 돌아와야 할 것이다. 그래도 괜찮다. 시작점을 만드는 것이 지금 네가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