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농가주택 고치기 | 침대 만들기
느리지만 나태하지 않고, 단순하지만 단조롭지 않고, 조용하지만 적막하지 않고, 재미있지만 시끄럽지 않고, 철학적이지만 어렵지 않은 삶을 위한 공간 만들기
(2015.7.29-8.1 침대 만들기)
바닥 장판까지 모두 깔아놓고, 다인실에 들어갈 침대를 짜는 작업을 시작했다. 침대는 남자 다인실(가족실), 여자 다인실에 각 4개씩 총 8개를 만들어야 했다. J는 어떻게 하면 최대한 편한 동선으로 편하게 잘 수 있는 침대를 만들 수 있을까 몇 날 며칠을 고민했다. 인터넷으로 많이 찾아보기도 하고, 관련된 자료는 최대한 많이 찾아보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고민하기를 며칠... 드디어 침대 작업에 들어갔다.
침대를 짤 구조목과 상판으로 쓸 집성목을 주문했고, J는 천천히 그러나 망설임 없이 계산해 놓은 대로 구조목을 자르고 조립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집의 천고가 높지 않아서 2층 침대를 짜는 데에 머리를 많이 써야 했고, 1층과 2층에 놓을 매트리스 크기가 달라서 침대틀을 짜는 게 여간 쉬운 일은 아니었다.
여자 4인실에 2층 침대 만들기.
자다가 굴러 떨어지면 곤란하니 난간도 달아주었다. 조립 완성 후, 열심히 청소기를 밀고, 1층 침대에는 이케아에서 사 온 갈빗살을 쫙 깔아주었다. 2층 침대에는 삼나무 집성목을 상판으로 올려주었다. 그리고 2층 침대 위로 올라가 보았다. 사실 천정이 너무 낮아 2층 침대가 불편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나름 아늑하니 분위기가 꽤 좋았다. 4명이서 함께 묵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을 정도의 공간이 나왔고, 각 자리마다 또 다른 느낌들이 느껴져서 신기했다. 창가 바로 앞의 자리는 널찍하면서도 햇볕이 잘 들어 상쾌한 기분이고, 문 바로 앞의 1층 자리는 2층 치매가 위에 막혀있어 안정적인 느낌이, 2층 침대는 천정과 가까워 아늑한 느낌이, 그리고 가장 안쪽의 자리는 약간 구석지면서도 앞부분이 트여있어 답답하지 않은 느낌이었다.
남자 4인실 침대 작업.
가운데에 2층으로 올라가는 널찍한 계단을 두고, 양 옆으로 2층 침대가 나란히 놓인 구조이다. 특히 이 창고는 모양이 이상해 처음부터 골치를 앓았는데, 침대를 짤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마지막으로 했던 계산대로 하던 중에 생각했던 만큼 공간이 나오지 않아, 침대 조립을 하면서 수정을 해야 했다.
위의 사진 같은 구조가 나왔는데, 나중에 묵어가시는 손님들이 말하길 계단이 참 편하다고들 한다. (특히 아이 손님들이 참 좋아한다.) 다행이다. 그리고 사실 왼쪽 편의 2층 침대는 천정이 낮아 앉아있으면 고개를 푹 숙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하지만 매트리스는 꽤 넓은 편이라 편하다. 그리고 나중에 갈빗살 아래 천을 대주어 침대의 삐걱거리는 소리를 없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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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남서쪽 조용한 마을 모슬포에 '민박 맨도롱또똣'